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황석정 배우의 농장은 총 2314㎡(700평) 규모이다. 농장을 혼자 이끌기에는 버거운 규모이고, 여럿이 하기엔 애매한(?) 규모라고 설명하는 그녀는 최근에는 아예 그 누구의 도움을 안 받고 홀로 농장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의 크고 작은 일들이 일일이 그녀의 손을 거치고 있다. 배우와 농업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불광동 자택에서 만났다.
황석정 배우는 지난해 KBS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해 솔직하고 진솔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 얻었다.
그동안 그녀는 자신의 농장과 자연 속에서 일상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방송에서 그녀는 화려한 배우의 모습과는 다른, 흙과 함께 식물을 돌보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담담하게 드러냈다.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 선배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식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연 속에서 어떻게 숨을 고르는지를 진솔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황석정은 배우 생활을 하며 농장 일을 하느라 거칠 대로 거칠어진 손 때문에 대역을 쓰는 일도 있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을 한 번도 부끄럽다고 여긴 적이 없었다고.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은 배우지만 농업인의 삶도 자신의 또 다른 삶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농업인으로 살면서 배우라는 본업을 대신한 것은 아니다. 촬영 일정이 생기면 농장의 일을 조율하고, 작품을 마치면 다시 농장으로 돌아온다.
몇 해 전 농장 일로 가장 분주하고 힘들었던 시기에도 1인극 ‘일리아드’로 관객 앞에 서기도 했다. 당시 황석정 배우는 무대와 농장을 오가며 극한의(?) 생활을 이어갔다. 연극인들 사이에서도 1인극은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 홀로 무대 위에서 서사를 끝까지 끌고 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가장 어려운 장르로 꼽힌다. 무대에서 의지할 상대도, 숨을 고를 틈도 없는 90여 분을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채우고 이끌고 가야 한다.
황석정은 낮에는 햇살이 반겨주는 농장에서 작물을 돌보며 사랑스러운 식물과 함께 농부의 시간을 보내고,밤이 되면 대본을 붙잡고 배우로서의 시간을 이어갔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면서도 농장 일에 게을리 한 적도 없다.
그녀는 흙 묻은 손으로 삶을 가꾸고, 무대 위에서는 온몸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농사와 연극, 전혀 다른 분야 같지만, 그녀는 서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연극은 직업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었고, 농사는 그 무대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자 에너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정은 식물을 돌보는 일과 연기를 하는 일은 많은 부분 닮아 있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식물의 상태를 살피고, 기다리고, 때로는 인내해야 하듯이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그녀는 농부이자 배우로, 삶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자신만의 시간을 묵묵히 쌓아가고 있다.
그녀는 날씨 좋은 날에 농장에서 지인들과 음식을 나누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작은 연주회를 열어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제가 키운 식물을 보며 사람들이 마음 편안해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고 충만한 느낌을 받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