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패기와 열정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주혜·신동엽·김주성 대표. 그들은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익산과 부여에서 ‘방울토마토 명가(名家)’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가족과의 유대를 기반으로 각자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는 청년 농부들을 만나보았다.
소득 창출보다 목표와 방향성이 중요
단단하고 탱글한 육질에 달콤한 과즙이 가득한 방울토마토. 열량이 낮고 섬유질이 풍부해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는 방울토마토는 라이코펜, 비타민, 칼슘, 엽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갖춰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건강 채소이다.
부여 세도가 방울토마토의 재배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천혜의 환경 덕분이다. 금강변 평야 지역이라 물이 깨끗하고 일조량도 풍부하다. 일교차도 커서 방울토마토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이곳에서는 아버지 김왕철 대표와 아들 김주성 대표가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웃 마을처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전북 익산에서는 딸 김주혜 대표와 예비 사위 신동엽 대표가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부여군은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를 위해 일찌감치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팜 농법을 도입했다. 현재 부여의 방울토마토 농가 대부분은 스마트팜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부여군 못지않게 스마트팜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익산시도 방울토마토 재배면적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전북 익산에서 재배되는 작목 중 시설토마토가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린 작목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시설 토마토의 품질이 좋고 소비자 수요와 인기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제 웬만한 품질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단순히 농사를 지어 소득을 창출하겠다는 생각보다 방울토마토 농사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방향성에 따라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부천에서 빙수 가게를 운영하다가 귀농을 하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꿈은 아니었지만 도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것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방울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소득도 창출하고 우리만의 사업으로 브랜드화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김주혜 대표가 농사를 짓게 된 계기에 대해 들려주었다. 식품업계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던 신동엽 대표도 예비 신부인 김주혜 대표와 함께 빙수 가게를 운영하다가 귀농을 하게 되었다. 충남도립대에서 스마트팜 재배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온 김주성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부여와 세도를 오가며 끈끈한 유대를 돈독하게 하는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마트팜 재배기술로 품질 향상
아버지께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지을 때는 토경재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팜 재배기술을 도입해 농사를 짓고 있다.
“스마트팜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면 환경 제어를 통해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자동으로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농작물은 정성을 들인 만큼 품질이 향상되기 때문에 아무리 스마트팜이라고 해도 24시간 신경을 써서 돌봐야 합니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익산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서 이 지역 농가들이 병충해 피해를 입었어요. 우리 농장도 총채벌레 피해가 있었죠. 애써 키운 방울토마토를 뽑아내고 다시 심기를 반복하며 많이 힘들었지만 아버지께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주신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김주혜 대표가 스마트팜 재배의 장점과 농사 과정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들려주었다.
익산과 부여의 농장을 합하면 약 3만 3057㎡(1만평)나 되기 때문에 온가족이 똘똘 뭉쳐 농사를 지어도 병충해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마음이 무너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수확하기 전 치르는 ‘액땜’이라 생각하며 농장 운영에 더 열정을 쏟았다. 힘든 시기 절망보다는 긍정의 힘으로 이겨낸 덕분인지 지난해 12월에는 온가족이 다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첫 수확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바라던 대로 농장 안에는 색도 예쁘고 튼실한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죠. 별도로 첨가한 것 없이 정석대로 재배했는데 당도도 평균보다 높은 8 Brix가 나왔어요. 상차를 할 때 뿌뜻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라면을 먹어가며 농장에서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이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요.”
공선출하회 통한 출하로 신뢰도 으뜸
세 명의 청년농부들이 한창 작업 중인 농장 안으로 들어가자 방울토마토들이 초록빛에서 붉은빛으로 선명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높고 튼튼하게 지은 단동 하우스의 최신 시설들도 잘 정비돼 있고 보온 커튼이 찬 공기를 막아주어 더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더하드입니다. 방울토마토를 크고 예쁘게 키워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이 품종을 선택했어요. 아직은 초보 농부여서 순수 양액만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pH는 5.8, EC는 2.8~3.0을 기준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어요.
부여와 익산은 비교적 온화하지만 동절기에는 가온이 필요해요. 온도는 23~25℃ 습도는 60~70%로 맞추고 수시로 환기를 하고 있습니다. 난방은 전기보일러로 하고 보온커튼으로 열손실을 방지하고 있어요.”
신동엽 대표가 재배 품종과 재배 방법에 대해 들려주었다. 이곳에서 주 재배 품종으로 선택한 더하드는 대과종에 선명한 색 발현이 특징이다. 고온에 강해 여름에도 경도가 좋다. 꼭지 빠짐이 덜하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돼 다수확이 가능하다.
그들이 생산한 방울토마토는 세도농협 공선출하회를 통해 출하된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생산한 방울토마토는 약 24톤이지만 향후 생산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온가족이 공선회를 통해 출하한 방울토마토는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면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공선출하회를 통해 출하하니 선별과 포장, 유통과 판매까지 모두 해결이 되어서 편리해요. 수출을 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고, 농가소득 증대, 지역경제에 기여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김주혜 대표의 말에 이어 김주성 대표도 앞으로의 꿈과 목표를 들려주었다.
“최고 품질의 방울토마토 재배를 통해 내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요. 방울토마토 명인 하면 우리 가족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우수한 품질의 방울토마토로 소비자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은 수확의 기쁨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김주혜·신동엽·김주성 대표. 그들의 열정과 성실함이 부여와 익산 농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