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골드’ 프리미엄 배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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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골드’ 프리미엄 배로 거듭나다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9.09.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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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공동기획- 신품종 배 '슈퍼골드'
우리배로 경쟁력 키운다
남산골 농원 과수원 전경. 약 0.76ha (2300 평) 대지에 신품종 만풍과, 그린시스, 슈퍼 골드 품종이 일정 비율로 심어져 있다. 익산 배 재배면적은 65농가 66.5ha로 낭산, 금마, 삼기, 왕궁면 일대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다.
남산골농원 박길영 대표가 진흥청 신품종 '슈퍼골드' 앞에서 환하게 웃고있다.

전북 익산 남산골 농원 박길영 대표

최근 소비자들은 다양한 먹거리와 외국산 과일로 인해 선택 기준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배 또한 제수용 과일에서 벗어나 풍부한 과즙과 아삭아삭한 육질이 뛰어난 식미를 가진 고품질 계통의 배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과거 명성이 높았던 만풍배의 달콤함과 추황배 새콤함의 장점들을 두루 갖춘 신품종 ‘슈퍼 골드’ 재배 농가를 찾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남산골농원 입구 

배 우리 품종 전문 생산 단지 조성

전북 익산시는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총 사업비 7억 원을 투입해 ‘배 우리 품종 전문 생산 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 주관으로 배 재배농가와 전북 도원, 익산원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 신품종 선정을 위한 현장평가회를 이곳 남산골 농원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매년 진행되는 평가회에서는 ‘그린시스’와 ‘슈퍼 골드’ 신품종 특성 소개와 박길영 남산골 농원 대표의 재배사례 발표와 함께 고접갱신 방법 시연, 그린시스와 슈퍼골드 과실 현장평가와 시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그린시스

익산시농업기술센터는 신품종으로 그린시스를 선정해 매년 5ha씩 배 농가재배를 늘려 나가고 있고 이곳 남산골농원에서도 슈퍼골드와 함께 그린시스를 일정 비율로 심어놓고 있다.

원예와 공학이 만나다

피타고라스 정리와 진흥청 자문을 받아 Y자형 수형에 관수 장치를 직접 설계해 작업이 편리하도록 노지 스마트팜 화 했다.
박 대표는 일본 잔재에서 벗어나 기술로도 독립해 농업강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전북 익산시 하남길에 위치한 남산골 농원에서 만난 박길영 대표는 첫인상에서 일반 농부와는 다른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배 과수원 입구에서부터 시설에서 느껴지는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수가 있었는데 여느 과수 농장과는 다른 스마트팜 시설에서나 볼 수 있는 설계와 시설들이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 대표는 이곳에 자리 잡기 전까지 공학도 출신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전기기계공학 쪽 일을 담당했다고 털어놓는다.

그의 농장에는 진흥청의 자문을 받아 그가 직접 설계하고 장치 한 스마트한 장치들이 배 신품종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박 대표의 호기심은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기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인지 마치 테스트 베드 시험포 같은 과수원 시설에 그린시스, 만풍, 슈퍼 골드 등 신품종들은 최적화된 환경에서 어느덧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땅을 개간 농부가 되다

박 대표가 화려했던 백제의 옛 모습에 대해 설명하며 바라보고 있다.

익산은 서해와 옥구, 인근 김제 평야를 어머님 품 안으로 껴안고 있는 형상으로 백제 무왕의 천도 지인 왕궁리 유적과 국보 제289호 왕궁리 5층 석탑이 있으며, 또한 국보 제11호 미륵사지를 비롯해 국보급 유물 505점이 출토된 역사 문화적으로 유서가 깊은 땅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주위의 문화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배경으로 약 0.76ha (2300 평) 대지에 신품종 만풍과, 그린시스, 슈퍼 골드 품종을 심은 아늑한 과수원과 보금자리로 터를 잡았다. 처음에는 경매로 산 땅을 개간 해놓고 뭘 할까 궁리를 하다 문득 과수농사가 하고 싶어 이것저것 심어보게 됐다고 한다.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리프트. 1층 창고에서 2층으로 손쉽게 이동하게 해준다.

호기심 많은 박 대표는 기존 재배방식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장기인 공학 전공을 과수원예 시설에 응용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우리 농업에 부는 바람인 스마트팜 시스템은 공학도인 그가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영역이다. 그래서 농사도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적용해 가며 즐기며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해가고 있다.

신품종 슈퍼 골드. 꽃가루가 풍부하며, 교배 친화성이 좋아 수분수로도 유망한 품종으로 통풍과 배수가 양호한 곳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 슈퍼 골드는 햇볕을 받아 녹색을 유지하기 위해 하얀 봉지를 조기에 씌운다.

“과수원의 관수시설 파이프며, 전기선, 센서 등 각종 부품까지 직접 구매해 설계와 장치 시설을 완성하고 그 시스템이 의도 데로 유기적으로 잘 작동되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농사지은 배가 높은 품질로 수확될 때 얻는 성취와 만족도가 남다릅니다.”

 

피타고라스 정리의 비밀

박길영 대표가 자신이 설계하고 설치한 배전반을 작동시키고 있다. 여름과 겨울 상황에 맞게 심정 펌프와 관수 펌프를 수동, 자동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자신의 농장이 노지 스마트 농장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해 여기저기서 견학들도 많이 온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기본 지식과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하고 흉내 내려고 해도 쉽게 따라할 수는 없다. 강소농이 되려면 이같이 남과는 다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학도답게 박길영 대표는 땅을 개간할 당시 직접 측량을 통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했다고 말한다. 피타고라스 정리 이론을 적용하면 직접 측량하지 못하는 거리, 높이 등을 구할 수 있다. 직각삼각형에 관한 관계식이 '삼각함수'로 발전한 피타고라스 정리는 전기와 전자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농업 분야에도 여러 품목에 스마트하게 확장시킬 수가 있다.

노후의 미래 스마트 농업

각종 센서들이 곳곳에 박 대표의 손을 거쳐 꼼꼼히 설계되어 부착돼 있다.

본래 익산이 고향인 박 대표는 과수원과 집이 하나의 동선에서 움직여지도록 설계를 했다. 과수원이 집 마당 앞에 위치해 있어 수시로 과수와 나무의 상태를 체크한다. 노지에서 자동으로 관수와 여러 가지 상태 체크가 되지만 하나하나 시설과 배나무에 손길이 더해져 프리미엄 배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들을 하고 있다.

 

일본 사태 각성하는 기회로 삼다

박대표가 잘 정돈된 집 앞 마당에서 과수원을 바라보고 있다.

박 대표는 과거 60~70년대 우리나라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던 중동에서 전기기계 분야에서 주말도 없이 밤낮없이 일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사태를 보며 농업 분야에서도 이제는 일본 잔재에서 벗어나 기술로도 독립해 농업강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품종 또한 우리 신품종을 많이 심어 기존에 널리 퍼져있는 일본 품종인 신고배를 대체하고 경쟁력을 갖춰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이 없이 나라가 부강해질 수 없습니다.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스마트 시대, 이번 일본 사태를 계기로 우리를 뒤돌아보고 정부에서도 기술농업 선진국을 향한 지속적인 신품종 개발과 그에 걸맞은 판로개척과 유통 선진화에도 힘써 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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