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채소 치커리 생산하는 신정섭·박향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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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채소 치커리 생산하는 신정섭·박향서 대표
  • 월간원예
  • 승인 2013.01.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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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은 농업이 가야할 길”

 


 쌉싸름한 맛을 가진 치커리는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주로 샐러드나 쌈채로 소비된다. 카로틴과 철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 함유량까지 높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치커리를 생산하고 있는 신정섭, 박향서 대표 부부는 친환경농법으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 

 

 

 치커리는 추위에 강한 채소로 토양 적응성도 뛰어나다. 신정섭 대표는 10월부터 6개월간 치커리와 시금치를 생산하고 여름에는 열무를 재배한다. 하우스 15개동에서 24년 째 농사에 매진하고 있으며 생산된 농산물은 전량 가락시장으로 출하하고 있다. 연작으로 인한 품질 저하를 피하기 위해 돌려짓기를 선택했다.

 

유기물 활동 높이는 친환경 자재 이용
 지금 수확중인 치커리는 10월 정식한 것으로 겨울 종자를 사용했다. 박향서 대표는 “겨울 종자는 키가 크고 풍성한데 여름 종자는 날씬하고 키가 작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들 부부가 처음 치커리를 생산하던 때는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어야 했다. 물 관리가 미숙한 것부터 종자를 잘못 선택하는 등 크고 작은 실수가 지금은 좋은 교과서가 되어 싱싱하고 파릇파릇한 치커리만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6개월 동안 30여 일 간격으로 8번 수확이 가능한 치커리는 반면 여름에는 10일에 한 번씩 수확해야 할 정도로 생장이 빠르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빠르게 도장된다. 신 대표 부부가 겨울에만 치커리를 재배하는 이유는 연작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치커리 생육의 적정온도는 18℃에서 25℃이지만 영하 무렵에서도 냉해를 입지는 않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 신 대표는 “영하 3℃ 아래부터는 냉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나와 보면 살짝 얼어있다가도 녹아서 싱싱하게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사람에게 좋은 온도가 치커리에게도 좋다”면서 “바이러스나 병해충에 강하고 습한 환경일 때 조금 무르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무농약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수확을 마친 뒤에는 토양에 볏짚과 숯가루, 쌀겨 등을 넣고 깊이갈이한다. 볏짚을 넣으면 토양 유기물 활동에 이롭고 숯가루를 넣은 뒤부터는 병해충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신 대표는 “유기농업 하는 농가들로부터 추천받아 숯가루를 3년 전부터 이용하게 됐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보습, 보비 효과까지 높아진다. 특히 화학비료 대신 미량 요소가 많은 혈분과 유박을 첨가한다.
 친환경 자재는 신 대표가 소속된 태평작목반에서 공동구매 형식으로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

 신 대표 부부가 친환경 농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농산물 겉모습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해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받는 것”이다. 맛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도 약간의 흠집이 있다면 제값을 받을 수 없게 되니 생산자로서는 속상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중도매상 중에는 친환경 농산물만 찾는 이들이 등장하거나 친환경 학교 급식과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치커리를 양념해서 먹으면 달콤쌉싸름해 맛있다”면서 웰빙식품으로 추천했다.

 친환경 농업은 방법이 까다롭고 자재비용이 고가지만 소비자와 생산자가 건강해지기 위해 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직접 채종해 고품질 균일하게 생산
 치커리를 종자 번식 시키는 박 대표는 직접 채종을 한다. 5월 경 추대된 치커리를 매달아 말린 뒤 타작해서 얻은 종자를 9월 20일 경 파종한다. 종자는 별도의 트레이에 심지 않고 하우스 토양에 흩뿌려 심고 30여 일이 지난 후 캐서 토양을 다지고 비닐을 깐 뒤 정식한다.

 종자를 구매해서 파종하는 것보다 치커리 상태가 균일하게 나와서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3중 보온 시설을 설치했는데 치커리 생산에는 보온커튼을 설치하는 것보다 빛 효율이 좋은 현재의 방식이 더 잘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 난방을 겸하고 있다. 매년 겨울 72톤 가량의 치커리를 생산하는 신 대표 부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모든 과정을 시행하면서 노력해왔다.

 신정섭 대표는 (사)한국농촌지도자성남시연합회에서 2012년도 회장을 맡아 농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활동했다. 조직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농업의 위상을 높여 권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농업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섰다”는 그는 농협에서도 임원으로 활동하며 농민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성남농협은 농민 입장을 잘 이해해주어 뜻이 잘 맞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향서 대표는 “농업인에게는 정년퇴직이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면서 “우리가 선택한 직업이니 힘들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삶이 반복되고 경매가 없는 토요일에도 일이 끊이지는 않지만 파릇파릇한 치커리 밭을 보면 언제나 쾌활한 미소를 짓게 된다.

 치커리를 수확할 때 사용하면 딱 좋을 의자까지 갖춰두고 빠르게 손을 놀리는 박 대표와 박 대표가 수확한 치커리를 깔끔하게 포장해 옮기는 신 대표의 모습이 무척 잘 어울린다. 연중생산이 가능하고 근교농업이라는 장점을 가진 이들은 앞으로도 더 건강하고 맛있는 채소 생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갈 것이다.  

취재/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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