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계절에 흠뻑 빠져보자 허브천문공원
상태바
깊어가는 계절에 흠뻑 빠져보자 허브천문공원
  • 월간원예
  • 승인 2012.12.03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허브천문공원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밤이면 쏟아지는 별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고 계절마다 산뜻한 향을 풍기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꽃이 별처럼 화려하게 피어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허브천국
2006년 문을 연 허브천문공원은 인근 주민 뿐 아니라 허브와 별을 사랑하는 누구나 찾아와 향기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배수지 상단에 공원을 조성하고 인근에 캠핑장을 마련하면서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자생식물과 약용식물, 외래종까지 모두 181종의 식물이 자태를 뽐낸다. 여기에 자리 잡은 허브들은 봄과 가을에 가장 화려하지만 겨울에도 온실 속에서 푸름을 잃지 않는다.


허브천문공원의 장점은 상품으로서의 허브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허브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창가에 놓아두던 자그마한 화분 속 허브가 사실은 키가 크고 줄기도 굵다는 사실은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식물을 더 잘 이해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로즈마리는 원래 노지 식물이기 때문에 통풍과 풍부한 햇빛이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머리가 맑아지게 하는 식물’이라는 점에만 초점을 맞춰 침실 머리맡에만 방치한다면 식물에게는 악조건을 선사하게 되는 것이다.


허브천문공원은 각 허브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색의 정원, 감촉의 정원, 향기의 정원, 차의 정원, 맛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허브천문공원과 여타 공원과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잔디를 밟지 못하게 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마음껏 잔디밭에 들어서고 잎을 만지고 향을 맡을 수 있다.


색의 정원에서는 체리세이지, 포트메리골드 등 화려한 색깔의 식물을 만날 수 있고 감촉의 정원에서는 애플민트, 램즈이어, 스피아민트 등 독특한 느낌을 주는 허브가 기다리고 있다. 향기의 정원에는 로즈마리와 레몬버베나처럼 감미롭고 상큼한 향을 경험할 수 있으며 차의 정원에서는 실버타임, 와일드스트로베리 등 차로 이용되는 허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맛의 정원에는 월계수, 아티초크 같은 식용허브가 식재되어 있다.


이외에도 공원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로마워킹 코스다. 이 공원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강동구청 김배식 주무관은 아로마워킹 코스를 두고 “자랑하고 싶은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원이 조성될 때부터 애정을 특히 많이 쏟아왔다는 이 코스는 10여년을 키운 레몬버베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손으로 잎을 만져 향을 맡아보면 상큼하고 달콤한 레몬향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이 코스를 방문객들이 스스로 걸어 들어오게 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했다. 잔디는 밟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화단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엄마와 어린 아기가 화단을 거니는 모습을 본 김 주무관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스며들었다.

 

식물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곳
김 주무관은 허브 향을 맡을 때 식물에게 “예쁘다”는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물도 감정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허브천문공원에서는 사소한 행동에서도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게 한다.
유리온실인 견본원에 들어서면 천장을 뒤덮은 재스민 넝쿨에 반하게 된다. 특히 하얀 꽃이 피어나는 봄이면 그 향기와 화려함에 취하게 된다. 온실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서는 간단한 티타임을 즐길 수도 있다.


해가 저물면 공원 바닥에서는 282개의 LED조명이 별자리로 빛나기 시작한다. 올해 9월에는 작은 천문대가 준공식을 열면서 이 공원은 드디어 명실상부한 허브천문공원으로 진화했다. 지난 추석에는 ‘달과 별 관측체험’ 행사를 열어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가족과 연인 등 남녀노소 400여 명이 찾아와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6월에는 오감만족허브축제, 9월에는 ‘별의 별 축제’가 열리는 등 연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며 내년부터는 별 관측 프로그램이 상시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공원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강동그린웨이 가족 캠핑장이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57개 동의 가족캠핑장과 오토캠핑장이 있고 간단한 야영장비는 대여가 가능해 장비가 없더라도 부담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다가올 겨울은 별자리를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허브천문공원에서 허브향으로 심신을 가다듬고 별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시간을 즐겨보자.
취재 / 조병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