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얼굴, 얼음딸기로 농가 경쟁력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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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얼굴, 얼음딸기로 농가 경쟁력 살리다
  • 국정우 기자
  • 승인 2020.01.30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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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 김현주 대표

충북 제천은 해발 368m에 위치한 중산간 고랭지 지역으로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적합하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경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한 딸기를 생산하기로 유명한데, 그것이 바로 제천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거듭난 얼음 딸기다. 평생 농업에 몸 담으셨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귀농을 결심한 김현주 대표. 그를 사로잡은 얼음딸기의 매력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얼음딸기는 제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로서 제천하늘뜨레 품목의 하나로 지정되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충북 제천은 해발 368m에 위치한 중산간 고랭지 지역으로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적합하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경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한 딸기를 생산하기로 유명한데, 그것이 바로 제천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거듭난 얼음 딸기다. 평생 농업에 몸 담으셨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귀농을 결심한 김현주 대표. 그를 사로잡은 얼음딸기의 매력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삼익쌀상회. 김현주 대표의 아버지가 논농사를 지으며 운영했던 곳의 간판이었다. 그 이름을 물려받아 자신의 농장도 삼익농장으로 지은 김현주 대표의 원래 직업은 체육 교사였다.
“아버지는 논농사만 지으셨는데 밭으로 개간하길 원하셨어요. 평생 흙만 밟다 돌아가셨는데도 옆에서 저는 구경만 했던지라 사실 농사는 처음 해본 거나 다름없었죠. 밭으로 갈고 첫해에 고추 농사를 지었어요. 고추를 따다 어깨를 다쳤는데 그 해 고추 파동이 나서 한 근에 1200원을 받는 바람에 몇천 근을 파는데도 수술 값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고가치 특용작물을 찾다가 시작한 게 바로 얼음딸기입니다.”

 

수막으로 관리되는 하우스 내부 온도는 10도 안팎을 유지한다.
수막으로 관리되는 하우스 내부 온도는 10도 안팎을 유지한다.

제천에 상표등록 되어 이제는 지역의 대표농산물로 거듭난 얼음딸기는 그 유래 또한 남달랐다.
“1978년에 제천 농업기술센터에서 딸기 재배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하우스도 대나무를 엮어 지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천은 겨울에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등 장대추위가 지속하다 보니 수막이 다 얼어버린 거죠. 기술센터 직원분이 걱정되어 농가에 전화를 돌리고 전화를 받은 농가 주인도 수막이랑 딸기 걱정에 하우스를 앞뒤로 뛰어다니니 얼음이 우르르하고 떨어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딸기 재배에 성공하면 내가 이걸 얼음딸기라고 불러야지 하셨다는 거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런 선두 농가들 덕에 딸기가 잘 되어서 농가 수도 많아지고 제천의 고유상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김현주 대표의 이야기처럼 얼음딸기는 이제 제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로서 제천하늘뜨레 품목의 하나로 지정되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얼음딸기는 제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로서 제천하늘뜨레 품목의 하나로 지정되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얼음딸기는 제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로서 제천하늘뜨레 품목의 하나로 지정되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추운기후에 경도 좋아져
수확 늦는 만큼 당도 꽉 차

6611m2(2000평) 규모의 김현주 대표의 하우스는 총 10동, 하이배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막으로 관리되는 하우스 내부 온도는 10도 안팎을 유지한다. 9년째 설향만을 재배하고 있다는 김 대표의 삼익농장 딸기의 당도는 17브릭스로 일반 딸기보다 높은 편이다.
“딸기는 보통 꽃이 맺히고 열매가 맺히기까지 45일 정도가 걸리는데 제천의 경우 기온이 낮아 수확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더 느립니다. 덕분에 딸기의 경도가 좋아지고 당도 또한 깊어지죠.”
제천얼음딸기작목반 회장이기도 한 김 대표의 딸기는 100% 농협 공판장으로 출하한다. 작목반에 소속된 농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로컬푸드로 납품이 되기도 하지만 보통 농협으로 가고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 요청을 통해 가격을 조절한다.
“올해의 경우 원주나 안동 등에서도 납품을 요청받았는데 우리 제천에만 납품하기로 최종 결정이 났어요. 이런 모든 안건은 작목반 회의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규모가 작으니 아무래도 좀 더 우리 지역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편이죠.”
총 27 농가로 이루어진 제천얼음딸기작목반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수는 적지만 제천 내에서 우수 작목반으로 등록이 되어있을 정도로 단합이 잘 되는 편인데, 이것은 그 무엇보다 합심과 협업을 중시하는 김 대표의 원칙이 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카페로 자리 잡은 무인카페 ‘딸기 하우스’는 단순 판매에서 더 나아가 딸기농장 체험과 생딸기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카페로 자리 잡은 무인카페 ‘딸기 하우스’는 단순 판매에서 더 나아가 딸기농장 체험과 생딸기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체험형 6차산업으로 수입증대
무인판매로 노동력 절감

지난해 김 대표의 매출은 약 1억 4천만 원.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공판장 시세가 떨어져 킬로그램 당 3~4천 원을 덜 받는 실정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딸기 무인판매. 하우스 앞에 조성된 산책길을 보고 생각해 낸 아이디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판장 매출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따로 인력을 두자니 품값이 만만치 않고 해서 여기가 동시에 선별장이기도 하니까 선별 후 박스에 담아 무인판매를 해보자 했죠. 무인판매라는 게 익숙지 않다 보니 처음엔 전화가 많이 왔어요. 이제는 정착이 돼서 다들 잘 이용하십니다.
현재 카페로 자리 잡은 무인카페 ‘딸기 하우스’는 단순 판매에서 더 나아가 딸기농장 체험과 생딸기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어 체험형 6차 산업으로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3~4월이 되면 잔 딸기가 많이 나오는데 버리기 아까워 시작한 거예요. 4월 되면 줄을 서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따서 만드는 거라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무인판매에서 체험형 6차 산업까지  나아간 딸기하우스의 모습.
무인판매에서 체험형 6차 산업까지 나아간 딸기하우스의 모습.

 

지속적 연구 반드시 필요
농민의 수익구조 개선돼야

햇수로 8년 차, 이제 제법 노하우가 생겼다는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온도와 습기. 기후가 따듯하게 변화하는 탓에 앞으로 병충해 관리를 좀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딸기의 경우 병충해 발생의 원인은 대부분 습도예요. 오후 저녁으로 환기를 하고 자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지런함이 작황을 이룬다고 생각해요. 적과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손이 한 번 더 가는 만큼 딸기에 맛이 더 들어가죠. 자식 키우는 것과 똑같아요. 저는 딸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기술센터는 물론 대관령 씨앗연구소까지 다니며 공부를 했어요. 사실 시작할 땐 딱 10년만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하다 보니 얼마 안 남았네요. 아버님이 생전에 농업도 퇴직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평생을 논밭에서 지내셨거든요. 제가 아버님의 말씀을 지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농사는 자식을 기르는 것과 같다며 내 생각처럼 따라와 주는 꽃대와 꽃, 열매를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대표는 작물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들이 지금의 삶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임을 강조했다.
“농가 수익이 매출의 반이 안 됩니다. 판매 방식이 바뀌어 농민들의 노력과 소비자들과의 사이가 좀 더 가까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로컬푸드 사업도 더욱 확장하고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농업 부가가치가 높아져 좀 더 안정적으로, 우리도 월급 받는 마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 미련 없이 퇴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김 대표. 오후엔 시간을 내어 방과 후 수업으로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도 크다는 그의 얼굴에는 농민의 열정과 선생님으로서 자애로움이 뒤섞여 반짝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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