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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우리 들국화를 되살리는 육종가인천광역시 국야농원 이재경 대표

<월간원예 = 이춘희 기자>

원예종의 대중적인 보급으로 인해 점차 희미해지는 국내 자생 국화. 들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내 야생 국화의 육종을 통해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는 이재경 대표. 그는 지난 30년간 국내 자생 국화의 육종을 위해 헌신해왔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다. 전국적으로 국화 축제가 열리고, 공원이나 행사장에는 각종 국화가 전시되어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그 수많은 전시장에서 국내 자생 국화를 보기란 쉽지 않다. 국화 전시회의 대부분은 원예종으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들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자생 국화의 입지가 날로 줄어들고 있어요. 전국을 다녀 봐도 그 어디 하나 국내 들꽃을 전시하는 곳이 없습니다. 물론 원예종이 전시하기 쉬운 부분이 있죠. 그러나 꽃 자체를 즐기느냐, 꽃을 이용하느냐의 관점에서 저는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국화는 향이 좋지만, 원예종은 전시용으론 좋을지 몰라도 향이 마땅치 않아요. 꽃이 꽃다워야 하는데…”라며 이재경 대표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현재 국야농원에서 육성되고 있는 신품종. 이재경 대표는 해국을 활용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자생 국화

쓰임새 많고 생명력 강해
현재 3305㎡(1000평)의 부지에서 국내 자생 국화를 육종하고 있는 이재경 대표. 그는 현재까지 40여 종의 신품종을 개발해 품종 보호권을 가지고 있다. 이재경 대표의 국내 자생 국화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국내 자생 국화 230여 종 중 80% 이상이 식용 혹은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예로부터 국화는 전을 부쳐 먹거나 나물을 무쳐 먹었고, 차를 끓여 향을 즐기며 마시기도 했다.
“감국은 차로 끓여 마시면 아주 좋아요. 감국은 눈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고, 두통을 낫게 합니다. 또한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되니 치매예방에도 좋지요. 우리 국화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요. 꽃이 나면 즐기다가 후에 뜯어서 먹고, 그러면 적심이 되니 또 좋은 꽃이 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순환입니까?”라며 이재경 대표는 우리 국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재경 대표는 국내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와 공동연구를 통해 국야설화, 국야수율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상품화까지 이뤄졌다.

육종은 산업
기관이나 학교가 참여해야

이재경 대표는 70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국의 산과 계곡을 다니며 국내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찾아다닌다. 육종가로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육종가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다. 국내 자생 국화를 육종해 신품종을 끊임없이 개발했고, 그가 개발한 신품종 국화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와 협력해 상품을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개발한 품종 ‘국야설화’는 대기업 조향사가 최상급으로 분류할 만큼 향이 좋았다.
하지만 품종을 개발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 그 후에 자비로 성분분석까지 해왔던 지난날을 보며 주변인들은 그를 꽃에 미친 사람이라 부르기도 했다.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은 제가 제일 흥미를 느끼는 일입니다. 더 좋은 품종을 만들어 오래도록 자생할 수 있는 우리 꽃을 세상에 선보이는 게 저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성분과 향을 가진 국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까요? 전국의 많은 육종가들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불확실성을 안고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새 품종을 개발해도 이 꽃의 성분을 알려면 성분분석을 맡겨야합니다. 개인이 계속해서 사비를 들여 모든 것을 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요. 이런 비용이 모두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일들은 기관이나 학교가 해야 할 일인데, 참 아쉽죠.”

여전히 전국의 산과 계곡을 다니며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이재경 대표. 잊혀져가는 우리 꽃을 되살리는데 애쓰고 있다.

우리 국화로 꾸민 공원
시민들에게 보여주고파

국내 자생 국화는 야생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재배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재경 대표가 육종을 하고 있는 온실에도 원예종 국화 농원과 달리 별다른 시설이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겨울 난방비도 따로 들일 필요가 없고, 물관리만 적절하게 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는 국내 자생 국화를 대중들이 좀 더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봄에는 벚꽃이 있고 들꽃도 많이 있어서 꽃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한창 커지죠. 그러나 가을에는 별다른 대표할만한 꽃이 없어요. 그래서 전국이 국화로 꾸며지죠. 그러나 대부분이 원예종입니다. 한국 고유의 꽃을 즐기는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요. 전국의 산과 들에 너무 좋은 우리 꽃이 많습니다. 그런 꽃들이 사람들 기억 속에 점점 잊혀져가고 언젠가 원예종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한번 심어놓으면 알아서 잘 자라고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국내 자생 국화가 전국의 공원과 길가에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저는 가능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우리 꽃을 발견하고 세상에 알리는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언젠가는 백두산의 들국화와 한라산의 들국화를 교배해 남북이 하나 되는 새로운 우리 꽃을 만들고 싶어요. 참 뜻 깊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춘희 기자  wgwy0405@gmail.com

<저작권자 © 월간원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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