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플을 이용한 배나무 고접방법
상태바
스테이플을 이용한 배나무 고접방법
  • 월간원예
  • 승인 2019.12.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 감 등 과수의 번식을 위한 접목은 목적, 시기, 방식에 따라 깎기접, 눈접, 복접, 피하접 등 17종류의 접목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각각의 접목법은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필요에 따라 접목방식을 조금씩 응용해가면서 접목을 실시한다.
배 재배에 있어 고접(높이접)은 신품종 갱신, 수분수 및 결과지 확보 등을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다. 우리나라 배 재배품종은 2018년 현재 신고가 86.4%로 향후 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고접 등을 이용해 최근 육성된 유망품종으로 갱신하여 품종을 다양화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오래된 배 과수원의 노목에서는 과실이 열리는 결과지, 즉 측지가 부족하여 단위면적당 안정적 수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품질의 배 생산을 위한 젊은 결과지로의 측지갱신을 위한 목적으로도 고접을 활용할 수 있다.

 

1. 기존 고접의 문제점
배 과수원에서 고접은 신품종 갱신이나 수분수 및 결과지 확보 등을 위해 실시한다고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고접방법은 대목과 접수의 형성층을 일치시킨 다음, 비닐을 이용하여 대목과 접수를 밀착·고정시키기 위해 굵은 대목(주지 등)에 몇 번이고 반복하여 감아주기 때문에 접목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다 한다. 그리고 배 과수원에 고접을 실시함에 있어 배나무가 오래되어 수령이 높아지면 수피가 두꺼워 봄철이 깎기접의 접목적기임에도 불구하고 대목의 형성층이 잘 드러나지 않아 접목활착률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배 재배농가에서는 고접을 실시할 경우, 부득이 하게 접목을 잘하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실정이다.

 

목공용 끌(대목조제용)
스테이플
도포제
오목펀치

 

2. 스테이플 고접을 위한 도구
스테이플 고접을 실시하기 위한 주요 도구(준비물)로는 목공용 끌(대목조제용), 스테이플(대목과 접수의 밀착·고정 용도), 도포제(조제 가능), 오목펀치 등이 사용된다. 그 밖에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이므로 대목과 접수를 조제하기 위한 전정가위, 접도, 칼(대목의 거친 껍질 제거용), 망치(타격용으로 소형) 등이 필요하다.
① 목공용 끌
목공용 끌(chisel, 대목조제용)은 (그림 1)의 ①과 같이 대목을 조제하기 위한 도구로서 접목하려는 접수의 굵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목공용 끌날의 폭은 약 16㎜ 전후가 알맞으며, 끌날의 각도는 23° 전후의 목공용 끌을 준비한다.
② 스테이플
고접에 이용되는 스테이플(grafting staple, 대목과 접수의 밀착·고정용)은 현재 제품으로 생산되지 않아 불편하지만, (그림 1)의 ②와 같이 제작하여 고접에 사용한다. 본 시험에서 제작하여 사용한 고접용 스테이플은 백색 케이블 타이(cable tie)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시중에 판매되는 케이블타이의 규격은 길이 370㎜, 폭 7.6㎜, 두께 2.0㎜을 사용하였는데(표 1), 접목하려는 접수의 굵기를 고려하여 길이 3.5∼4.0㎝로 절단하고 양쪽 끝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작은 못을 (그림 1)의 ②와 같이 결합시켜 제작하였다.
③ 접목 도포제
접목 도포제(grafting paste)는 대목의 접목한 부위와 접수의 위쪽 절단면에 도포제를 발라줌으로써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대목과 접수의 상처 부위로부터 수분증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였다. 본 시험에서 접목 도포제는 수목유합제(樹木癒合劑, tree wound)를 주재료로 사용하였는데, 수목유합제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너무 묽어 황토분말과 무명실로 짠 거즈(gauze)를 넣고 혼합하면서 점착성(粘着性)을 조절하여 잘 발라질 수 있게 하였다(그림 1의 ③). 접목 도포제의 혼합비율은 수목유합제 2통(473g/1통×2통=946g)에 점토분말 150∼200g과 거즈 100g(가위로 가로, 세로가 3.0㎝ 길이로 잘라 믹서기로 마쇄한 후 사용)을 함께 넣고 잘 혼합하여 도포제의 점도를 조절한 후 장갑을 낀 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④ 오목펀치
대목과 접수를 스테이플로 밀착·고정시키기 위하여 스테이플 양쪽에 부착된 못을 타격하여 박을 때 잡아주는 오목형 펀치로 드라이버 끝을 절단한 뒤, 오목형 펀치로 (그림 1)의 ④의 왼쪽 사진과 같이 가공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3. 접수의 채취·보관 및 접목시기
가. 접수의 채취·보관
접목을 실시하기 위한 배나무 접수의 채취 시기는 휴면기인 1월 하순∼2월 중순 겨울전정시에 채취하여 온도가 0∼3℃로 유지되는 저온저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접목시기에 꺼내 사용한다. 그리고 많은 양의 접수를 채취하여 보관할 때는 일정량의 접수를 다발로 묶고 수분증발을 방지하기 위해 통 비닐에 넣어 저장해두었다가 사용하면 편리하다. 그런데 채취한 접수에 습기가 너무 많으면 눈이나 가지가 부패되기 쉬우므로 한나절 정도 실내에 두었다가 물기가 마른 후에 저장하는 것이 좋다. 배나무 접목에 알맞은 가지 길이는 120㎝ 이상 충실하게 자란 1년생 가지를 사용하는데, 기부의 직경은 10㎜ 전후가 알맞다. 
나. 접목시기
낙엽과수의 접목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봄철의 대표적인 깎기접(절접)에 있어서는 나무의 수액이 이동하기 시작하고 눈이 발아하기 시작하는 3월 상순∼4월 중순에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배나무 접목시기는 접수가 잘 보관되어 있을 경우, 접목적기 이후에 접목해도 활착이 가능하나 접목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신초 생육은 떨어지게 된다.
 


4. 스테이플 고접의 순서 및 방법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순서는 아래 (그림 2)와 같이 ① 대목 조제, ② 접수 조제, ③ 접수 삽입 후, 접목 스테이플로 밀착·고정, ④ 접목 도포제 바르기의 순으로 실시한다.
① 대목 조제 : 대목 조제는 (그림 2)의 ①과 같이 접목하고자 하는 대목 부위의 거친 껍질을 낚시용 칼 등으로 편평하게 깎아낸다. 그리고 대목조제용 목공 끌을 가지고 대목의 수피, 체관, 형성층 및 목질부의 일부가 포함되도록 위에서 아래로 향하여 2.5㎝ 전후를 깎아 내린다. 이때 대목조제용 목공 끌의 방향은 (그림 1)의 ②에 표시된 뒷면이 대목의 안쪽을 향하도록 절삭하는 것이 대목과 접수의 형성층이 잘 맞닿을 수 있다. 
② 접수 조제 : 접수는 (그림 2)의 ②와 같이 1년생 가지 2마디(2눈)를 사용하였는데, 접수 조제는 (그림 2)의 ②에 있는 왼쪽 사진과 같이 접수의 아래쪽 절삭면 길이가 2.0㎝ 전후가 되도록 한다. 그리고 뒷면은 (그림 2)의 ②에 있는 오른쪽 사진과 같이 목질부가 약간만 나오도록 깎아준다.
③ 접수 삽입 후, 접목 스테이플로 밀착·고정 : (그림 2)의 ③과 같이 접수가 대목의 절삭면의 안쪽을 향하도록 삽입한 후, 조제한 접수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접목용 스테이플에 결합된 못을 대목에 박아주어 접수를 밀착·고정시킨다. 
④ 접목 도포제 바르기 : (그림 2)의 ④와 같이 접목 도포제를 적당한 크기의 붓을 이용하여 대목과 접수의 상처 부위 및 접수의 위쪽 절단면에 충분히 발라주어 비가와도 빗물이 스며들지 않으며, 대목과 접수의 상처부위에서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대목 조제
접수 조제
(좌 절삭면, 우 뒷면)
접수 삽입 후, 접목스테이플로
밀착·고정
접목 도포제 바르기

 

5.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시험 결과
스테이플을 이용한 배 고접 기술 개발을 위해 2018년 3월 중순 이후부터 6월 상순까지 중간대목인 감천배에 접수 품종으로 그린시스와 슈퍼골드를 고접한 결과, 활착률은 그린시스 93.5%, 슈퍼골드 90.1%로 매우 높았다(표 2).
접수 품종별 고접 위치 및 시기별 신초 생육상황을 보면, 감천배 중간대목에 그린시스는 주지 기부의 고접이 측지 고접보다 신초장, 엽수 및 신초 직경이 양호하였으나, 슈퍼골드는 그린시스와 반대로 신초장, 엽수, 신초직경이 측지, 주지 기부 순으로 접목시기가 늦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표 3). 
배나무 고접방법에 따른 접목활착률은 스테이플 접목이 타카 접목보다 높았으며, 관행(복접) 접목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표 4). 
특히 고접방법에 따른 접목 소요시간을 비교한 결과, 스테이플 접목은 관행 접목보다 시간당 약 2.8배, 타카 접목보다 2.0배 이상의 접목소요시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6. 맺는말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은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해결해보기 위해 새로 고안한 배 등의 과수에 있어서 노력절감 고접법이라 할 수 있겠다. 과수의 고접을 실시함에 있어 쉽고 빠른 방식을 위해 목공용 끌로 대목의 형성층이 잘 드러나도록 절삭하였으며, 절삭된 대목 부위에 알맞도록 접수를 조제하였다. 
또한 과수의 일반적인 접목 방식에서 비닐의 역할인 대목과 접수의 밀착·고정을 접목용 스테이플로 대신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대목과 접수가 맞닿는 부위 및 접수의 위쪽 절단면에도 접목 도포제를 발라주어 상처 부위로부터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비가 오더라도 접목 부위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접목방식이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금후에도 스테이플 고접기술의 확대 보급을 위해서는 접목전용 스테이플의 제품화, 접목 스테이플의 밀착·고정이 가능한 자동화 스테이플러(auto-stapler) 개발, 스테이플을 이용한 고접시기의 확대 등과 같이 아직 해결할 과제가 일부 남아있다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