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시농업포럼 신동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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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시농업포럼 신동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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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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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소중함 느낍니다

올 가을 ‘인사동거리푸른텃밭전’ 여는
(사)도시농업포럼 신동헌 공동대표


올 가을이 기다려진다. (사)도시농업포럼 신동헌 공동대표가 준비하는 특별한 전시회가 궁금하다. 신 대표는 오는 9월말 경 인사동 전역에서 일주일 간 ‘제1회 인사동거리 푸른 텃밭전’을 개최한다.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마을단위 텃밭 전이다. 요즘 전 서계적으로 뜨고 있는 도시농업 트렌드에 힘입어 인사동 거리를 환경과 조화된 텃밭거리로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언론의 집중관심 대상으로 만들어 가볼만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접근시키고자 함이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인사동 뒷골목을 녹색골목으로 잘 연출시킴으로써 인사동 경제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묻어있다.


그동안 농업계에서 농업전문PD로 활동해 온 신동헌 대표는 요즘 도시농업을 여기저기 전파하러 다니는 도시농업전도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 1호 도시농사꾼이 되어 지난해 1월, 사단법인 도시농업포럼을 창립했고 도시에서 뭔가를 가꾸고 즐기는 도시농사꾼들과 함께 다양한 도시농업에 관한 교육문화 활동과 이벤트를 전개해 나간다. 2010코엑스디자인리빙페어전에 참여했고, 도시농사꾼학교를 3기에 걸쳐 열었으며, 각종심포지엄, 세미나를 통해 도시농업지원육성과 발전에 꼭 필요한 도시농업법 제정에도 열을 올린다. 올해는 특히 경향신문과 함께 서울시민에게 상자텃밭 5천개를 준비하여 나눠주는 행사가 있고 ‘인사동거리텃밭전’ 문화행사를 종로구와 함께 계획하고 있으며 부산시에서 준비하는 도시농업박람회를 통해 ‘시티팜, 부산갈매기의 꿈’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인사동거리텃밭전’은 문화예술인, 학생, 주민들이 직접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좋은 마을 만들기 시범사례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텃밭 아이콘 미셸 오바마
신 대표가 도시농업에서 최고의 모델로 삼고 있는 이는 단연코 도시농사꾼 미셸 오바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허리를 굽혀 잔디를 걷어내고 텃밭을 만들어 자라나는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체험시키는 모습에서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진정성을 느꼈다고 한다. “미셸은 진정한 ‘텃밭 아이콘’입니다.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미셸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죠. 강인한 미국의 왕 엄마지요. 미국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가득히 담겼습니다. “좋은 채소를 먹어야 해요. 흙을 사랑해야 해요. 흙은 더러운 게 아니고 고마운 존재거든요.” 아이들에게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미셀의 음성이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 신 대표는 언젠가 미셸텃밭의 철학을 다큐로 담아보는 게 희망이 됐다고 한다. 지난 해 부터 모 방송PD와 ‘미셸 오바마는 왜 도시농사꾼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있다. 3부작이다. 이를 통해 도시농업의 틀을 잡고 저변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키운다.

가꾸고 나누는 것은 인간의 본성
신 대표는 도시농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강점이 ‘가꾸고 나누는 인간의 본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텃밭농사는 3살 어린아이부터 70, 80대 어르신까지 모두가 좋아합니다. 남·녀·노·소 가리질 않죠. 아이들에게 텃밭은 놀이터가 되고 어르신들은 흙을 주무르면서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정리합니다. 특히 농업에 접촉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20대 젊은이들도 도시농업이 새로운 트렌드라면서 좋아하는 걸 보면 도시농업은 반드시 꽃피울 수 있겠다 확신이 섭니다. 여성의류 광고에 도시농업트렌드가 등장하고 독신여성들의 텃밭동호인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도시농업의 저변이 확대되고 새로운 문화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신 대표는 또 다르게 도시농업의 강점을 들었다. 나눔 속에 행복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는 나눔의 미학이다. 그는 이를 ‘도시락(樂)농업’이란 말로 함축한다. “얼마 전 농식품부를 다녀오는 길에 도시농사꾼 성인숙 님(도시농사꾼학교3기생)을 만났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벽 4시의 나누는 행복론>입니다. 새벽4시에 일어나 채소를 솎아 일일이 포장할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해도 텃밭농사, 도시락(樂)농업에는 이웃과 나누는 행복한 즐거움이 있다고 신 대표는 말한다. 직접 정성들여 만들어낸 농산물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행복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일본 사례에서 배운다
신 대표는 지난 해 일본의 도시농업계를 둘러보았다. 일본은 21세기 인류의 화두인 식량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서 도시농업 관련법과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993년 1039곳이었던 시민농원은 점차 늘어 지금은 3천2백개 이상의 시민농원이 성업 중에 있다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도시농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일본은 도시농업의 나라입니다. 1989년에 ‘특정농지대부에 대한 농지법 등의 특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1990년 6월에는 지금의 ‘시민농원정비촉진법’ 2005년에는 ‘특정농지대부법’이 개정되어 협정을 체결하면 지자체와 농협 외에도 농지소유자는 물론이고 농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개인이나 기업, 시민단체법 등도 개설이 가능합니다. 제가 대한민국 도시농업법의 조속한 제정을 강조하는 것도 법이 있어야 도시농업이 예산이 잡히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의 시민농원은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유휴지를 활용한 시민농원 조성을 통해 녹지를 확보하고, 단순한 공원 대신 생태농업공원을 만드는가 하면, 어린이 체험농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옥상텃밭은 물론 심지어 지하철 옥상 위에도 시민농원을 조성하는가 하면, 건물지하에서도 벼를 재배하기도 한다.
한 사례로 일본의 시민농원인 矢間農園(야토농원)은 2006년에 조성되어 분양면적은 24㎡, 총 440구역, 총 23,140.6㎡인데 9명의 토지소유자가 있고 사업주체는 농협이고 관리주체는 땅주인 矢間農園이다. 2005년 황폐한 주변(모래밭의 대나무밭)을 잘 정리하여 농원을 만들었는데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하루에 100엔을 쓰도록 해 연 3만엔으로 분양가를 정하였다고 한다.

도시농업, 어린이부터 먼저 전파해야
도시농업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주말농장, 옥상텃밭, 별장텃밭, 키친가든 텃밭의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신 대표는 도시농업의 발전방향을 우선 “커뮤니티가든과 키친가든이 결합한 형태의 텃밭주말농장과 옥상텃밭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교육학습 텃밭의 세 축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한다. “한국의 도시화율이 90%를 넘었으므로 공간적 개념으로 보았을 때 옥상텃밭이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이텃밭은 어린이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쿨 팜, 조이 팜 개념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우선 대상이 됩니다. 어린이에게 도시농업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것이 앞으로 도시농업의 우선적 발전방향입니다”

도시농업, 오해 마세요!
신 대표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빼놓지 않고 설명하고 경계하고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꽃과 벌꿀의 관계>이다. 특히 농업공무원이나 농민대상 교육일 때는 더욱 신경을 쓴다. 지난 2월에 있었던 농업연수원 도시농업교육(주제/행복한 도시농업)에서 했던 강의 내용 중 일부이다. “영역의 문제인데요, 도시농업을 보는 시각차가 있습니다. 농민들은 도시민들이 손수 다 도시농업을 한다고 길러 먹으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거냐고 항의를 합니다. 일리가 있지만 결코 도시농업이 농업의 전체 파이를 잠식하지는 않습니다. 우려일 뿐이죠. 오히려 도시농업을 통해서 파이가 늘어나게 되고 도시농업을 통해서 농민의 고민과 고생을 몸소 체험하면서 농업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느끼는 기회가 됩니다.” 신 대표는 농민들의 우려를 꽃과 벌꿀의 관계로 설명했다. 꿀벌이 꽃 속에 꿀과 꽃가루를 가져가도 벌이 꽃을 배척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벌이 있어 주어서 수십 배, 수백 배의 수확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방송국 작가들도 그 당시 DIY 도시농사꾼들의 모범사례를 찾느라고 핸드폰에 불이 났다.
신 대표는 “도시농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식량자원 위기에 대비한 생존형 텃밭의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효과는 대단하다. 오바마가 잔디를 걷어내고 텃밭을 만들었듯이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피플스가든을 전세계대사관에 만들어냈고 그 영향일까? 우리의 경우도 앞서가는 오피니언 리더나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재벌가에서 잔디를 걷어내고 텃밭을 만들고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도시농업은 남녀노소,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3살 어린이부터 80세 이상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좋아하는데 특히 요즘은 농업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20대 여성들까지 도시농업을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농업의 소중함 느낍니다
지난 해 실제 배추 값이 한포기 1만5천원까지 뛰었다. 상추는 금상추가 되었다. 많은 시민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 DIY(Grow it yourself) -“정말 내가 도시농사꾼 되어 베란다에 텃밭을 일궈야겠네.” 신 대표는 김치와 채소를 전혀 입에도 대지 않던 아이가 텃밭채소에서 손수 기른 후 채소를 입에 대기 시작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장은 손해가 나는 거 같지만 도시농사꾼들은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농업계에 고객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도시농업이라는 계기를 통하여 농업, 농민들의 힘든 점도 알고 농업의 소중한 먹을거리, 자연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일깨우는 기회가 있어 그것만도 절반 이상의 성공을 얻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의 올해 소망은 확실한 도시농업의 자리 메김이다. 대도시를 다니면서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도시농업을 통해서 도시농업의 복지를 실현시키겠다는 포부다.
40년 전에 초가집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슬레이트로 지붕을 만들었듯이 이제는 반대로 회색도시 시멘트 옥상에 텃밭을 만들고 이웃과 가족이 어울려 소통하고 즐기는 도시락농업을 실현시켜야 한다며 신 대표는 이렇게 마지막을 강조했다. “브레이크! 깨야 합니다. 도시농업이 잘되고 도시가 살맛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을 깨고 아스팔트를 깰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의 열정대로 잿빛도시 아스팔트에 얼마라도 푸른 상추가 싹틔울 수 있기를.
사진/장대선wonye@hortitimes.com  트위터 @horti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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