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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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 월간원예
  • 승인 2011.11.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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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이 지면 우린 더 외로워지겠지?”
“그래, 그럴거야. 그래도 다음에 만날 수 있잖아….”

“약속해, 잊지 않고 있겠다고.”
“그래 , 다시 널 찾겠다고 약속할게.”

약속한다고 말하였다.
널 잊지 않고 다시 찾겠다고.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영원한 것도 없다고 말했을 때도,
고개를 흔들며 말하였다.

“아니야, 변하지 않을 거야. 나는 영원할거야.”

잠시,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단풍나무 부메랑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하였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는가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했기에
이토록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나
꽃은 시들고 해마저 지는데
저문 바닷가에 홀로 어둠 밝히는 그대
그대와 나 그대와 나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열지니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열지니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안치환 노래

아직 여기까진 점령하지 못하였다,
겨울이.
고흥반도 끄트머리 거금도(巨金島) 오천해변에
물매화가 오롯이 피었다.
해변에 딩구는 몽돌이 파도가 밀려올 때면 ‘자갈자갈’대는 소리로
꽃들을 깨웠다.


아, 여기 있었구나.
너, 진퍼리잔대.
뭍에서 바다건너 뭍으로 건너와
거금도(巨金島)까지.
어딜 가나 코발트색, 용담.

붉은 입술 삐쭉 내민 산다화(山茶花)
모감모감 떨어져
나무에서
땅위에서,
그대 가슴 속에서
三景(삼경)으로 피었구나

아직 영글고 있는데
기름나물 잎은 떨어지고
나물 잎에 덮여서
나물 잎으로 태어나고

생명으로부터
멀리멀리 왔다가
단풍들어 사라지고,
담쟁이 이름으로
남아있고.

아쉬움에 찾아가는 발길로,
겨울은 더 깊어지겠지.

약속한다고 말하였다.
널 잊지 않고 다시 찾겠다고.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영원한 것도 없다고 말했을 때도,

고개를 흔들며 말하였다.

“아니야, 변하지 않을 거야. 나는 영원할거야.”

하여,
그렇게 새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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