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농사, 과학을 접목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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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농사, 과학을 접목시키다!
  • 이지우 기자
  • 승인 2018.09.27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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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 우리농원 김종환 대표

[더 많은 소식은 월간원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32년째 화훼류를 재배해 온 김종환 대표. 그의 농원은 여느 곳과 다른 이채로운 풍경이었다. 꽃을 기르는 농원에 온갖 공구와 기계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우리농원은 그가 지금까지 장미를 재배하며 걸어온 길이 남들과 같지 않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김종환 대표는 9256㎡(2800평) 규모의 부지에 온실 두 동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다. 그를 만난 곳은 온실 옆에 있는 창고형 연구실. 그곳엔 캠핑 의자 몇 개, 그리고 온갖 공구와 부속품들이 가득했다. 마치 공업사에 온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
그의 온실에선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왔다. 장미와의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김종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장미도 살아있는 생명체라 소통하지 않으면 죽어버려요. 우선 내가 듣기에 좋으니까 장미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합니다.”

농사의 기본은 ‘물’
끊임없이 공부한다

김종환 대표는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는 질문에 ‘물’의 중요함을 가장 먼저 얘기했다. 양액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물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그의 온실이 있는 부지는 지하수보다 하천수를 끌어다 써야하는 환경인데 이를 활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하천수를 끌어다 쓰다 보니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중요한 것은 물을 얼마나 일정하게 조절해서 공급하느냐는 것인데, 이를 조절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근처 하천에 최근 보를 트면서 물이 고이지 않고 계속해서 흐르다보니 이를 활용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는 물의 성질을 잘 이해해야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의 성분을 분석하는 검사기를 보여주며 농사를 짓기 위해 미적분까지 공부한다는 김종환 대표. “용존 산소량이 높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사용해야 양액 시 좀 더 많은 영양분이 장미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수학은 물론 물리, 화학까지 공부하고 있어요.”

김종환 대표는 재배하는 장미와의 소통을 중시했다. 장미도 살아있는 생명체인 만큼 관심과 손길을 줘야 좋은 상품으로 자랄 수 있다고.

수많은 시행착오
관성에 기대지 않아

김종환 대표의 온실은 그 규모부터 일반적이지 않았다. 한 동에 3305㎡(1000평)가 넘는 온실은 뼈대부터 비닐, 개폐장치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힘으로 건설했다. 26년 전 현재와 같은 인프라가 없던 시절부터 개발을 했고, 수없이 많은 난관을 만났다. “고물상에서 파는 파이프를 사다가 용접해서 온실을 올리고, 태풍을 만나 수포로 돌아가길 반복했죠. 자재도 충분치 않던 시절부터 기존 6~7미터 폭의 일반적인 온실과 전혀 다른 16미터 폭의 온실을 혼자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뭐 하나 기존 것을 쓸 수가 없었죠. 결국 모든 걸 저 혼자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H빔을 이용한 뼈대로 태풍에 와도 끄떡없는 튼튼한 시설을 만들었다. 또한 차광을 위한 부직포 커튼과 온실 상부 개폐 시설까지 자동화로 스스로 구축했다. 그의 연구소 안에 있던 그 수많은 공구들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종환 대표의 사무실이자 연구실. 이곳엔 장미 농원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온갖 공구와 기계장비가 가득했다. 그는 26년 전부터 혼자 전에 없던 대규모 온실을 설계해 만들어왔다.

농사는 사람 손으로
자동화는 도울 뿐

하우스 두 동으로 주변에서 가장 많은 장미를 생산해낸다는 김종환 대표. 그에게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팜 이슈에 대해 물었다. 온실을 기초부터 설비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한 전문가와 다름없기에 그의 생각이 궁금했지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농사는 사람 손으로 짓는 겁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스마트팜이니, 자동화 시설이니 하면서 농민들을 오락가락하게 만드는데, 저는 어느 정도의 자동화 시스템은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작물은 농사꾼의 손을 안타면 금방 죽어버려요. 저 역시 매일 장미를 가꾸며 소통합니다. 정부로부터 지원 받아 농원에 설비만 갖춰놓고 농사는 형편없는 사람들 적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든 절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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