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목선인장은 꽃처럼 선명하고 아름다워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가 많은 식물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접목 선인장 수출을 본격화한 이후 꾸준히 신품종 연구개발에 힘쓰며 고품질 선인장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인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고양시는 지금도 선인장 수출 중심지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백야농원은 수출용 접목선인장의 산실로 명성이 높다. 비모란 육성 전문가로 40년간 한 길을 걸어온 백병열 대표를 만나 최근 주 재배 품종으로 도입한 신품종 ‘강적’ 재배 기술에 대해 들어보았다.
농진청과 협력해 신품종 시범재배
백야농원 안으로 들어가면 빨간색과 주황색, 노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접목선인장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백병열 대표는 올해로 접목선인장을 재배한 지 40년이 되었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건설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지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형형색색으로 자라는 비모란 선인장에 매료돼 귀농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 화훼 품목인 비모란 선인장은 형형색색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지녔다. 하지만 엽록소가 거의 없어 스스로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삼각주 선인장에 접목해 재배한다.
백야농원은 약 1만1239㎡(3400평) 규모의 온실에서 접목선인장을 재배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접목선인장을 공급받아 증식 후 다른 농가로 보급하는 지정 농가로서 신뢰와 협력으로 12년간 접목선인장 보급과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품종 ‘강적’을 중심으로 ‘호연’ 등 다양한 신품종을 시범재배 중이다.
산딸기처럼 아기자기한 자구와 단단한 조직
신품종 ‘강적’은 진하고 선명한 빨간색이 특징이다. 편원형의 모구와 아기자기한 여러 개의 자구가 뚜렷해 보석처럼 화려하고 빨간 장미처럼 매혹적이다. 구의 경도가 강하고 회색 가시는 3.5mm 정도로 짧아서 재배와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다.
“접목선인장은 관상 가치가 큰 만큼 수출할 때 색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강적’은 모구와 자구가 다른 품종보다 단단해 재배 시 수월하고 장기간 운송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습니다.”
선인장은 햇볕이 충분하고 건조한 맑은 날씨, 쾌적한 환경을 좋아한다. 백야농원은 10년 전 시설 현대화를 통해 관수와 하우스 개폐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접목 선인장의 크기와 배열에 적합한 하이베드까지 직접 설계해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또한 대목 재배실과 접목실, 건조실이 분리돼 편리하다. 품종별 색상과 장점이 잘 발현되고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구획이 나눠져 있다.
“우리 농장은 선인장을 연중 재배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온도를 15~18℃로 맞춰줍니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베드 재배가 선인장에 좋은생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요. 동절기에는 전기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건조실에도 제습기를 설치해 균일하게 고품질을 유지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비모란 선인장은 색상에 따라 특성이 모두 달라요. 광량과 관수량을 다르게 해야 하고 배수와 통풍,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합니다.”
수출 재도약 위한 정부 지원 필요
백야농원은 접목선인장 수출 농가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할 만큼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지금은 수출 여건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생산량과 수출 물량이 줄어들었으나, 연간 560만개 이상 미국, 멕시코, 콜롬비아, 일본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전성기와 비교하면 수출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다른 선인장 농가들도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여러 차례 위기를 거치면서 선인장 수출 농가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선인장 농사를 오래 지을수록, 대농일수록 부채가 쌓이고 있는 실정이에요. 일괄적인 지원보다 선인장 재배 면적과 연간 수출량 등 농가의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 후 규모에 맞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농가들이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저리 대출을 통해 재투자와 재도약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선인장 농가들이 활력을 되찾고 일어서야 수출 회복과 재도약이 가능한 것이니까요.”
40년 세월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깃들어선지 오와 열을 맞춰 선 접목 선인장들도 잘 닦인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비모란 장인이 만들어낸 선인장 물결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무지개처럼 찬란하게 보였다. 불철주야 접목선인장 재배에 매진하며 수출에 기여해온 백병열 대표. 농장 이름처럼 어둠 없는 밝은 빛이 선인장 수출의 길을 환하게 비춰주길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
권오현 농업연구관
Q. 비모란 선인장 ‘강적’의 육성 과정이 궁금합니다.
‘강적’은 수출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육성했습니다. 선명한 구색의 ‘이색(Isaek)’ 품종을 모본으로, 진한 적색 계통의 ‘수연(Suyeon)’을 부본으로 교배해 2018년 8월 인공교배를 실시했어요. 교배 후 수확한 종자를 파종한 후, 발아한 유묘를 삼각주 선인장에 접목해 양성했습니다. 이후 생육이 우수한 실생계통 중에서 구색, 구의 경도, 자구 수 등을 고려해 ‘1802005’ 계통을 1차 선발했어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차에 걸쳐 특성을 검정한 후 2022년에 ‘원교 G1-366’의 계통명을 부여했습니다. 2022년 ‘선인장 육성계통 평가회’와 ‘농작물 직무 육성 신품종 선정 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발했고 ‘강적’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Q. 신품종 ‘강적’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강적’은 해외 수출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진한 적색을 가졌어요. 자구 수가 많아 재배 농가에서 증식하기에 유리합니다. 구가 단단해서 상품성 보존을 잘 할 수 있어요. 특히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수출 과정에서 구의 손상과 품질 저하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시범재배 현황과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강적은 화훼 신품종 이용 촉진사업을 통해 고양, 음성, 상주 지역의 접목선인장 재배 농가에서 시범 재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수성이 잘 발현돼 향후 농가 보급과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뿐만 아니라 수출용 적색 접목선인장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재배 상의 유의점은 무엇인가요?
‘강적’ 품종의 선명한 적색 발현을 위해서는 정식 후 온실 내부 광도를 약 45klux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모란 선인장은 접목 과정에서 사용하는 칼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접목 도구는 반드시 소독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바이러스 감염 시 접목 활착률이 낮아지고, 구의 직경과 자구 발생 수가 감소할 수 있어 위생적인 접목 관리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