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낟알의 크기와 형태(입형)는 품질과 수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형질로 인종, 문화, 성별 및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특성이 다르며 사회 요구와 시대 흐름에 따라 그 중요성이 변화하게 된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동북지역은 대부분 쌀알이 짧고 둥근 형태를 선호하는 반면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아메리카, 유럽 지역은 길고 얇은 형태의 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벼는 주로 인디카와 자포니카의 생태형으로 구분되는데 인디카 벼는 낟알의 길이가 길고 너비가 얇은 반면 자포니카 벼는 대부분 길이가 짧고 둥근 형태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밥쌀용 쌀은 자포니카 생태형으로 중단립종의 단원형 입형 특성을 나타내며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협소하다. 최근 이러한 협소한 입형 특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수출과 기후변화에 의한 한반도 아열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립종 벼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쌀은 장립종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 쌀알이 긴 것이 수출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벼 재배온도가 올라갈수록 길이가 짧고 둥근 형태보다 길고 너비가 얇은 특성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고온에 대비하여 입형을 장립화하려는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우리나라 시군 중 벼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충청남도 당진시와 협력하여 국내 최초로 자포니카 장립종 벼 ‘아미쌀’을 2022년에 개발하였다.
‘아미쌀’은 현미 길이가 6.14mm로 장립종에 속하며 장폭비 2.43의 중원형으로 육안으로도 국내 밥쌀용 쌀과 확연히 구분된다. 하지만 자포니카 생태형으로 밥맛은 기존의 중단립종과 같이 찰성이 있고 끈기가 있다.
‘아미쌀’은 단백질 함량이 5.1%로 표준품종인 ‘남평’(6.0%)에 비해 낮았고, 밥맛 관능검정 성적이 0.23(남평 -0.08)으로 밥맛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아미쌀’은 이삭패는 시기가 8월 17일로 중만생종에 속하며 줄기와 이삭의 길이가 93cm, 24cm로 ‘남평’(75cm, 20cm)에 비해 길다.
포기당 이삭 수는 12개로 ‘남평’(14개)보다 적은 편이고 이삭당 벼알 수는 112개로 ‘남평’(101개)보다 많은 편이다. 낟알의 여묾 비율이 90.4%로 ‘남평’(88.8%)보다 높고 현미 천알무게가 23.8g으로 ‘남평’(21.2g)보다 무겁다. 키는 크지만 줄기가 강하여 쓰러짐에 중간 정도의 내성을 나타내며 수확기 이삭 싹 나기에 강한 편이다.
잎도열병에는 중강, 벼흰잎마름병(K1∼K3)에는 강하나 줄무늬잎마름병에는 약하다. ‘아미쌀’의 수량성은 560kg/10a로 ‘남평’(519kg/10a)에 비해 8% 증수하였다.
‘아미쌀’은 당진시 지역맞춤형 벼 품종으로 개발되었고, 수출업체 「미소미」 농업회사법인에서 재배하여 대부분 수출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2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캐나다, 네델란드, 몽골 4개국에 58톤을 수출하였고 지속해서 수출할 예정이다.
‘아미쌀’은 인디카와 같은 장립종이면서 자포니카의 밥맛을 가져 차별화가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다는 평이다. ‘아미쌀’은 쌀 수출을 통한 국내 쌀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며 우리나라 아열대화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으로서 그 역할이 기대된다.
박현수 농업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