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까지 소문난 ‘샤인머스캣’ 포도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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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까지 소문난 ‘샤인머스캣’ 포도의 달인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8.0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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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김성광 대표

씨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의 인기가 날로 늘고 있다. 
최근 캠벨얼리 포도 폐원 면적은 늘어난 반면, 샤인머스캣 묘목을 새로 심은 농가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만큼 맛있고 시세도 좋다는 증거다.

여름에 먹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이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껍질째 먹고 씨가 없어 먹기 편하고 맛도 좋기 때문이다. 인기 만큼 시세도 좋아, 포도 농가들 사이에선 ‘꿈의 포도’로 불린다.

포도 주산지인 충북 영동군의 김성광 대표는 지역 내에서 가장 먼저 ‘샤인머스캣’ 대규모 재배에 성공했다.

샤인머스캣을 재배한 지는 5년여 됐다. 면적 2600㎡(800평)의 연동 비닐하우스에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한다.

올해 예상 소득은 6000만원

중국에 6t 수출 예정

한국포도회 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성광 대표는 영동군 샤인수출작목반 회원이기도 하다. 작목반은 올해 일찌감치 중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김 대표는 수출에 참여하기로 정해진 농가 15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영동에서 샤인머스캣을 시장에 출하할 만큼 수확하는 농가는 총 약 50호. 이제 막 재배를 시작한 농가까지 합하면 약 120농가다. 올해 6t을 수출하기로 한 김 대표는 수출 물량으로만 치면 전체 농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재배 기술로는 이미 선두주자 반열에 오른지 오래다.

“올해 샤인머스캣 판매 예상 소득은 약 6000만원입니다. 2kg짜리 한 상자당 약 1만 8000원의 판매 단가를 예상합니다.”

김 대표는 중간 도매상을 통해 백화점에 납품한다. 수확 시기는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다. 포도는 유통 과정 중 매우 주의해서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직거래는 하지 않는다. 간혹 마트에 진열된 상자에서 김 대표의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해 농장으로 찾아오는 ‘열혈’ 손님들이 있기는 하다.

“원더풀, 샤인머스캣”

태국 부자도 반한 청포도

한번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태국 사람이었다. 사업차 한국에 왔다가, 백화점에 진열된 포도를 맛보고 반해 김 대표에게 연락한 것이다.

“아예 여행 캐리어까지 끌고 농장으로 찾아와 포도 맛을 보여 달라는 거예요. 알고 보니 태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부자더라고요. 태국 상류층들이 포도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정작 수도인 방콕 일대는 기후 때문에 포도가 재배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때 인연을 맺은 태국인과 아직도 연락을 한다. 그는 방콕 대신 포도 농사가 가능한 치앙마이에서 포도 과수원을 일구고 있다. 가끔 재배 기술에 관한 궁금증이 있으면 김 대표에게 국제 전화를 걸어온다.

“샤인머스캣이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건 알았지만, 동남아에서도 그렇게 큰 인기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김 대표가 샤인머스캣 농사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된 이유다.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에도 한국산 샤인머스캣이 대량 수출되면 국내 포도 농가들의 소득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김 대표는 확신한다.

샤인머스캣 한 송이에 가위질 100번

흰가루병 방제가 중요

“이제 조금 있으면 봉지를 씌우는 시기입니다. 최근까지 알솎기 작업을 마쳤고요. 샤인머스캣 포도 한 송이에 가위질을 최소 100번씩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 대표의 농장을 방문한 한국포도회 손상목 국장이 설명을 덧붙인다. 고당도(22~24Brix)가 생명인 샤인머스캣의 특성상 적정 당도 유지를 위한 알솎기 작업은 필수인데, 여기에 드는 품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일일이 봉지를 씌워야 한다. 기억할 점은 흰색이 아닌 청색 봉지를 씌운다는 사실이다. 원활한 착색을 돕기 위해서다.

“외부 인력을 고용하면 아무래도 작업의 완성도가 낮아져, 부인과 함께 둘이서 포도 농사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합니다. 힘은 들더라도 고품질 포도 출하를 위해 감내해야 할 수고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샤인머스캣 재배지 주의점으로 흰가루병 방제를 꼽았다. 다른 품종에 비해 탄저병 등에는 저항성이 강하지만, 흰가루병에 취약한 경향이 있어 적기 방제에 힘써야 한다. 나방류 피해는 적은 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또 씨가 없는 포도의 특성상 무핵 재배를 위한 지베렐린 처리가 관건이다. 연중 2회 지베렐린 처리를 하는데, 만개일 등을 정확히 따져서 해야 씨 없는 청포도가 탄생한다. 이 작업이 미숙할 경우, 지베렐린 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포도 알에 씨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

샤인머스캣은 일본이 원산인 품종이다. 김 대표가 일본 방문 중에 가본 백화점에서는 샤인머스캣을 송이(450g)당 8만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그 때 본 일본산 샤인머스캣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제 막 샤인머스캣이 보급되기 시작한 한국에서도 조만간 한 송이의 예술 작품 같은 샤인머스캣이 탄생하리라고 김 대표는 믿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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