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쏠리는 기대와 관심이 크다. 급변하는 기후와 농업 환경 속에서 우리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고 미래 경쟁력을 높여줄 해결책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기술을 넘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품종 개발에서부터 병해충 대응, 저장·유통 기술, 노동력 절감형 재배 시스템까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연구와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이 잦아지면서 내재해성 품종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온과 가뭄, 집중호우 등에도 안정적인 수확을 보장할 수 있는 품종들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역할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우리 농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기후 위기 시대에 적응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시기다.
김명수 원장은 이상기후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농가 경영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크다 기후 위기 앞에 놓은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핵심 연구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도 심각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 연구’와 ‘이상기상 대응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 연구는 기온이 점점 올라가면서 작물 재배 가능 지역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랭지 무나 양파 같은 작물은 앞으로 어디서 재배가 가능한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적지 예측 지도와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타우과 실파리 같은 해외 유입 해충의 발육 특성도 분석해 국내 정착 가능성과 방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열대 작물 도입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얌빈이나 공심채 같은 채소는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파파야는 조직배양으로 대량 증식하는 기술, 올리브는 용도별로 적합한 품종 선발과 병해충 방제 약제 등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 대응 기술 개발은 최근에 단순히 기온이 오르는 것을 넘어 극단적인 날씨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이에 고온, 저온, 그리고 저일조 상황에서 작물 피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온기 사과는 여름철 고온이 다음 해 꽃눈 분화에까지 영향을 줌. 사과, 배, 감귤처럼 고온에 민감한 작물에 대해 열과 발생 원인과 생리장해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미세살수나 기능성 봉지, 엽면시비 같은 피해 경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늘·양파는 고온 피해 예측 모델과 함께 복토나 웃거름을 활용한 대응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기후 대응 전략이나 사업 등을 말씀해 주세요.
현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기후 변화에 따른 원예작물 재배적지 변화 양상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과, 배, 배추 등 주요 원예작물의 재배적지가 북상하거나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사과, 배, 복숭아 등 16개 작물의 재배적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해 정책부처, 지자체, 농가 등에 제공하여 품목별 기후변화 대응에 활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채소의 경우 여름배추와 고추의 재배적지는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배추는 ‘SSP5-8.5’ 시나리오 기준으로 2090년대에 남한 내 재배 가능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난지형 마늘은 재배 한계가 확장되어 2100년대에는 전국에서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과와 배의 경우는 재배적지가 감소하는 반면, 단감, 감귤, 키위 등은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복숭아와 포도는 2050년대까지 재배 가능 면적이 증가하나, 209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디지털육종 기술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품종 육성 및 안정생산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과수 이상기상 피해 경감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에 대비한 품종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육종된 품종은 무엇이 있는지, 현재 실제 농가의 보급하고 있는지와 농가들의 자체 평가는 어떤지 말씀해 주세요.
기후 대응 대비한 채소 품종 육종은 우선 배추와 마늘이 있습니다. 배추는 고온과 병해충에 강하고 속이 빠르게 차는 품종인 ‘하라듀’, ‘원교20053호’, ‘원교20054호’를 개발했습니다. 특히 정식기 어린 모종의 내고온성과 병 저항성 품종, 건조 스트레스와 반쪽시들음병에 저항성을 갖는 품종 개발에 연구를 집중할 예정입니다. 마늘 ‘홍산’은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한 난지·한지 겸용 품종으로 바이러스에 강하며 수량성이 높음. 향후 겨울철 고온 등 이상기상으로 인한 벌마늘(2차 생장) 발생이 적은 품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과수 품종은 사과의 경우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 되는 ‘아리수’, ‘컬러플’과 착색이 필요 없는 황색 과피의 ‘골든볼’ 등 8품종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아리수’는 ‘홍로’ 대비 색이 잘 들고, ‘골든볼’은 여름사과 중 맛이 좋고 저장성이 강해 지역특화 단지 조성을 통해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재배 비중을 차지하는 ‘홍로’, ‘후지’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착색 불량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 과학원 육성 품종 ‘아리수’, ‘컬러플’, ‘만홍’, ‘골든볼’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색이 잘 들고 잘 자라 기존품종을 갱신하고자 하는 농가에서 선호학도 있습니다.
‘그린시스’는 동·서양배를 교잡해 만든 품종으로 배 산업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배검은별무늬병에 완벽한 저항성을 가져 배 재배 시 방제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품종입니다.
최근 개발된 신품종 중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만한 작물은 무엇인가요?
조생종 황색 사과 ‘골든볼’은 8월 중순이 숙기인 품종으로 과중 275g 당도 14.8브릭스 산함량 0.51%, 당산미·저장성 우수하고 식감이 단단합니다. 녹색 과피 배 ‘설원’은 9월 상순이 숙기인 품종으로 과중 560g, 당도 14.0브릭스로, 고당도에 산함량은 적은 편입니다. 개화기가 늦어 봄철 저온 피해를 회피할 수 있고, 과육 갈변이 없습니다. 상온 유통은 30일 내외이고, 과실 크기, 연차별 당도 변화가 적고 균일한 특징이 있습니다. 온라인 마켓 수요가 높아 보급이 유망합니다. 감귤 품종으로는 ‘윈터프린스’, ‘미래향’입니다. ‘윈터프린스’는 12월상순∼1월상순이 숙기이고, 과중 184g 당도 12.0브릭스, 산함량 1.04%임, 껍질 벗김이 수월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연내 수확 가능한 고품질 만감류 품종으로 차별화된 풍미를 가지고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습니다. ‘미래향’은 12월 중하순이 숙기이고, 과중 180g, 당도 12.0브릭스, 산함량은 1.0%임, 연내수확 만감류 품종으로, 과육의 식감이 부드럽고 껍질 벗김이 수월합니다. 나무에 가시 발생이 적고, 과실 달림 특성이 좋아 재배가 쉬운 편입니다.
기후 위기 대응에서 농업·농촌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학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우리 원은 기후변화 대응 연구와 탄소 중립 실천 기술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원예특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순환식 수경재배 연구는 기후 위기로 인한 강수 패턴 변화, 가뭄 빈도 증가 등은 농업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 물 부족 문제도 심각. 우리 과학원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연구·보급 중에 있습니다.
2021년부터 3년간 추진된 ‘순환식 수경재배 연구’는 일반적인 비순환식에 비해 화학비료 사용은 40%, 농업용수는 30%까지 절감할 수 있음. 단순히 자원 절약에 그치지 않고,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등 주요 시설과채류에서 비순환식 대비 탄소배출이 26%에서 많게는 63%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음을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합니다. 특히 토마토는 연간 약 13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수경재배 중 순환식 방식은 5%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속가능한 순환 농업 실현을 위하여 지난해부터 현장 보급 확대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내년까지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농가약 45개소 정도 보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농업 분야의 탄소중립은 물론이고, 친환경·순환농업 실현에 힘쓸 예정입니다.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기관고유 임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우리 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첫째는 민·관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이상기상 대응 기술을 개발·실증함으로써 원예특용작물의 안정생산과 수급안정 지원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특히 여름배추 준고랭지 안정생산 기술을 확대적용 할 것입니다. 둘째, 농촌인력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계화 및 스마트농업 기술을 개발하여 원예특용작물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 특히 민관 협업을 강화해 시설재배는 아라온실 기반 복합 환경제어기 상용화를 촉진, 노지재배는 작물 단계별 노력을 절감할 수 있는 요소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