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과 비즈니스 대상으로 발전한 홍콩의 옥상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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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과 비즈니스 대상으로 발전한 홍콩의 옥상텃밭
  • 월간원예
  • 승인 2019.08.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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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허북구 겸임교수

 

홍콩(香港)은 중국 광저우(廣州)로부터 약 140㎞ 떨어져 있으며, 6000년 전부터 인류가 거주했던 곳이다. 지명은 샹장(香江), 샹하이(香海)로 불리다가 명나라 때 향나무를 중계 운송한데서 지금의 샹강(香港)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홍콩은 샹강의 광둥어(廣東語) 발음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과거 중국 광둥성에 속했으나 아편전쟁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97년에 주권을 회복해 중국의 특별행정구가 되었다. 
홍콩의 4대 산업은 금융, 관광, 무역 및 물류, 전문적인 서비스업이며, 특히 금융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불릴 만큼 발달되어 있다. 도심은 지구상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으며, 고층빌딩군으로 되어 있는 자본의 도시이다. 반면, 이 자본의 도시와는 다른 이미지의 농업과 원예가 고층빌딩 옥상을 거점으로 해서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그 배경과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텃밭이 조성되어 있는 홍콩대학 옥상
텃밭이 조성되어 있는 홍콩대학 옥상

 

빌딩숲에 갑자기 생겨난 옥상의 텃밭
홍콩의 도심지역은 평방킬로미터(㎢) 당 인구가 55000명이 넘는다. 가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높은 인구밀도이다. 인구밀도가 이렇게 높다는 것은 도심이 고층 빌딩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뜻하며, 농지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홍콩 도심 지역의 고층빌딩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숲과 식물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농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텃밭을 가꾸기도 어렵다. 이들이 식물을 만나고, 텃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가까이 있는 빌딩의 옥상이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도심지역에서 건물 옥상은 도심에서 어떻게든 자연과 접촉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 분출의 대상이 되었다. 활기찬 거리의 상공에서 식물을 보고, 재배하는 여유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옥상은 텃밭을 가꾸면서 행복감을 생산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인식되었고, 옥상텃밭이 생겨나게 되었다.  
홍콩은 도심뿐만 아니라 교외에 있는 시골의 농지도 700ha에 불과하고, 농업이 경제 생산량에 차지하는 비중은 0.1% 정도이다. 특히 채소의 자급률은 2% 내외이고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처는 대부분이 중국인데, 중국산 식품에서 농약 오염 등이 자주 나타났기 때문에 홍콩 시민들은 식품 안전에 대한 의식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홍콩 시민들은 안전한 채소를 스스로 가꿔 먹기 위한 차원에서 옥상텃밭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 문화 속에서 혁신과 주민간의 의사소통의 벽을 허무는데에도 옥상텃밭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홍콩에서 개설된 옥상텃밭은 60개 이상이 되며, 약 15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홍콩에서 텃밭에서 재배하는 작목은 허브, 조미 채소 등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수확기간이 짧은 것 위주로 되어 있다.
홍콩에서 텃밭에서 재배하는 작목은 허브, 조미 채소 등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수확기간이 짧은 것 위주로 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의 장
동양의 번영과 경제의 정점을 상징하는 홍콩사람 5명 중 1명은 빈곤층이다. 물가가 비싼 홍콩에서 자유로운 활동에 의해 신선한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옥상텃밭은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옥상텃밭은 채소 등을 생산하는 목적의 장소 뿐만 아니라 자연과 접하고, 일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장소, 지역 주민들끼리 함께 농업을 즐기고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기능을 한다. 이렇게 수요가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기업의 홍보차원에서 옥상텃밭 개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홍콩 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Bank of America Tower)의 옥상이다. 지상 146m(38층)에 있는 이 옥상의 쓰지 않는 헬기장이 텃밭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옥상텃밭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서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수확한 채소는 음식 푸드 뱅크에 기부되어 빈곤층에 배포하는 도시락메뉴에 쓰인다. 
홍콩 Tuen Mun에 있는 YKK 빌딩 옥상텃밭(약 836㎡)도 한 사례이다. 이 텃밭은 빌딩 관리회사가 살풍경한 사무실 공간에 녹색을 제공, 입주 기업의 회사원들이 식물을 가꾸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8년에 개설했다. 개설 목적에는 텃밭활동으로 인한 환경 의식의 전환을 통해 입주 기업에서 매월 10t 이상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여 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텃발을 개설한 후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옥상에서 식물을 관리하면서 한가로이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및 관공서에서도 옥상텃밭 개설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홍콩대학 옥상텃밭이다. 홍콩대학에서는 캠퍼스에 유기농법을 도입함으로써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옥상텃밭을 매개로 사람과 식물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탄소발자국의 최소화,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옥상의 잠재적 가치 탐구에 앞장서고 있다. 

홍콩대학 옥상텃밭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전남공무원도시농업연구회원들
홍콩대학 옥상텃밭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전남공무원도시농업연구회원들

 

사업 아이템이 된 옥상텃밭
홍콩의 초고층 옥상에 텃밭이 속속 늘어나는 데는 텃밭의 필요성과 함께 텃밭의 개설과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10여 개의 관련업체 중 운경일족(雲耕一族, Rooftop Republic)이라는 옥상텃밭 전문업체는 2014년에 설립되어 옥상텃밭 디자인 및 설치, 옥상텃밭의 운영 관리, 도시농업 관련 워크숍 및 이벤트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옥상 텃밭이 있는 부동산 관련뿐만 아니라 식음료 제조 기업이나 학교 등에서 의뢰를 받아 홍콩의 옥상 공간에 다수의 채소밭을 개설하고 있다. 개설한 옥상텃밭은 현지의 요리사 및 레스토랑업체, 학교의 과학 및 생물수업, 푸드 뱅크와의 연결을 해주고 있다. 
Time to Grow Urban Farming(TTG)은 홍콩의 도시농업 전문 업체로 맞춤식 농장 설치 서비스 및 교육 워크숍을 통해 도시의 미사용 공간에 채소 등을 가꿀 수 있도록 하는 업체이다. HK Farm은 농부, 예술가, 디자이너가 2012년에 공동 설립한 도시농업 회사로 옥상텃밭 설치, 워크숍, 생산물의 유통 및 예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옥상 텃밭에서 생산되는 작물도 사업 아이템이 된다. 도심 가운데의 빌딩 옥상에 설치된 텃밭은 수확 후 곧바로 도심의 소비지로 배달되고, 도시의 요리사가 곧바로 농장을 방문하여 신선하고 필요한 재료를 선택하고, 옥상텃밭이 있는 빌딩의 레스토랑에서 수확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홍콩에서 옥상텃밭은 이렇게 개인과 기업의 사회가치 실현에서부터 비즈니스 대상으로까지 확대 발전하고 있다.  


<참고자료>
http://www.rooftoprepublic.com), www.cityfarm.hk,   http://hkfarm.org, https://rooftopfarmhku.wordpress.com, https://whub.io/startups/time-to-grow-urban-farming, www.leisurefarm.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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