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유입식 멧돼지 포획트랩 이용기술
상태바
연속유입식 멧돼지 포획트랩 이용기술
  • 월간원예
  • 승인 2019.02.27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간원예=편집부] 최근 5년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연평균 115억 원에 이른다. 2016년의 경우 총 피해액 중 멧돼지 피해가 56억 원으로 51.8%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피해 집계액이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농작물에 국한하지 않고 인명피해가 여전하여 종합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농업선진국에서는 멧돼지 피해 방지를 위해 약 57%가 포획트랩을 활용하고 불과 27%만이 총기포획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적으로 총기포획에만 의존하고 있고 포획트랩 보급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본 호에서는 농경지 피해뿐만 아니라 주거지에도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멧돼지 관리를 위해 포획트랩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겨울철 기온이 따스해지면서 산지 주변 농경지에 멧돼지가 출몰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농경지에서 발견된 멧돼지 발자국

멧돼지 밀도증가 원인
멧돼지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매년 지속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산지개발로 인해 멧돼지의 이동 통로가 교란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겨울철 기온이 따스해지고 눈 쌓이는 횟수가 감소해서 먹이활동에 좀 더 자유롭고, 농업인이 노령화되고 인구도 줄어 산지주변 농지이용이 활발하지 않고 방치된 농경지가 많아지는 것도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총기포획을 하는 인력 또한 노령화되거나 적극적인 수렵활동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밀도조절이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멧돼지의 강한 번식능력과 총기포획으로는 어린 개체를 포획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농작물 멧돼지 피해 경감기술의 기본방향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는 것은 병해충 관리처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방법은 우선 적정밀도를 유지하고서 이후 기피자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전기울타리를 치고, 그물망을 설치하여 피해를 막는 것은 앞으로도 유용한 방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설치는 물론이고 관리비용이 일반 농가들이 적용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설령 설치농가에서 피해를 예방했다 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피해는 근본적으로 없어지지 않은 탓이다. 밀도조절의 방안으로써 수렵단의 총기포획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 20년 동안 포획강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오히려 멧돼지 밀도가 증가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수렵활동의 여건상 일정 시기에만 포획활동이 이뤄지고 큰 개체만 일부 포획할 뿐 동시에 많은 개체를 포획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농업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연중 포획이 가능한 포획트랩은 앞으로 농경지 멧돼지 피해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먹이주기 / 미리 먹이주기는 트랩을 설치하기 전에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어 멧돼지 무리를 유동하는 과정이다.

트랩포획 1단계, 미리 먹이주기
멧돼지 트랩의 포획효율을 높이려면 최적의 장소를 정하고 미리 이동흔적과 먹이반응 수준을 확인하여야 한다. 이동흔적은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듣거나 발자국 흔적을 참고하되 인적이 드문 곳, 인근 농작물 피해가 적고 은폐된 장소를 탐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농경지 위치가 야산 깊숙이 자리 잡고 주변에 얕은 계곡이나 고인 물이 연중 있는 장소에 근접한 곳, 또는 차량이나 농기계가 근접할 수 있는 장소로 정하면 좋다.
미리 먹이주기(pre-baiting)는 트랩을 설치하기 전에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어 멧돼지 무리를 유도하는 과정이다. 유인먹이는 소 사료용 통옥수수(비육우 중기 후레이크)와 물을 부피기준 1:2로 혼합하여 3일 이상 약 25℃에서 밀폐시켜 발효시키면 된다. 보통 낮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먹이 주는 과정을 마치도록 해야 한다. 처음 먹이를 줄 경우 예비 장소 2개소 수준으로 약 500m이상 떨어진 곳을 선정하고 매일 함께 먹이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때 비닐장갑을 사용하여 먹이를 취급하고 유인먹이는 한 장소 당 1~2kg으로 제공한다. 처음 먹이를 제공하고서 약 5일정도 지나면 예비 장소 2개소 중에 먹이반응이 좋은 한 장소를 최종으로 정하여 매일 먹이를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멧돼지는 냄새에 민감하므로 먹이유인 장소에서는 소변, 흡연 등을 금하며, 멧돼지 외에 조류가 먹이를 먹을 수 있으므로 멧돼지 발자국을 주변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발자국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먹이주변을 호미 등으로 긁어서 발자국이 남도록 하여 멧돼지의 먹이행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가끔 먹이는 계속 사라지지만 멧돼지 발자국이 보이지 않은 경우 너구리, 고라니, 야생조류 등에 의한 교란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꾸준히 보일 경우라면 유인먹이가 충분하게 발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발자국이 남지 않고 먹이가 없어지면 야생조류에 의한 원인으로 판단되므로 먹이를 주고서 낙엽으로 덮어 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매일 먹이를 주어 약 10일간 꾸준하게 먹이반응을 보였다면 본격적으로 트랩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문 열고 먹이주기 단계 / 트랩바닥의 흙을 일정수준 파헤쳐 주면 멧돼지의 먹이반응이 더 좋아진다.

트랩포획 2단계, 트랩설치 후 문 열어두고 먹이주기
연속유입식 멧돼지트랩은 상자형으로 8개 철제 판넬을 조립하여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부가적으로 양 끝 두 개의 유입구 바닥은 유입구를 주변으로 탈출방지를 위해 철망으로 보완해줘야 한다. 처음 트랩을 이용할 경우 철제품 냄새에 멧돼지가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 냄새를 없애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분사호스로 물 세척을 한 다음 막걸리 또는 유인먹이 제조과정 중 만들어지는 침출액을 걸레에 묻혀 철제품을 꼼꼼하게 닦아주면 효과적이다. 트랩을 조립하여 설치한 다음 양쪽 유입구문은 개방한 상태를 유지한다. 트랩바닥의 흙을 일정수준 파헤쳐 주면 멧돼지의 먹이반응이 더 좋다. 유인먹이를 줄 때는 트랩 외부 약 50cm 지점에서부터 안쪽으로 길게 띠 모양이 되도록 하되 유입구 쪽은 트랩 측면 벽을 따라 제공하고, 중앙부분 방지 턱에 먹이를 집중하여 많이 배치하도록 한다. 

문 닫고 포획 단계/ 트랩설치 후 트랩 내부까지 들어가서 3일 이상 먹이를 먹으면 유입구를 닫고 포획하면 된다.

트랩포획 3단계, 트랩 유입문 닫고 먹이주기
트랩설치 후 트랩 내부까지 들어가서 3일 이상 먹이를 먹으면 유입구를 닫고 포획을 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좌우이동식 유입구의 스프링 강도인데 너무 느슨하게 하면 포획된 멧돼지가 심하게 움직일 경우 탈출공간이 생길 수 있다. 스프링 강도는 문을 닫을 때 탄성력으로 인해 빈 공간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세기로 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최종 포획을 위해서는 보통 2주 정도 인내심을 가지고 먹이를 꾸준하게 제공해야 한다. 포획된 멧돼지가 있을 경우 멧돼지의 가시권 내에 접근하지 말고 전담 수렵인을 통해 처리하도록 하며, 사살된 멧돼지는 판매행위를 하지 말고 자가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멧돼지 포획 후 동일 장소에서 멧돼지 포획방법
트랩으로 1차 멧돼지를 포획한 경우 다시 동일 장소에서 트랩을 옮기지 않고 포획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트랩주변의 혈흔은 토양과 함께 트랩에서 멀리 처리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멧돼지가 연속적으로 트랩으로 들어와서 집단포획이 이뤄져야 하지만 먹이를 적게 제공한 경우나 수렵활동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서식한 멧돼지 무리가 새로 유입되면 트랩에 지연 포획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트랩포획 2단계에서 설명한 내용대로 유입문을 열어두고 먹이주기를 시작하도록 한다. 먹이를 주고서 3일 이상 반응이 없으면 10~15일 쉬다가 다시 먹이주기를 한다. 먹이주기를 통해 멧돼지가 트랩 내부까지 들어가서 3일 이상 먹이를 먹으면 3단계를 실시할 수 있다. 
 
단점을 개선한 연속유입식 포획트랩
국내에선 이미 일회성 소형 포획트랩이 일부 도입이 되었으나, ① 바닥이 철판으로 구성되어 트랩에 대한 기피반응이 심하고 ② 한 번에 문이 닫혀서 연속적 포획이 어렵고 ③ 적은 수의 개체만 잡힌 탓에 트랩기피반응이 쉽게 유발되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① 바닥의 철판을 제거하고 흙을 파헤칠 수 있게 하여 멧돼지가 쉽게 트랩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였고, ② 연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입구를 늘리고, ③ 일차 포획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멧돼지가 트랩을 기피하지 않도록 길이 4m, 폭 1.5m, 높이 1.2m 크기로 하되 무게 230kg, 총 8부분으로 조립하여 설치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④ 포획된 개체가 트랩내부에서 움직임을 최소화 하도록 가로대를 설치하였다. 

최근 멧돼지 트랩포획 성공과 실패 원인 
작년 11월부터 구례, 여수, 순천 등지에서 멧돼지가 포획될 날을 정확히 예측하여 포획했던 사례가 3회 있었던 반면, 5대를 설치해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그 차이는 오직 한가지다. 트랩이용 매뉴얼을 따라 했느냐 여부이다. 위험한 동물을 상대하는 만큼 활용매뉴얼의 가치는 성공하였을 때 더 절감하게 된다. 실제 멧돼지 포획을 실패한 농가들을 보면, 유인먹이를 매일 주지 않거나 적게 주는 경우와 주변 수렵활동이 이뤄져서 먹이유인이 교란되었을 때가 대다수이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미리먹이주기과정을 하지 않고 먼저 트랩부터 설치하고 나서 비로소 먹이주기를 시작한 경우에는 포획 성공률이 매우 낮았다는 점이다. 트랩을 이용하는 농업인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