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1만4214㎡(약 43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이장우 대표.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5년 전 아버지 뒤를 이어 장미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다채로운 품종의 고품질 장미를 생산해온 농업회사법인 (주)화동은 최근 인기 신품종 ‘루비레드’를 도입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서면 대농금계길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주)화동은 전남지역에서 품질 좋기로 손에 꼽히는 장미농장이다. 수도권에서도 이곳의 장미는 믿고 구매할 만큼 인기가 높다. 선택할 수 있는 품종이 다양한 데다 화형과 화색이 균일해 찾는 이들이 많다. 평생을 장미 농사에 바친 아버지의 노고 덕분이다.
“직장생활은 정년이라는 게 있지만 농사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얼마든지 오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농사를 짓고 싶었어요. 가족 모두가 반대했지만 2년간 설득 끝에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게 되었지요. 하고 싶었던 일을 업으로 하니 매일매일 즐거워요.”
장미는 많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품종이기에 재배 농가도 많고 수요가 꾸준하다. 수많은 품종만큼이나 화형과 색상이 다양하고 재배법도 매뉴얼로 체계화되어 있어 도전하기는 쉬우나, 키우기는 쉽지 않다. 장미 재배 농가도 많아 품질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밝고 선명한 빛깔·안정적 화형 가진 루비레드
꽃을 선물할 때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것은 단연코 장미다. 그중에서도 붉은색 스탠다드 장미는 어떤 꽃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어 소비자뿐만 아니라 화훼업계 종사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러 스탠다드 장미 중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밝고 선명한 화색과 안정적인 화형, 우수한 생육 등 여러 장점을 지녀야 한다. 최근에 개발된 붉은색 스탠다드 장미 가운데서 이러한 장점을 고루 갖춘 품종은 지난 2022년 농촌진흥청에서 새롭게 개발한 ‘루비레드’ 품종이다.
“장미처럼 대중적인 품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많이 알려지기 전에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재배하는 경험이 필요해요. 발품을 팔며 직접 꽃 시장에 나가 소비자 반응도 살펴봐야 하고요. 루비레드는 실증 재배, 평가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품종이기에 도입을 망설이지 않았어요. 판매 현장에서 소비자 반응도 좋아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농장 안으로 들어가자 도화지처럼 하얀 배지 위에 불꽃이 피어나듯 봉오리진 루비레드 장미가 붉게 반짝이고 있었다. ‘루비레드’는 연간 ㎡당 150본 이상의 높은 수량성을 가진 품종이다. 절화장이 연중 70cm 이상으로 안정적인 품질을 보여 농가에서 재배 시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특상품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찾는 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생육이 우수하며 줄기가 굵고 튼튼해서 재배하기도 수월해요. 녹색 잎은 붉은색 꽃잎과의 대비가 아름다워 활용성도 높지요. 꽃목에 잔가시가 없고 줄기 전반에 가시가 적어, 운송 중에도 절화의 손상도 적습니다. 하지만 루비레드 재배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처음엔 삽목을 했는데 뿌리를 내리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다음 재배 땐 접목을 시행했죠. 접목 후에는 뿌리를 빠르고 튼튼하게 내리고, 생산량도 훨씬 많아졌습니다.”이러한 시행착오는 신품종 장미를 생산하는 밑거름이자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양액재배로 생산량과 품질 향상
이곳은 2015년경 양액 재배로 전환해 품질과 생산량은 향상되고 노동력은 줄어들었다. 이 대표는 루비레드 재배 시 날씨에 따라 한 주에 80~120CC 정도 관수하고, 과습 상태가 되지 않도록 자주 환기를 해준다. 동일한 영양제를 주기보다 새순이 나올 때와 개화 등 시기마다 알맞은 영양제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동절기에는 일조량도 부족하고 난방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보광등을 설치해 부족한 일조량을 보충하고 난방비 부담도 낮췄다.
“고품질 루비레드 장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주의할 점이 있어요. 온도와 광량이 올라가는 환절기 양액 공급량이 부족한 경우, 신초에서 결핍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급액량을 늘리고, 결핍증상을 보이는 식물체에 엽면시비를 해줘야 해요.”
봄과 여름 고온건조할 때 점박이응애가 발생하게 되면 생육을 떨어뜨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수시로 예찰하고 예방 방제를 시행한다.
루비레드 장점 널리 전하고파
로즈데이와 성년의 날을 비롯해 행사가 많은 5월은 입학·졸업시즌 못지 않게 바쁜 달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장미는 전남권을 넘어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꽃시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정치·사회적 혼란으로 겨울 특수를 마음껏 누리지 못해서인지 초여름이 되어가는 시점에도 농장은 예년보다 훨씬 바쁘다. 선별 작업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기후변화로 추운 봄날이 이어지거나,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는 등 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루비레드는 다른 품종에 비해 꽃잎과 줄기도 튼튼해 절화수명도 길고, 병도 적어 큰 힘이 되고 있어요. 현재 우리 농장에서 생산하는 장미 중 루비레드의 비중은 약 20% 입니다. 이 품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향후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주)화동은 농장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농장은 재배 면적을 줄여가고, 이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은 면적을 점점 늘리고 있다. 그만큼 재배 기술과 사업 수완이 늘어난 증거다. 그는 앞으로도 열정과 패기로 장미농사에 뛰어든 그때의 마음가짐을 변함없이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의 농장에서 자라는 수천만본의 장미들과 어우러진 맑고 영롱한 루비레드. 빨갛게 피어난 그 열정의 기운이 소비자들의 가정에 사랑으로 전해지기를 소망한다.
Mini interview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최윤정 농업연구사
최윤정 농업연구사
Q. 신품종 루비레드의 우수성과 기존 품종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루비레드’는 밝고 선명한 화색을 선호하는 국내 장미 절화시장에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품종입니다. 현재 국내 공영 절화시장에서 장미는 약 300품종 이상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중 빨간색 장미는 시장에서 약 16% 정도 차지하고 있지요. 현재는 외국 품종인 ‘푸에고’ 품종이 대부분 유통되고 있습니다. ‘푸에고’ 품종과 비교하면 ‘루비레드’는 꽃색이 더 밝고 선명합니다. 꽃모양이 안정적이고 예뻐서 시장 반응이 좋아요. 특히 절화수명이 길어 판매자와 소비자의 선호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Q. 보급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농가 보급 후 여름철 홍수로 재배지가 침수된 적이 있어요. 어렵게 연구하고 육종한 묘가 다 죽어버렸죠. 피해 농가 사후 관리 모니터링과 현장 기술 지원을 통해 묘를 새로 만들어 공급했습니다. 다행히 현재는 잘 출하되고 있습니다.
Q. 루비레드 재배 농가와 상인, 소비자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생육이 우수하고 생산량도 많아 농가 반응이 좋습니다. 병에도 강할 뿐만 아니라 가시가 적어 꽃을 수확할 때나 포장할 때 작업이 수월해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상인, 플로리스트, 유통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의 반응도 아주 좋은 편입니다.
Q. 신품종 ‘루비레드’의 보급 현황과 전망은 어떤가요?
‘루비레드’는 2023년 국립종자원에 품종 출원하여 안정성과 균일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완주, 파주 등 장미 재배 농가에서 2021년부터 현장 평가를 추진 후 현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어요. 통상실시를 통해 국내 육묘업체에 보급했으며 전국적으로 재배·판매가 확대돼 시장에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루비레드’ 품종은 밝은 화색과 안정적인 화형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도 국산 품종 재배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