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병해충 발생이 불규칙해지면서 안정적인 벼 생산은 해마다 더 큰 도전이 되고 있다. 특히 충주 지역은 기존 외래 품종의 병해충 취약성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립식량과학원과 충주시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품종 ‘중원진미’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원진미’는 충주의 재배 환경을 고려해 육성된 지역 맞춤형 품종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진행된 수요자 참여 품종개발(SPP)을 통해 농업인·소비자가 함께 품종 선발 과정에 참여했고, ‘중원진미’라는 이름 역시 시민 공모로 정해졌다.
‘중원진미’는 벼멸구·벼흰잎마름병·줄무늬잎마름병에 모두 강한 복합내병충성 품종이다. 작년 충주에서 벼멸구가 크게 번졌던 때에도 ‘중원진미’는 피해 없이 생육을 유지하며 현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었다. 밥맛 역시 ‘중원진미’의 큰 강점이다. 단백질과 아밀로스 함량이 적절해 윤기 있고 찰진 밥맛을 나타낸다. ‘중원진미’는 충주시 소비자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기존 대표 품종인 ‘추청’을 제치고 가장 맛있는 쌀로 선정되었다.
‘중원진미’는 출수기가 8월 9일로 중부 내륙지역인 충주시에 알맞은 중생종 품종이며, 줄기 길이가 77cm로 지역 한우농가의 조사료 수요에 적합한 정도의 길이다. 포기당 이삭 수는 13개, 이삭당 벼알 수는 96개이며 등숙비율은 89.7%이고 10a당 쌀 수량은 529kg이다.
‘중원진미’의 현미 천립중은 22.5g, 현미 길이와 너비는 각각 5.06mm, 2.72mm이며 장폭비는 1.86으로 국내 일반 벼 품종과 비슷한 중단립종이다. 쌀에는 심복백이 없고, 단백질 함량이 5.8%, 아밀로스 함량은 18.2%로 양호한 미질 특성을 가지고 있다.
‘중원진미’는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 결과에서 평균 3.0의 중도 저항성 반응을 보였다. ‘중원진미’는 벼멸구 저항성 유전자(Bph18) 뿐 아니라 벼흰잎마름병 저항성 유전자 xa5와 줄무늬잎마름병 저항성 유전자 Stvb-i도 함께 보유하여 벼멸구,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저항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중원진미’는 2026년부터 충주시 공공비축미 품종으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된다. 올해 10ha로 시범재배를 시작해 2028년에는 재배면적 1,000ha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채종단지 조성, 쌀 브랜드 개발, 전용 포장지 디자인도 함께 추진하여 안정적인 보급과 시장 확대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물론 ‘중원진미’를 안정적으로 재배하려면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냉해에 약해 중산간지대나 냉해가 잦은 지역에서는 재배를 피하는 것이 좋고, 질소 비료과다 사용은 도복과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키다리병 방제를 위해 종자소독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또한 수확기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수발아 위험이 있어 적기 수확이 중요하다.
‘중원진미’는 단순한 신품종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의 안정적인 쌀 생산, 외래품종 의존도 절감, 지역 농업과 소비자가 함께 만든 품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중원진미’가 충주를 대표하는 새로운 지역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