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서 3년째 카라 농장을 운영 중인 대성농원의 엄주희·고창근 부부는 고품질의 카라를 생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4958㎡(1500평)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9917㎡(3000평)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품종의 카라를 생산하고 있다.
농사의 원칙과 정석을 그대로 지키며 묵묵히 최선을 다해 카라를 재배하고 있는 엄주희, 고창근 부부.
일반적으로 화훼농장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꽃이 시선을 먼저 사로잡기 마련이지만, 엄주희 고창근 부부의 농장은 달랐다. 아름다운 꽃만큼이나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볏짚으로 덮인 채 말끔하게 정돈된 토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꽃만큼이나 토양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공을 들이고 있는지 엄 대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엄 대표는 얼마 전 토양 검사를 시행했는데 토양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카라 농사를 지은 아버지의 농장을 그대로 물려받았음에도 토양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건 그만큼 토양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 토양소독으로 연작 피해 없어
엄 대표는 매년 작기가 끝나면 시설 하우스 농장에 수도작을 심어 주고 있다. 매년 5월 중에는 농장에 모를 일일이 심어 주고 카라 심기 전 7월, 8월에는 쟁기질과 로터리를 번갈아 가며 해 주고 있다. 토양의 배수가 잘되도록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말 그대로 쟁기질과 로터리를 무한 반복해 주고 있다고. 농사의 절반은 토양 관리에 힘쓸 정도로 토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름에 토양소독을 하면 좋다는 것을 많은 농가들이 알고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화훼 농가들은 시도하는 걸 어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엄 대표는 토양소독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해 주며 아버지의 가르침 그대로 농사를 짓고 있어 건강한 토양을 유지해 주고 있다.
“아버지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어요. 농사의 근본은 좋은 토양이라며 토양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셨어요. 때문에 쟁기질과 로터리도 틈만 나면 반복해 주는 것도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이에요.”
이 때문에 엄 대표의 카라는 양재동화훼공판장에서도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회사원에서 화훼 농업인으로 변신
사실 엄 대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사무실에 다녔다. 전공도 농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처음 아버지가 카라 농장을 이어받기를 권했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
“당시 남편과 함께 맞벌이 생활을 하고 있어서 나중에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계획이 따로 있진 않았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카라 농사를 지어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전혀 망설여지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남편과 함께 그렇게 하자고 결정했어요. 몇 날 며칠 크게 고민도 안 했어요.”
엄 대표는 주변에 작물에 대해 언제든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나 선배가 있다면 귀농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록 직장에 다녔을 때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내 사업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열심히 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라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우아한 자태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받고 있다. 결혼식이나 다양한 행사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카라는 깔끔한 꽃잎과 독특한 형태 덕분에 화병에 꽂아두기만 해도 공간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
엄 대표는 화훼 품종 중에 카라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며 매일 예쁜 꽃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현재 엄 대표는 벤츄라, 아이보리아트, 오데온, 로망스, 스위트아트 등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대부분 네덜란드에서 구근을 수입해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로망스 품종 수입이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
“화훼 농사를 일반 농작물에 비해 이상기후에 대한 피해가 덜해서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구근 수입도 어려워지고 내년에는 구근값도 오른다고 해서 걱정이에요.”
엄 대표는 실제로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고온기가 오래가는 바람에 일부 작물이 큰 피해를 봐서 기후변화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내년부터는 적극적으로 이상기후에 대한 대책을 발 빠르게 마련해 나갈 생각입니다. 작기 날짜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세워 나갈 계획입니다.”
◆ 카라 과습되지 않게 주의해야
엄 대표 역시 과습으로 인해 낭패를 본 적 경험이 있어서 큰 학습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화훼작목도 물관리가 중요하지만 카라는 특히 물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물이 부족해도 안 되지만, 카라는 과습에 취약해서 세심한 관리가 필수 조건이다. 엄 대표는 날씨에 따라 물주기 패턴을 조절해 주고 적절하게 수분을 공급해 주고 있다. 또한 배수가 잘될 수 있도록 토양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그녀는 병해충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병이 발생하기 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농장에 환기를 자주 시켜 통풍이 잘되게 해 주는 등 병해충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엄 대표는 무엇보다 토양이 건강하면 작물이 튼튼하게 자라기 때문에 병해충에 걸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절화 수출국인 에콰도르와의 무역 협정에 국내 화훼 농가들이 위기에 놓여 있지만, 엄 대표는 국내 화훼 농가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전에 포도도 수입되면 우리나라 포도 농가가 다 망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국내 포도 농가들이 그 어려움을 이겨냈듯이 우리나라 절화 농가들도 최선을 다해서 우수한 품질의 화훼를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품질로 승부해서 우리나라 화훼 농가들이 화훼 시장에서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