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시대다. 스마트팜 시장에도 수많은 기술과 기업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30년 넘게 대한민국 시설원예의 곁을 지켜온 기업이 있다.
화려한 말보다는 흙먼지 묻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장해 온 (주)우성하이텍이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농민을 위한 실용주의’를 고집하며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이기주 대표를 만났다.
“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사실 지난 30년간 한 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지요.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현장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기주 대표는 우성하이텍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로 ‘현장 중심의 사고’를 꼽았다. 최첨단기술을 앞세우기보다, 농민에게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구현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해완 회장이 개발해 국내 온실 자동화에 큰 영향을 끼친 DC24V 전동개폐기 ‘롤업스타’ 역시 이러한 철학 속에서 농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탄생했다. 이러한 현장 중심 철학은 우성하이텍의 최근 제품 라인업 전반에 반영돼 있다. 이기주 대표는 “농업 환경은 농가마다 천차만별”이라며, 획일적인 시스템이 아닌 농가 규모와 작물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비닐하우스 농가에는 ‘팜시스(Farmsys)’가 적용된다. 팜시스는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습도와 환기, 커튼 등 하우스 환경 전반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복합환경제어 시스템이다. 복잡한 기능을 덜어내고 필수 제어에 집중한 구조로 설계돼, 비닐하우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자동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대 20여 개 채널을 개별 제어할 수 있어 농가별 시설 구성과 작물 특성에 맞춘 유연한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대규모 유리온실이나 연동 하우스에는 ‘웰시스(Welsys) 플러스’가 적용된다. 웰시스는 다수의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냉·난방과 환기, 차광 등 여러 제어 요소를 동시에 운영하는 ICT 기반 복합환경 자동제어 시스템이다. 설비 구조가 복잡한 대형 시설에서도 구역 간 환경 편차를 최소화하고, 전체 시설의 환경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도 농민이 쓰기 부담스럽다면 소용이 없다”며, “초기 설치비를 낮추고 소액의 월 구독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기창 제어시스템과 연계된 모바일 원격제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스마트 농업을 보다 많은 농가가 현실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신뢰로 쌓아 올린 우성하이텍의 자부심
우성하이텍의 저력은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농업 환경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 시장에서 우성하이텍의 제품은 ‘믿고 쓰는 제품’으로 통한다.
“일본 바이어들은 깐깐하기로 유명합니다. 저가형 제품들이 시장을 공략해도, 결국 다시 저희를 찾아옵니다. 고장 없는 품질과 철저한 사후관리 덕분이죠.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저희는 지난 10여 년간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습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가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기주 대표는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최근 대규모 스마트팜 창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농업은 ‘규모’ 이전에 ‘경험’이 중요한 산업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빚을 내어 큰 시설을 짓기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직접 작물을 키우며 실패와 성공을 경험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우성하이텍의 지난 30여 년이 그러했듯, 농업 또한 묵묵히 땅을 일구는 정직한 땀방울을 배신하지 않는다. 기술 이전에 사람을 생각하고, 화려함 이전에 내실을 다지는 우성하이텍. 그들의 뚝심 있는 행보가 우리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