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조화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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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조화 “남이섬”
  • 월간원예
  • 승인 2012.02.0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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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위에서 즐거운 가족들의 만찬이 한창이다. ‘겨울연가’ 촬영 이후 섬의 상징이 된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인다. 내 옆에서 나란히 걷는 타조에 깜짝 놀라는 이곳은 ‘남이섬’이다. 남이섬의 창립주인 민병도 대표는 “섬 숲에 새가 많았으면 좋겠다. 개발을 하지 말고 꽃과 나무를 잘 가꿔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오늘 하루, 난 생태섬 ‘나미나라공화국’의 국민이 됐다.

자연과 함께 뒹구는 ‘남이섬’
반달 모양의 섬, 그것은 민병도 대표의 마음을 용케도 빼앗았다. 1965년 민병도 대표는 한국은행 총재직을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남이섬을 사들였다.
남이섬은 본디 육지였다고 한다. 이후 청평댐이 완공되면서 섬이 됐다. 민 대표는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 잣나무, 전나무, 백자작나무, 능수벗나무 등을 심었다. 또 잔디밭을 가꾸고 골프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곧 자연을 유희적 용도로 꾸민 것을 뉘우치고, 숲을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줄 결심을 했다. 3년후 민 대표는 경기도 수원시 서울농대 수목원에서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고 한다. 그가 심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현재 462810여 ㎡(14만평) 섬을 가득 채우고 남이섬의 ‘얼굴마담’이 됐다. 이 외 남이섬에는 천연기념물 ‘미선나무’와 ‘백진달래’ 등 120여종의 수목류와 1만6천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특히 청솔모, 공작, 타조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크낙새까지 맘껏 뛰놀고 있다.
민병도 대표는 세상을 등지기 전 남이섬을 찾아 “섬 숲에 새가 많았으면 좋겠다. 개발을 하지 말고 꽃과 나무를 잘 가꿔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주)남이섬 강우현 사장은 이 말을 가슴 깊숙이 묻고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특히 꽃, 나무, 잔디 등 모든 자연에 화학적 방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 아이도 안심하고 잔디에서 뒹구는 유일한 곳이 ‘남이섬’이다.

남이섬에서 ‘쓰레기’는 ‘창작재료’이다
 쓰레기는 자연을 병들게 한다. 남이섬에서는 쓰레기가 ‘창작재료’로 변신을 한다.
“쓰레기장 뒤져 쓸 것을 찾아 다시 만드니, 쓰레기는 쓸애기가 되고 술병은 꽃병이 되고 잡초는 화초가 됐습니다. 그랬더니 남이섬이 확 바뀌었습니다.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쓰레기라고 보이는 것에 상상을 입혀 쓸애기로 만들면 됩니다.”
(주)남이섬 강우현 사장은 남이섬에 자연 그대로의 상상공화국을 짓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소줏병들을 녹이고 비틀었다. 곧 소줏병은 남이섬 화장실 벽에 ‘타일’이 되고, ‘꽃병’이 됐다. 또 내친김에 소줏병으로 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정원의 명칭은 ‘이슬정원’이다. 새벽 ‘이슬’을 생각했다면 큰 오해. 참이슬 병으로 만들었기에 ‘이슬’정원이라고 한다. 이 외 설화수병이 열려 있는 ‘설화수병 나무’ 또한 인기다.
남이섬에는 은행잎이 소복이 깔린 은행나무길이 있다. 이 은행나무길의 은행잎은 모두 송파구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송파구청이 은행잎을 치우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4천만원에 육박한다. 이에 200t 남짓한 은행잎을 무료로 가져와 남이섬 은행나무길에 카펫마냥 깔았다. (주)남이섬은 송파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은행나무길을 ‘송파은행낙엽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처럼 강우현 사장이 남이섬에 동화되고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등 색다른 디자인을 펼친 후 2001년 첫 해 29만명을 시작으로 요즘은 연간 20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한다.

지금’이 좋은 남이섬
사실 남이섬을 취재하러 가기 전, 눈이 내려 쌓이기만을 고대했다. 눈이 내린 아름다운 설경을 포착하고 싶었다. 하지만 남이섬 취재 당일까지도 눈은커녕 비만 조금 내렸다.
하지만 (주)남이섬 환경센터 관광조경연구소 임용섭 소장님의 안내에 따라 남이섬을 둘러보고는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남이섬은 바로 오늘, ‘지금’이 제일 좋다.
“사계절 관광지로 만든다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내내
고민하지 말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춥든 덥든, ‘남이섬은 지금이 좋다’는 것을 팔기로 했습니다. 남이섬에 언제 가면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 바로 오늘이라고 대답하면 의아해 합니다. 하지만 손님들의 기분이 좋으면 무엇이든 다 좋아 보이는 법입니다.”
강우현 사장은 ‘남이섬은 기분을 판다’고 말한다. 이에 손님들이 기상청 예보를 듣고 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분’을 즐기기 위해 남이섬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눈이 내려 쌓이지 않아도 남이섬은 늘 ‘지금’이 좋다. ‘철수♥영희, 다녀감’으로 좋은 기분들을 남기고 오자.  
문의:031-58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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