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농생대 식물생산과학부 김기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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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농생대 식물생산과학부 김기선 교수
  • 월간원예
  • 승인 2010.06.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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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원예 활성화가 소비 촉진

 

“종자 강국이 부가가치를 높인다”

역사가 시작되면서 인류와 항상 생존을 함께 한 산업이 있다. 바로 농업이다.
“인류 최초의 산업이자 인류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산업인 농업 만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기선 교수의 신조다.
“농사를 짓는 마음은 시를 쓰는 마음과 같다. 농심은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국내 화훼산업의 산증인으로서 농업 교육과 농정에 대한 정책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의 화두는 친환경으로 집약돼 있는 만큼 김 교수 역시 친환경이라는 대명제를 농업 및 원예산업 발전과 화훼소비 활성화 대책과 접목해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목조목 진지하게 답변해 줬다.

 

김기선 교수는 “화훼 소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꽃이나 원예작물에 대한 방송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 방송사가 ‘아름다운 정원’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주요 일간지에도 원예에 대한 연재가 필요하고 식물관리 보다는 디자인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화원을 혁신해서 디자인을 파는 곳이 아니라 꽃을 파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소비자들은 꽃을 사기 위해 도매시장으로 가는데 동네 화원보다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꽃을 사는 곳이 도매시장이 아니라 화원이 되도록 해야 하며 눈에 잘 띄는 곳에 화원이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또한 화원 종사자 교육을 통해 화원을 교육 및 소통의 장으로 삼고 우수화원제도를 준비해 우수화원을 인증할 필요가 있다.
국내 원예 생산기술은 외국의 기술이전과 국내 연구의 결과로 원예시설, 자재, 품종, 재배 및 관리기술은 향상돼 이제는 앞선 기술을 갖췄다. 원예산업을 전후방산업으로 본다면 육종을 전방산업으로, 유통 및 수확 후 관리를 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원예산업이 산업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시설 및 집단의 대형화·자동화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농가가 아닌 협동조합 체제로 개편하고 연동형 온실 및 자동화시설을 갖춰야 하며 생산, 수확 후 관리 시설도 같이 위치해야 한다. 생산자단체가 커지고 물량이 많아지면 거래가 쉬워지고 규모의 경제학을 이룰 수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영마인드의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 CEO를 영입하고 마케팅, 유통, 판매 등 효율적 역할 분담을 통해 고용도 창출하고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
둘째로 생산기술의 향상이 필요하다. 히트펌프 및 광을 이용, 주년재배를 위한 냉난방시템을 갖추고 온실, 양액공급시스템, 히트펌프, LED 등 광원을 이용, 생산자재를 발달시켜야 한다. 또한 개화 및 초장 조절, 생력형 생산기술을 갖추고 친환경 생산기술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과채류, 화훼 등 양액재배기술을 활용하고 농약, 비료, 식물생장조절제 개발 및 사용의 후진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며 친환경농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농약, 비료, 생장조절제 등 외국산을 사용하면서 외화를 낭비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김 교수는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과학기술원 등에서 농약, 비료 대신 미네랄 오일을 사용해 천적을 구제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셋째로 중요한 점이 수확 후 관리방법. 콜드체인시스템과 습식유통, 농산물 수송이 거의 유개차로 이동하는 등 관리기술의 혁신이 필요함을 말했다. 산지유통 및 생산자조직의 유통 참여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고 농협을 위주로 국내브랜드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산지 공동집하장 및 선별장, 포장, 수송 계열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육종기술은 우리가 일등
육종기술과 손재주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이며 생명공학 기술이 들어가 맞춤형 육종의 진전으로 기능성 품종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품종 육성 후 보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에서 육성시 재배시험을 생략해서든지 단계를 단축해야 한다. 또한 독점으로라도 믿을 만한 단체에게 육묘 및 보급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특히 생명공학 육종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벼, 고추, 배추의 유전체 연구의 선두국가다. 고추, 양배추, 무, 당근 등의 육종은 세계적이며 딸기, 키위, 사과, 배 뿐만 아니라 최근 장미(핑크 레이디, 그린 뷰티 등)와 국화(백마), 화단용 모종인 피튜니어, 프리뮬라 등이 육종에 성공했다. 생명공학에 의한 신품종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았지만 방사선, 형질전환에 의한 품종이 곧 나올 예정이다.
국제원예학회가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된다. 지난 2006년 한국에서 열린 학회에는 90여 개국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해 역대 행사 중 최대기록을 남겼다. 올해에는 포르투갈에서, 2014년에는 호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학회의 주요 토론주제는 기능성 문제. 자생식물을 찾아 신약개발에 도움을 주는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지도사들의 역할이 도시원예에 치우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작물 및 육종, 재배기술, 천적개발 등 친환경농업(지속가능농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민간단체에서 지속가능 농업 인증을 하고 있다. 또한 식물원 및 수목원 등지에서 원예에 대한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예생명공학 분야에서는 형질을 전환해 GMO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종자회사들이 생명연구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

 

가정원예 활성화가 소비 촉진
최근 도시농업연구회, 농진청 도시농업연구팀이 신설, 운영하고 있다. 실내식물의 역할, 원예치료, 화훼 가공, 가로수 및 도시화단의 역할, 기능 및 아름다움 등에 관심이 많다. 대학교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도 생활원예과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사무소 지역 주민 센터 및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원예 관련 프로그램 및 꽃꽂이, 토마토 및 상추 가꾸기 등 가정원예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가정원예 활성화가 화훼 소비를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원예산업의 전망은 밝다.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근 국가인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가까운 곳에 대형소비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남아 지역에는 기후 때문에 사과 및 복숭아를 재배할 수는 없지만 그 지역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사과 및 복숭아 같은 과수를 무척 좋아한다. 따라서 수출농업 전망이 밝다. 수출농업을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북한과 동남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먹이고 건강하게 하고 아름답게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끝으로 “정부는 농민 개개인이나 농민만을 위한 지원 및 보조농정이 아니라 농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산업 관련단체, 회사(육종, 자재, 전자, 농약, 비료 등)들도 똑같은 관점으로 지원해 줘서 농산업이 커서 수출까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중앙기관과 지방기관은 차별화해 운영돼야 체계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네덜란드처럼 기술센터를 동, 서, 남, 북, 중의 지역별 4~5개로 구분해서 작목을 나눠 연구하는 방법도 있다.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인력을 광역 활용해서 작목별 전문지도사를 양성해야 한다.
최근 한국원예학회 차기회장은 충북대학교 백기엽 교수가 선출됐다. 백 교수는 생명공학 조직배양에 탁월하며 정부자문 경험이 많다. 학회와 더불어 원예산업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취재/송현아 기자wonye@hort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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