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휴면과 꽃눈분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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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휴면과 꽃눈분화’ 이야기
  • 월간원예
  • 승인 2022.02.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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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졸에 영향받은 딸기
○○코나졸에 영향받은 딸기

딸기를 9월에 정식했는데 난쟁이처럼 키가 크지 않아요.

딸기재배 농가에서 딸기가 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9월은 온도가 높고 일장도 짧지 않기 때문에 키가 커져야 정상인데 크지 않는 원인은 주로 육묘기에 병해 및 웃자람 방지 목적으로 트리아졸계통(○○코나졸, 흰가루병약)의 농약을 부적절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세력이 약한 딸기묘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더 작게 자란다. 이러한 왜화증상은 휴면과 같은 현상으로 7~9월 육묘기의 이러한 농약사용은 휴면을 더 재촉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딸기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정식 후 1개월 

물론 딸기 전 재배기간 동안 하루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겠지만 보통 정식 후 1개월 관리가 한 작기의 풍흉을 좌우한다. 보통 촉성작형 정식은 9월 중순이며 크라운 내에 꽃대가 형성되어야만 정식이 가능하다. 좁은 폿트 안에서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았던 딸기묘는 넓은 땅을 만나 축복이 가득한 영양을 먹으며 추운 겨울을 대비하여 부지런히 몸을 키워야 1화방부터 대과생산을 시작으로 2~6화방까지 순조롭게 수확된다. 정식 1개월 후인 10월 중순이 되면 야간온도가 10℃ 이하로 내려가고 낮 길이는 11시간 이하로 짧아져 노지에 있는 딸기는 점차 키가 작아지고 새로운 잎의 전개가 없는 휴면에 들어간다. 겨울에 월동추위를 이기기 위한 생육단계로 온도, 습도, 대기 등의 외적요인이 적정하여도 내적요인 때문에 식물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키가 작아지고 엽면적도 적어지고 엽자루는 짧아지며 러너발생이 없으며 추운 온도에 견디는 내성이 강해진다. 

 

그러나 촉성작형은 무휴면재배

촉성작형에서 꽃눈형성과 휴면은 9월 상순경에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휴면이 긴 품종(반촉성)은 꽃눈형성이 늦고 휴면이 짧은 품종(촉성)은 휴면이 더 느리게 진행되어 촉성품종은 10월 하순이 되어도 휴면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휴면이 짧은 촉성품종은 온도가 5℃ 이상만 유지하여도 휴면에 들어가지 않는다. 촉성작형에서 2월에 딸기는 수확량, 영양관리, 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 휴면 이외의 외적요인으로 휴면(위축현상)에 들어가려고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재배환경관리를 정밀하게 하는 것은 딸기재배의 성공열쇠이다. 환경관리가 정상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겨울철에 딸기가 휴면현상처럼 보인다면 전조, 지베렐린, 영양관리 등을 인위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첫 번째, 전조처리에는 일장연장법, 광중단법, 간헐적조명 등 3가지가 있다. 일장시간은 14시간보다 16시간에서 효과가 높다. 평균온도 3℃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으며, 4~5도에서는 30 lux, 5~6℃에서는 20 lux만 되어도 효과가 있다. 전등을 켜는 시간은 일몰 때 실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전조효과는 1개월 후에 나타난다. 

 

휴면꽃대(좌 : 지베렐린, 우 : 무처리)
휴면꽃대(좌 : 지베렐린, 우 : 무처리)

두 번째, 지베렐린 처리는 전조처리보다 생육반응이 빨리 나타나지만,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처리 후 1주일 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지속되는 기간도 짧다. 그러나 과실이 길어지고 기형과 발생이 많아지고 꽃대도 길어지는 특이반응이 생긴다. 따라서 2회 이상 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처리 시 기온이 높으면 특이반응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런너발생은 많아지나 꽃대형성은 늦어지며 뿌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적정 농도는 5~10ppm이다. 품종(휴면성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잎뿐만 아니라 관부, 뿌리 등 모든 조직에서 흡수된다.

 

지베렐린 처리(미나리 마디증상)
지베렐린 처리(미나리 마디증상)

세 번째, 딸기의 영양관리가 좋으면 휴면 또는 왜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겨울철 내내 이렇게 유지되어야 다수확이 되나, 만약 식물체가 왜화된다면 평균온도를 올리고 공급EC 농도는 낮추고 급액량은 많아야 하며, 요소 엽면시비(0.15%)를 1주일 간격으로 계속 처리해야 한다.

 

 

반휴면의 고슬 품종
반휴면의 고슬 품종

휴면타파는 5℃ 이하의 누적 시간 

휴면타파를 위해서는 휴면각성에 필요한 저온의 양으로 측정한다. 하루 중 5℃ 이하의 시간을 누적하여 휴면의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 휴면깊이가 가장 깊은 품종은 여름딸기 품종으로 1,000시간 이상이고, 반촉성 품종은 250~500시간 정도이다. 그러므로 휴면이 깊은 품종은 장기간 저온이 경과하지 않으면 휴면타파(런너발생, 엽줄기 신장)되지 않는다.
촉성품종(설향)은 50~150시간으로 짧아 영양이 좋고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휴면에 잘 들어가지 않아 무휴면 재배가 가능한 것이며, 여름딸기 품종의 겨울 재배는 휴면에 쉽게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적 재배가 쉽지 않다. 품종적으로 휴면이 짧은 품종(설향)은 30일 이내의 냉장저장은 꽃눈분화가 유도되나 장시간 저온처리(30일 이상, 1,000시간 이상)는 정식 후 런너만 발생한다.

 

촉성작형에서 3월 이후에 수량과 품질이 높으려면

촉성작형에서 2월까지 5℃ 이하로 재배환경관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3월에 일장이 길어지고 평균온도가 올라감으로써 ‘설향’ 품종은 휴면이 각성되어 런너가 많이 발생한다. 그러면 동화양분은 런너발생으로 소비되어 과실은 작아지고 품질은 떨어진다. 따라서 3월 이후 반휴면상태 유지시키면 7월까지도 높은 수량을 가질 수 있다. 휴면이 각성되는 2~3월에서 런너 발생량이 많아지면 꽃눈형성가 어려워진다. 3~4월에 런너발생이 적을수록 수량은 많아지므로 저온관리와 단일처리로 이 시기에도 대과성의 고품질 딸기 생산이 가능하다. 

 


글=이종남 농업연구관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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