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에서 키운 굳건한 심비디움, 러블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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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에서 키운 굳건한 심비디움, 러블리킹
  • 이지우
  • 승인 2022.03.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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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해평농장 양승호 대표

35년, 양승호 대표가 이 곳 공주에서 심비디움 재배에 공을 들인 시간이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며, 그 사이에 산업의 흥망성쇠가 모두 있었다. 이제는 전국 몇 남지 않은 심비디움 재배 농가, 그러나 양 대표는 여전히 우수한 국산품종을 육성하며 밝은 앞날을 그려나가고 있다.

 

서울에서 공주로 귀촌했을 때 양승호 대표의 나이 32살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자며 다시 세상을 바라봤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평소 좋아하던 꽃과 난이었다. 동양난을 재배하면서 서울살이에 지친 심신을 달래던 그는, 동양난에서 심비디움으로 작목을 전환하며 오늘날까지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심비디움과 함께 했다.

 

양승호 대표는 지난 35년간 충남 공주시에서 심비디움을 재배해왔다.현재 6611㎡(2000평) 부지에서 연동형 온실 2개, 육묘 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양승호 대표는 지난 35년간 충남 공주시에서 심비디움을 재배해왔다.현재 6611㎡(2000평) 부지에서 연동형 온실 2개, 육묘 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심비디움은 해외 특히 중국 수출이 활발하면서 전국에 많은 농가가 재배를 했었지만, 현재는 수출길이 막히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남은 심비디움 재배농가는 서로 지역과 이름을 모두 알 정도로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양승호 대표는 심비디움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여전히 앞날을 보고 있다. 사양산업이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누군가는 희망을 그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러블리킹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종해 지난 2018년 품종 등록된 분홍색 중형종 심비디움이다. 재배안정성과 절화수명이 길어 시장에서호평을 받고 있다.
러블리킹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종해 지난 2018년 품종 등록된 분홍색 중형종 심비디움이다. 재배안정성과 절화수명이 길어 시장에서호평을 받고 있다.

“심비디움은 난과 꽃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품종이에요. 지금까지는 일본 수입 품종으로 시장이 지배됐지만, 러블리킹, 아리아, 러블리스마일, 골드썬, 해피데이 등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육종한 품종이 좋은 상품성으로 세간에 좋은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한국의 재배 환경에 맞는 수준 높은 품종을 계속해서 개발해내고 있습니다. 처음 우리나라 품종이 나왔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일본 품종을 재배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짐이 있었거든요. 이제 우리나라 품종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데도 준비가 어느정도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물류가 꽉 막혀 수출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좋아지면 해외 시장에 우리 품종을 선보일 마음에 벌써부터 기분이 설레이거든요.”

 

국산품종 ‘골드썬’
국산품종 ‘골드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우리 품종을 농장에서 키울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양대표. 그동안 로열티를 주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재배했던 일본 품종 대신 상품성 뛰어난 국산품종을 실증 테스트하고, 육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가장 기쁜 일이라고 한다.

절화 분화 모두 OK
신품종 ‘러블리킹’

양승호 대표가 그동안 심비디움을 재배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고충은 병에 약해 재배과정에서 버리는 비율이 높은 일본 품종의 특성 때문이다. 비싸게 로열티 지불하고 들여온 심비디움이 30% 가량 도태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교부터 정식 품종으로 등록될 때까지 함께 지켜보면서 키우다보니 애착이 더 커질 수밖에 없죠. 특히 우리 재배환경에 맞춰서 품종을 육종하다보니 기존 수입 품종 대비 확실히 강건한 모습이 있어요. 러블리킹은 재배안정성이 참 좋아요. 혹서기를 피해서 강원도에 보내던 기존 품종과 달리 환경조절만 적당히 잘 해줘도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예요. 거기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중형종이라 시장 출하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고요. 꽃이 오래가고 수량도 많아서 절화용으로 활용하기도 참 좋은 품종입니다.
집에 가져가서 키우시는 분들도 꽃을 오래 볼수가 있죠.”

 

해평농장은 ‘Never Give Up’이란 슬로건처럼 국산 심비디움재배농가의 위축에도 국산 품종을 발판삼아 희망찬 앞날을 그려나간다.
해평농장은 ‘Never Give Up’이란 슬로건처럼 국산 심비디움재배농가의 위축에도 국산 품종을 발판삼아 희망찬 앞날을 그려나간다.

양 대표의 농장은 6611㎡(2000평) 부지에 2개의 연동형 재배온실과 육묘실 하나로 구성돼 있다. 한해 약 18000주를 들여 재배하는데 국산 품종 위주로 전환해 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향후 수출이 재개되면 우리 품종을 하루빨리 선보여 우수성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다.

“심비디움은 전부터 결혼식이나 행사장, 선물용으로 소비가 되면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을 품종 중 하나입니다. 특히 수출이 부진하면서 농가가 어려움을 많이 겪었죠.
규모의 경제가 그렇듯이 시장이 작아지면 그만큼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고 유통업자의 마진을 무조건 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결국은 시장이 커져야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가정원예의 바람이 불면서 서양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중형종 위주로 해서 2년 재배 작황으로 전환을 더 빨리 진행할 예정이에요. 시장에서 원하는 품종이 대형보단 중형종 위주다 보니 가정원예에 알맞도록 품종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양 대표의 주된 취미는 음악으로 농장에 LP가 전시돼 있다.올해 봄 심비디움을 판매·전시하고 커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농가카페를 마련할 계획이다.
양 대표의 주된 취미는 음악으로 농장에 LP가 전시돼 있다.올해 봄 심비디움을 판매·전시하고 커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농가카페를 마련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소비자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예쁜 심비디움을 선사하고 싶지만, 시장이 워낙 줄어든 탓에 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농장 차원에서 줄일 수 있는 생산비를 최대한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의 활성화가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절화 특성이 우수한 ‘러블리킹’

김예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농업연구사
김예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성하고 지난 2018년 품종 등록된 분홍 심비디움 ‘러블리킹’은 밝은 분홍색 바탕에 순판 중앙에는 노란색을 띠는 중형종으로, 화분당 꽃대가 2대 이상 발생하며 꽃대당 꽃수도 13개 이상으로 많은 다화성 품종이다.
꽃 크기는 화폭과 화고 모두 8cm 이상으로 큰 편이고 주로 12월에서 1월 사이에 개화한다. 전체적인 수형과 균형미가 우수해 분화용으로 개발되었지만, 꽃대가 길고 곧으며 절화수명이 우수해 꽃다발이나 꽃장식에 절화로도 활용하기 좋다.
원예원 김예진 농업연구사는 꽃이 많은 러블리킹의 특성이 시장 선호도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블리킹은 생육이 강하고 재배가 용이해 농가의 재배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다화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절화와 분화 모두 겸용으로 활용 가능한 품종으로 기대됩니다.
개화기간 동안 온도가 높을 경우 꽃이 빨리 탈색되거나 화색이 탁해질 수 있으므로, 야간에 12∼15도 이하의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개화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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