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배의 명성 회복 하겠습니다” 이른 추석용 고품질 배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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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배의 명성 회복 하겠습니다” 이른 추석용 고품질 배 ‘신화’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8.09.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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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필농원 나종필 농가대표

[더 많은 소식은 월간원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차례상에 빠짐없이 올라가는 배. 보름달처럼 둥근 배를 보노라면 마음까지 든든해 조상님께 올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지난달 10일 민족의 최대명절 중 하나인 추석을 2주 앞두고 한창 수확중인 전남 나주의 배 농가를 찾았다.

배는 나무에서 과실까지 그 쓰임새와 활용도가 높고 배에 함유된 영양성분은 먹을 수 있는 부분이 80~82%, 수분함량이 85~88%으로 열량은 51kcal 정도이다.
전 세계에 약 20여 품종이 있으며 일본배·중국배·서양배의 3품종군으로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배는 대부분 일본배에 속하는 품종이다. 우리나라 남단, 일본의 중부이남 및 중국의 양자강 연안을 중심으로 한 광동성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배 재배 역사는 삼한시대와 신라의 문헌에 배에 관한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에 배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을 보면 배에 관한 역사가 매우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들은 중생종인 신고를 중심으로 장십량과 만생종인 금촌추 만삼길이 전체 재배면적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신화’배는 9월 상순이나 중순께 출하할 수 있어 ‘신고’품종보다 빨리 유통할 수 있다. 당도가 13Brix 정도로 높고 맛이 뛰어나다. ‘신화’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88.2ha, 지역별로는 경기도 안성, 전남 나주 지역에서 각각 34.1, 26.7ha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원예원 신품종 ‘신화’배 당도 매우 뛰어나
필농원 나종필 농가대표는 아직 재배한 적이 없는 신품종 ‘신화’를 3년 전부터 재배하고 있다.
나주지역 전체 100농가 정도 조금씩 보급되고 있는데, 나 대표는 과수원을 분리해 기존 신고품종 배 23140㎡(7000평)과 더불어 신품종 ‘신화’ 9917㎡(3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신품종을 알게 된 경로는 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를 통해 쭉 지켜보면서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당도는 기존 신고보다 2~4브릭스(Brix) 차이가 나 더 높고 가격도 신고와 비슷하게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전체적인 시장반응은 아직 공판장에는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아 유통이 어떻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나 대표의 배 사랑과 자부심은 대단했다.
나주배 혁신포럼 대표도 지내고 있는 나종필 농가대표는 50대로 비교적 젊은 농부임에도 과거부터 30년간 배를 위한 연구와 토론, 유통의 흐름, 중매인의 반응 등 배 에 관련 한 지식과 애정도 남다르다는 것을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신화’품종은 평균 무게가 630g 정도로, 9월 상순(나주 기준 9월 5일∼10일)에 수확된다. 특히, 추석 선물용 배는 모양도 중요한데 ‘신화’는 상품성 있는 열매 생산 비율이 높고 상온에서 30일 정도 보관할 수 있을 만큼 저장력도 좋다.

나주 배 고유 특성 사라져 아쉬워
“농촌이 절대적 위기에 있습니다. 과거 ‘신고’품종 이전에는 나주지역이 배 산업을 선도하면서 명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신고배로 모든 지역이 통일되다시피 해 나주 고유의 지역특산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 대표는 ‘신고’품종처럼 중매인 유통인들이 저장성과 다루기 쉬워 선호하고 선도하는 시장으로 변해 나주 배의 고유 특성과 명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과일수급정책에 대해서도 과거 정부에서 90년대 초반 때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농민들에게 주면서 사탕발림했지만 과수산업은 결과적으로 지역적 특성이 없어짐으로 인해 망가져 버렸다고 지적한다. 전에는 전국적으로 어떤 과수든 품종이 다양했지만 이젠 그러한 특성들이 없다는 것.

나 대표가 해 질 무렵 신화 배 과수원에서 수확한 바구니를 들고 있다. 추석 전에 유통할 수 있으면서 품질도 뛰어나 기존 배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품종으로 기대하고 있다.

 

탁월한 품종선택, 노후대비 안전한 시설보강
나종필 농가대표는 신화 배 재배 농장애칭을 연금농장이라고 지었다. 나중에 이곳이 자신에게 노후에 살아 갈 연금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80세이상 농사짓는다고 가정하고 9917㎡(3000평)에 1652㎡(500평) 정도 따로 떼어내어 텃밭을 가꿔 연금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었을 때 관리하기 쉽도록 시설을 하나하나 보강해가며 태풍에 대비해 튼튼한 방풍망과 튼튼한 보강대와 지지대 설치, 새와 해충에 대비한 가림그물망 시설 등 차근차근 조금씩 투자하며 보강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시식해 본 신화 품종 배는 생각했던 것보다 당도가 높아서 깜짝 놀랐다. 예전 나주 배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터넷 등 직거래, 소비자 홍보 필요
현재 신화 배는 올해 처음 출하해 아직 소비자들에게 홍보가 되어있지 않아 직거래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품질에 자신이 있어 출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터넷 판매와 한번 먹어 본 고객들이 소문내 찾아오거나 추석을 앞두고 전화주문이 오기 시작한다고.
시청에도 신품종 출하를 홍보하고 있고, 가격은 5kg단위로 택배비 빼고 2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작황은 대체적으로 올 초 냉해피해와 고온 등으로 가뭄에 과수들이 작은 편이다.
심식나방 등이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관련 대비도 하고 있다.

배 과수원 한쪽 창고에 붙어있는 시. 그의 배 문화에 대한 애정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농산물 문화적 마인드 심어야
“포도주는 1억 원짜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소믈리에라는 역사와 문화를 바탕에 두고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우리 농산물도 격을 높여 문화마인드를 형성해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나 대표는 배는 기능성을 담고 있어 스트레스와 기관지,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효소성분이 많아 몸에 좋다고 말한다. 여기에 과일을 깍아 먹는 불편함을 상쇄시킬 수 있는 문화적 마인드를 심어 정부에서도 식문화를 널리 퍼트려 자국 음식문화와 지역특산물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체계를 잡아 학교에서부터 패스트푸드에 대한 거리를 두고 식문화에 대한 기본지식과 마인드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배를 먹게 하고 지역적 특산물의 그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나 대표의 철학을 이야기 한다.
배로서 한국사를 볼 수 있어야 하고, 문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공무원들도 여기에 일조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러질 못해 아쉽다고 한다.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공무원 한명이 지역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과수원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나 대표. 그는 어쩌면 더 큰 그림으로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과수 산업 발전을 위한.

과거 나주 배 명성 살려야
100년의 역사를 가진 근대 배의 역사 속에서 과거 금촌추 품종이 떪은 맛이 있지만 나주의 토양과 어울려 이를 상쇄시키는 향기가 가득한 배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금촌추는 일본 고지현(高知縣) 인정천(仁淀川) 유역에서 우연실생으로 발견된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1907년 도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금촌추 배를 너무 좋아해 더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나주는 큰 산이 없어 빛을 가리지 않아 태양의 일조량이 매우 많고 과일들의 당도가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다.
나종필 농가대표는 앞으로 한살림 같은 생활협동조합에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한 신화 배를 출하 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동안 양심적으로 열심히 농사 한 과일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화’품종이 과거 나주 배의 명성을 이어가기를 바라면서... 

 

MINI interview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농업연구관 김윤경

신품종을 육성하게 된 경위는?
배 적정숙기는 10월 상순으로 우리나라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이 9월 중순인 해에는 일부 지역에서 미숙과를 수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산하 배연구소에서는 외형이 수려하고 재배하기 용이해 널리 보급 돼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신고’품종과 숙기가 빠르며 맛이 뛰어난 ‘화산’품종을 교배해 지난 2009년 ‘신화’품종을 육성하게 됐다. 

신품종 특성에 대해 소개한다면?
‘신화’는 평균 숙기가 9월 10일(나주 기준)로 ‘신고’보다 20일 이상 빠른 품종이다. 황갈색 과피를 가진 편원형 과실을 수확할 수 있으며, 평균 과중 630g의 중대과로서 당도 또한 13브릭스(Brix) 내외로 높다.  과즙이 풍부하고 신맛과 석세포가 적어 식감이 부드럽기 때문에 맛이 깔끔하다. 과실의 저장성도 양호해 상온에서 30∼40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수체특성으로 단과지 형성 및 유지가 잘되어 재배관리가 용이하고, 꽃가루량은 적으나 주요 품종과 교배친화성이 높다.

농가에서 재배 시 유의할 점은?
배 검은별무늬병에 비교적 강하며, 검은무늬병에는 저항성을 보이기 때문에 병해 방제에 유리하지만 꼬마배나무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해충 방제에 유의해야 한다. 종자형성이 빈약할 경우 과경부에 골이 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수를 확보하거나 인공수분을 철저히 하여 많은 종자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신품종 농가보급 전망은?
신화’품종은 ‘신고’배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품질 또한 당도가 높고 뛰어나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차세대 품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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