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안공원 일원에서 개최된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지난 5월 24일 한 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박람회는 기존의 관람형 화훼 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원예치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행사 기간 동안 행사장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관광객 등 수많은 인파가 몰려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박람회는 ‘자연에서 찾는 건강한 미래, 원예&치유’를 주제로 펼쳐졌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행사 기간 동안 총 183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조직위가 목표로 설정했던 182만 명을 웃도는 수치로, 행사 막바지까지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들며 대성황을 이뤘다. 이 같은 열기는 박람회장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꽃지해수욕장과 안면도 일대 주변 관광지 및 상권으로까지 이어져 지역 사회 전반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었다.
바다와 정원이 어우러진 치유의 공간,
오감을 깨우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태안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인공 정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이었다. 서해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테마 정원과 산책길은 기존 박람회장의 전형적인 일방통행식 전시 동선에서 탈피해, 관람객이 언제든 머무르고 쉬어갈 수 있는 정주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박람회장 내에 조성된 총 22개의 테마 야외정원은 구역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냈다. 향기식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머리를 맑게 해주는 치유정원부터 태안 지역의 자생식물을 조화롭게 배치한 자연형 정원, 계절 초화를 활용해 화려함을 극대화한 포토정원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정원 곳곳에 충분한 쉼터와 휴게 시설을 마련해 둔 덕분에 관람객들은 서두르지 않고 오랜 시간 정원에 머물며 식물이 주는 위로를 만끽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단순한 시각적 관람을 넘어 정서적 안정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김모 씨(42)는 “원래는 아이들에게 꽃 구경을 시켜주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그늘과 벤치가 많아 만족스러웠다”며 “바다를 바라보며 정원을 천천히 걷다 보니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깊은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러한 반응은 박람회 기간 내내 진행된 다채로운 원예 체험 프로그램에서도 증명됐다. 반려식물 만들기, 허브 활용 테라피, 일상 생활원예 프로그램 등 식물을 직접 만지고 흙 내음을 맡는 활동 공간마다 참가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첨단 기술과의 융합,
산업과 지역경제를 견인하다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는 전통적인 정원 전시 기법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형 디지털 기술을 대거 접목해 콘텐츠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관람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그에 맞는 음악을 연주해 주는 ‘AI 하모니가든’이었다. 첨단 인공지능 기술과 원예가 결합된 이 이색적인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더불어 원예가 가진 치유적 메커니즘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특별관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은 꽃과 빛, 영상이 조화를 이루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고, 이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박람회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콘텐츠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성과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됐다. 행사장 한편에서 마련된 산업 전시관에는 국내외 화훼 및 치유농업 관련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해 최신 기술과 기자재, 생활원예 제품들을 대중에게 선보였다. 이번 박람회에는 해외 36개국과 국내외 151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화훼·치유·헬스·푸드 분야를 중심으로 약 90억 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되는 전과를 올렸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박람회 개최를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막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총소비지출액 약 1,610억 원, 생산유발효과 3,667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37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었으며, 박람회 운영 및 관리 과정에서 약 2,909명의 취업유발효과가 발생해 지역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도 일대 상권 역시 한 달 내내 특수를 누렸다. 인근 숙박업소와 음식점, 카페 등은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꽃지해수욕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박람회장 내부의 체류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으로 유입되는 고객들의 발길도 정체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치유농업의 미래 비전 제시,
축제는 계속된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지역 축제의 한계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원예와 정원문화가 인간의 삶의 질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그 미래 지향적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최근 고령화와 스트레스성 질환 증가로 인해 치유농업(Agro-healing)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태안군이 선보인 정원 기반의 관광·휴식 모델은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식물이 단순히 조경이나 생산의 목적에 그치지 않고, 대중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하는 핵심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공식적인 박람회 일정은 한 달간의 대장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정원의 온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행사 폐막 이후에도 박람회장을 찾아준 관람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축제의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6월 7일까지 야외정원 구역을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녹음이 짙어지는 신록의 계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쉼’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당분간 안면도 꽃지해변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