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채소, 상추 단 하나만 집중 재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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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채소, 상추 단 하나만 집중 재배합니다!
  • 이지우 기자
  • 승인 2019.08.0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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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소순모 대표

<월간원예=이춘희기자>상추를 주 작목으로 지난 20년간 농사를 지어온 소순모 대표. 한때 여러 쌈채소를 동시 재배하며 품목을 다양화하기도 했지만, 작목별 특성이 달라 병충해 관리에 애를 먹고 완전히 상추 하나만을 집중 재배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한길만 걸어 온 그는 어느덧 상추 하나만으로 매출 2억 원을 훌쩍 넘기는 성공한 농사꾼이 되었다.

 

소순모 대표
소순모 대표는 전북 남원에서 지난 20년 간 상추를 재배해왔다.

 

연중 생산하는 상추
365일 출하 가능!

소순모 대표는 온실 1.1ha(3400평), 노지 4958㎡(1500평) 등 약 1.6ha(5천 평) 규모의 부지에서 오직 상추 하나만을 재배한다. 흔히 상추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다양한 쌈채소를 동시에 재배하는 것과 다르게 오로지 단일 품목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엔 여러 쌈채소를 동시에 재배해보기도 했어요. 시장에서 여러 쌈채소를 원하니까 그에 맞게 공급하려면 어쩔 수가 없었죠. 그런데 작목마다 특성이 다 다르니까 대규모로 재배하기엔 맞지가 않더라고요. 병충해 잡는데 너무 고생을 해서 아예 단일 품목으로 딱 하나만 제대로 재배하기로 마음먹었죠. 그 이후로 현재까지 상추 하나만을 전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품종도 섞지 않고 단일품종으로 하고 있고요. 이 편이 관리하기도 수월하고, 시장 출하도 간편하고 좋습니다.”


단일 품목으로 집중 재배를 시작한 그는 품목을 늘리지 않는 대신 재배 면적을 키워 규모화 했다. 재배를 단순화한 대신 재배면적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 전략은 실제로 잘 맞아떨어져 소순모 대표는 현재 연 평균 상추 단일 품목으로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일 수확된 상추가 120~150박스(2.6kg 기준)가 경매시장으로 출하된다.
수확된 고랭지 상추


재배 후 포장까지
공동으로 경매 출하

소순모 대표의 상추 농장에서는 일평균 120~150개 박스(2.6kg 기준)가 시장으로 출하된다. 여름엔 상추 생육이 워낙 좋아 미처 수확을 다하지 못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애써 재배했지만 제 때 수확을 못할 만큼 인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농장에서 수확부터 박스 포장까지 다 하다 보니 일손이 많이 들어갑니다. 여름 같은 경우 워낙 상추가 무성하다보니 수확 시기를 지키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진 상추가 있을 정도예요. 결국 다 돈인데 너무 아깝죠. 하지만 요즘 같이 인건비가 높아진 상황에서 수확을 위해 인력을 무분별하게 늘리다간 오히려 마이너스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재배한 상추는 남원 인근인 대구와 부산 등 청과시장으로 출하된다. 고랭지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인근 농가 22곳과 함께 운송을 공동으로 하고 있어 수확해 포장한 상추를 법인 사무실로 가져다 놓으면 법인과 계약한 운송업체가 청과시장으로 나른다. 경매가는 출하 당일 문자로 통보되는데 연 평균으로 따졌을 때 박스당(2.6kg 기준) 약 9000원 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겨울철 상추 물량이 적을 때와 여름철 물량이 쏟아져 나올 때의 편차가 꽤나 커 힘든 점이 있으나, 결국 연중재배를 해야만 농장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도 쉴 날이 없다고 한다.


 

겨울철 난방을 하지 않는 대신 3중 시설로 겨울철 내부 온도를 보호해 연중생산이 가능하도록 꾸렸다. 재배 면적을 늘리며 꾸준히 시설개선을 하고 있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생산이 가능하다.
상추는 365일 연중 재배되며, 정식 간격 조절로 땅 휴지기를 주고 번갈아 재배한다.


상추는 땅이 준 선물
땅 관리가 최우선

소순모 대표는 인근에 귀농하는 초보 농사꾼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부터 든다고 한다. 초보자들이 하우스 농사를 하면서 비교적 접근성이 용이한 상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1~2년 지나 꾸준히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물으니 그는 땅 관리의 실패를 지적한다.

 

“처음에 거름 많이 주면 첫 해는 잘되죠. 그 다음부터 곧바로 문제가 나타납니다. 거름이 너무 많이 들어간 탓입니다. 처음 시작하면 의욕이 앞서다보니 땅에 돈을 많이 써요. 무작정 많은 게 좋은 줄 알기 쉬우니까요. 그렇지만 땅은 절대 양분의 과잉을 원하지 않습니다. 과잉이 된 땅을 살리는 게 쉽지 않죠. 특히 비를 안 맞는 하우스에서는요. 거름의 양을 조절하는 게 필수예요. 볏짚을 많이 넣고 퇴비를 덜 넣고. 화학비료 같은 것을 줄여야 하고요. 화학비료를 많이 주면 염분이 축적이 돼서 염분 땅이 돼버리거든요. 볏짚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넣으면 좋고, 여력이 안 되면 일 년에 한번은 꼭 넣어서 미생물을 활성화 시켜줘야 합니다. 넣고 15일 정도 땅을 푹 쉬게 만들고, 이후 가스를 뺀 뒤 땅의 수분을 다 날립니다. 3~4일 땅을 말리고 다시 밭을 만드는 거죠. 저 역시 기술센터 교육은 일 년에 몇 번씩 다닙니다. 농장으로 영양제 판매원들이 많이 오는데, 저도 예전에 한 2년 정도 영양제를 넣어봤더니 땅이 죽어버렸어요. 이후 퇴비와 화학비료 사용은 줄였어요. 제가 지금까지 한 자리에서 상추만 20년 이상 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그는 흔히 상추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쉬워보여도 하우스 재배는 반드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땅이 죽으면 아무리 좋은 품종을 가져다 심어도 잘 될 리가 없다며, 비를 맞지 않는 하우스 내부에선 양분의 과잉을 각별하게 신경 쓰고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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