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보은군에 위치한 1만9834㎡(약 6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고품질 사과와 대추를 생산하고 있는 정동수 대표. 30여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그는 지난 2018년 고향 보은으로 내려와 사과와 대추 농사를 시작했다.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원예학과에서 사과 재배 기술을 공부하며 쌓은 지식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품종에 대한 연구와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농장에서는 그의 열정만큼이나 크고 단단한 열매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의지와 열정으로 고품질 사과 생산
구룡산 인근에 위치한 양지농원은 충북의 특산물 사과와 보은의 명물 복조대추를 재배하는 곳이다. 타 지역에서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한 정동수 대표는 아내 이봉금 대표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고향 보은에서 자연과 더불어 평온하게 지내고 싶어 7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주말이면 농사를 짓던 부모님을 일을 도왔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직접 농장을 운영하려니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보은군농업기술센터에 자주 방문해 교육도 받고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원예학과에서 사과 재배 기술을 공부하며 농사의 기초를 쌓았다.
“충북 사과는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더 건강하고 맛있는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농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사과 재배에 관한 것이라면 초심자처럼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웠어요. 남들이 모두 재배하는 품종 중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단일 품종을 선택하기보다 신품종이 나오면 과감하게 심어서 키워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왔어요.”
무명의 산들이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보은 시내보다 기온이 3~5℃ 가량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크다. 그래서인지 양지농원에서 자라는 사과는 빛깔이 예쁘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주요 작물인 사과 품종 중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엔비’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홍로’, ‘부사’ 등 다양한 품종을 생산하고 있다. ‘질투하다’라는 뜻을 가진 엔비(envy) 사과는 뉴질랜드 플랜트&푸드 연구소에서 개발한 만생종으로 과육이 단단하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사과 품종 중 당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하며 산미가 조화를 이뤄 풍미가 뛰어나다. 꽃향기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향을 강하게 풍기는 점도 타 품종과의 차별점이다. 엔비는 과육이 치밀해 다른 사과에 비해 무겁고 산소 침투가 덜해 껍질을 벗긴 후에도 갈변이 천천히 진행된다.
타 품종 대비 더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도 장점이다. 그는 인위적으로 색과 당도를 높이는 방법을 쓰지 않고, 햇살과 바람을 듬뿍 맞은 사과가 자연 그대로 여물도록 하고 있다. 사과 농사 초기에는 퇴비와 유박으로 토양을 개량하고 지속적인 영양공급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생육 촉진, 병충해 예방, 영양 회복을 위해 아미노산이 함유된 친환경 액비를 사용해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물이 귀한 내북면 법주길의 지형에 따라 청정 지하수로 점적 관수를 하고 정전작업에 많은 공을 쏟는다. 같은 충북 사과라 하더라도 과원의 위치와 기후조건, 농사짓는 방법이 다르면 맛과 모양이 달라진다. 양지농원 주변에는 속리산, 구룡산을 비롯해 야트막한 여러 산들이 둘러싸여 해발 고도가 높기 때문에 고랭지에서 재배한 사과처럼 과육의 단단하고 당도가 뛰어나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밤에 사과가 영양조절 활동을 적게 하여 당도와 육질, 색깔과 향이 탁월하다. 연간 40여톤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이곳은 충북원예농협 등으로 출하되며 고품질로 입소문이 나 직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밤송이처럼 크고 영양 가득한 복조대추
속리산 자락의 보은은 일조량이 많고 토양이 비옥해 대추 재배 적지로 유명하다. 대추는 사과보다는 재배하기가 쉽고 지역의 특산물이라 인지도가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오히려 최고 품질로 명성을 얻기는 더 어렵다. 대추 가운데서도 그가 선택한 품종은 우리나라 토종 ‘복조대추’다. 보은에서는 생식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이 품종의 장점은 당도가 높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병해충에 강하다.
“대추는 사과 농사보다는 수월하지만, 빛에 예민한 작물이기 때문에 최소 6시간 이상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수가 잘 되고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키워야 하며 과습을 피해야 해요. 장마가 오기 전 빨리 꽃을 피워 착과가 안정적으로 되어야 고품질의 대추를 수확할 수 있어요.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과 유통시스템도 필요하지요.”
이곳에서는 5~6월이면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지며 연둣빛으로 물들고 노란 대추꽃이 개화하기 시작한다. 자연수정을 한 대추를 수확하는 시기는 10월 중순이다. 가을이 되면 초록빛이었던 대추가 윤기 나는 붉은 갈색으로 탐스럽게 익어간다.
양지농원에서 생산되는 대추는 매년 보은에서 열리는 대추 축제 기간에 대부분 판매된다. 나머지는 산림조합, 대추연합회, 직거래 등을 통해 출하되고 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더워서 일소 피해도 있고 힘들었어요. 내년에는 사과 신품종 골든볼을 도입하고, 대추 대신 충북의 또 다른 명품 특산물인 복숭아로 품목 전환하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농사를 지을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힘이 되어준 아내와 함께 앞으로도 의지와 열정으로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기운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알알이 영양 가득한 사과와 대추가 자라는 양지(洋池)농원. 이곳에 농장의 이름만큼 바다처럼 큰 사랑이 모여들고 눈부신 햇빛 같은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