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남도 신안군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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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남도 신안군 증도
  • 월간원예
  • 승인 2009.07.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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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나고 난 뒤
가을 겨울 봄 다 가도록 외로웠지만
그대 곁에 있던 날들도
내 속에서 나를 떠나지 않는 외로움으로
나는 슬펐다
- 섬/ 도종환 詩 -

그곳에 천국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천국의 섬이라 부른다.
천사의 섬이라 부른다.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 화병이 걸려 올라오고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선박에서 6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송대, 원대의 유물 2만 8000여점이 발굴되면서
보물섬이라 불리게 되었다.

전라남도(全羅南道) 신안군(新安郡) 증도면(曾島面)은
광활한 갯벌과 염전으로 둘러싸인 섬이다.
국내 최대의 천일염을 생산하는 곳으로 2007년 12월에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cittaslow)로 지정되었다.

 

그대 떠나고 난 뒤 눈발이 길어서
그 겨울 다 가도록 외로웠지만
그대가 곁에 있던 가을 햇볕 속에서도
나는 내내 외로웠다

그대가 그대 몫의 파도를 따라
파도 속 작은 물방울로
수평선 너머 사라져간 뒤에도
하늘 올려다보며 눈물 감추었지만

그대가 내 발목을 감으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물결이었을 때도
실은 돌아서서 몰래 아파하곤 했다

그대도 눈치 채지 못하고
나도 어쩌지 못한
다만 내 외로움
내 외로움 때문에 나는 슬펐다

그대 떠나고 난 뒤
가을 겨울 봄 다 가도록 외로웠지만
그대 곁에 있던 날들도
내 속에서 나를 떠나지 않는 외로움으로
나는 슬펐다
- 섬/ 도종환 詩 -


엘도라도의 밤
바람이 방문을 잡아 흔들었다.
가끔 멀리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커다란 파도가 밤새 바위에 부딪쳤다.
혼절(魂切)한 기억으로 새벽을 맞았다.

은빛으로 빛나던 해변에
갯방풍이 피었다.
졌다.

황해도 거친 파도에 밀려
우전리 앞 바닷가에 떠내려 온 순비기나무가
비스듬히 누워 솔향기를 대신한다. 

여기,
까마귀머루와 예덕나무 꽃망울이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보라색 꿀풀이 파도소리에 귀 기울인다.

가만가만 밟히는 모래 위로
시간이 멈춘다.
파도가 발등을 희롱한다.

뭍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에
고삼이 아름답다.
비쑥이 하늘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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