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좋은 창원에서 자란 우리 국화 ‘백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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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좋은 창원에서 자란 우리 국화 ‘백마’
  • 국정우 기자
  • 승인 2019.09.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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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나경플라워농장 양성배 대표

<월간원예=국정우기자>지난 2004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우리 국화 ‘백마’. 연간 약 20억 송이의 국화를 소비하는 큰 시장인 일본으로 수출하는 ‘백마’는 효자수출품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수출에 한창인 8~9월, 창원에서 국화와 함께하고 있는 나경플라워농장 양성배 대표의 고품질 국화 생산노하우를 들어보자.

 

나경플라워농장 양성배 대표

 

백마

 

 

농사짓기엔 창원이 제격!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유통회사에 종사했었다는 양성배 대표는 인간관계에 지쳐 귀농을 결심하고 창원으로 내려왔다. 현재 마창국화수출농단의 일원이자 진전국화작목반에 속해있다.
“기본적으로 하우스 농사를 생각하고 창원으로 왔습니다. 여기 와보니 파프리카, 국화가 주작물이더라고요. 파프리카는 초기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국화는 그에 비해 적게 드니 선택하게 됐죠. 한 번에 생산하고 판매하는 국화 재배 스타일이 저와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양성배 대표는 국화 재배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바쁜 시기와 한가한 시기가 명확해 다양한 변수를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그의 시원시원하고 호탕한 목소리가 국화와 참 잘 어울린다.


양성배 대표는 그가 서있는 땅, 창원이 농사짓기 최적화된 곳이라고 자부한다. 농사에 환경이 매우 중요한 것은 두말하면 입 아픈 사실이다. 창원에는 안개도 잘 끼지 않을 뿐 더러 작물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수질을 가졌다.


“창원은 수질이 좋고 물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화훼작물은 물이 많이 필요한데 너무 좋은 환경이죠. 수질이 농사짓기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ph와 ec를 얘기하죠. ec가 높으면 관리하기가 힘든데 0.1밖에 안 나옵니다. 다른 곳은 0.7~1.0까지 나와요. 또 식물에게 가장 좋은 ph수치가 5.5~6.5ph인데 여기는 6.2ph가 나와요.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는 거죠.”


창원의 물은 그야말로 자연이 관리해주는 물이다. 게다가 해풍이 불어 일 년에 안개 끼는 날이 10일도 채 되지 않는다고. 그는 그만큼 땅 관리에 더 신경 쓸 수 있어 농사짓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땅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양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토양 ec가 많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볏짚이나 담수작업을 합니다.”

 

국화농장에 비료와 물을 공급하는 양액기다. 양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토양 ec가 많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볏짚이나 담수작업을 한다
한낮의 온도가 35℃ 이상으로 올라가 차광했다. 온도가 너무 높아질 경우 햇빛을 보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양성배 대표는 말한다.

 

뜨거운 여름을 나는 노하우
3966㎡(1200평)의 하우스와 1983㎡(600평)의 노지에 고품질의 국화를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양성배 대표는 고온다습한 여름을 나는데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바로 온도와 햇빛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뜨거운 여름, 국화에게 가장 신경써야할 포인트다.


“아침, 저녁에 햇빛을 비춰줍니다. 온도가 높은 한낮에는 어쩔 수 없이 차광을 해야하니까요. 35℃가 넘어가면 차광을 해요. 하우스 내 온도를 최대한 35℃ 미만으로 맞추는 거죠. 여름 품종은 34~5℃까지는 버티더라고요. 온도가 더 올라가면 햇빛을 안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국화에게 최적의 온도는 20℃이니까, 하루 평균온도가 얼마인지가 중요합니다.”


여름철엔 고온만큼 병충해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사계절 벌레가 많이 꼬이는 화훼작물이지만 한여름에는 그의 말을 빌려 정말 ‘노답’이다. 4~5일 주기로 약을 치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비나인을 치는 시기를 놓쳐 꽃목이 길게 자란 백마. 이렇게 자랄 경우 힘이 없어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


고품질 국화 생산에 필수품, 비나인
양성배 대표가 키워낸 국화들은 반듯하고 균일하다. 식물의 절간 신장을 억제하는 생장조절제인 ‘유원 비나인’ 덕분이다. 비나인은 국화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아이템이 됐다.
“잘 관찰해서 비나인을 쳐줘야 해요. 크게 자라는 것이 있고 작게 자라는 것이 있는데 고루 자라도록 큰 것에 약을 치는 거죠. 초창기에 한 번 치고, 한 18일 있다가 또 쳐요. 이후에는 10일 간격으로 칩니다. 개화를 할 때 잎과 꽃 사이인 꽃목 부분이 너무 커버리면 상품성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꽃목 부분에 통통하게 살이 올라야 고품질 국화다. 생장억제를 하지 않으면 꽃목이 그대로 자라 얇고 힘이 없어져 잘 부러진다. 백마는 국화 중에서도 크게 자라는 편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생산한 국화들은 aT센터, 부산의 공판장으로 유통되고 화환전문제작소와 직거래를 하기도 한다.

사계절 벌레가 많이 꼬이는 화훼작물이기 때문에 양성배 대표는 4~5일 주기로 약도 친다.


관성화된 태도는 버려야
창원의 좋은 환경에 나태해지기 쉽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고품질의 국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해야한다고 말한다.
“관성화된 태도는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라는 것은 항상 환경이라는 변수가 있죠. 지금 상황이 좋다고 해서 항상 좋진 않으니까요.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기도하고, 안개가 갑자기 많이 낄 수도 있고 천재지변이니까요.”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유동적인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도 처음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배운 대로 농사를 지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 이후 자신의 환경에 맞게 맞춰가는 것이 진정 농사를 잘하는 비법이라고 깨달았다고.

 

나경플라워 농장

 


5950㎡(1800평)의 농장에서 여름엔 백마, 겨울엔 신마로 한 해에 8만 개의 국화를 길러내는 양성배 대표. 가격 하락을 걱정하던 그는 최근 화훼산업진흥법이 통과되어 시름을 조금 덜었다고 말한다. 그의 땀이 서린 국화가 항상 보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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