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화훼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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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화훼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 월간원예
  • 승인 2019.09.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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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는 사회주의를 탈피한 한 이후 수입화훼 사용이 크게 증가했으며, 소비자들은 수입화훼의 공정무역 유무에 대한 인식이 높다(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꽃집).
체코에서는 사회주의를 탈피한 한 이후 수입화훼 사용이 크게 증가했으며, 소비자들은 수입화훼의 공정무역 유무에 대한 인식이 높다(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꽃집).

 

장미, 튤립 등 꽃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환경파괴, 인권침해, 착취 등에 대해 상상조차도 어렵지만 일부 화훼는 생산 과정에서 그 중심에 있다. 유럽의 꽃집과 소비자들은 그 점에 주목하고 공정무역 화훼의 소비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정무역(fair trade)은 경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불공정 무역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부의 편중, 환경파괴, 노동력 착취,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무역형태이자 사회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다시 말해 다국적기업 등이 자유무역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 하는 과정에서 적정한 생산 이윤을 보장받지 못한 채 빈곤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의 생산자와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발생한 대안적 형태의 무역이라 할 수 있다. 이 공정무역에 대한 유럽의 소비자와 꽃집의 목소리는 자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화훼 유통과 소비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원예계에서도 공정무역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체코에서는 꽃집들도 인증된 공정 무역 농장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꽃집).
체코에서는 꽃집들도 인증된 공정 무역 농장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꽃집).

 

화려한 꽃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최근 수십 년 동안 유럽에서 꽃 생산은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에 동아프리카의 절화 생산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유럽에서 생산되는 장미는 거의 대부분이 동아프리카에서 생산된 것이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에티오피아의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절화 생산은 1990년대 이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절화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에티오피아에서는 약 6만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케냐에서는 약 15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 졌다. 농장은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인데, 네덜란드 농부들이 많다. 
동아프리카 현지 사람들은 외국인 자본가들이 땅을 임대해 농장을 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적대감을 나타냈으나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외국 농장주들이 하는 농장에 취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지만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저임금을 주고, 노동환경 개선에 소극적이다. 현지 노동자들은 70% 이상이 여성이다. 주로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나이는 18~25세이다. 이들의 월급은 50~120달러(한화로 6~15만원)로 생활비도 안 될 수준이다. 이들은 살충제에 노출되어 있고, 불평등 계약, 무급 초과 근무, 성희롱에 노출 등의 나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 문제 외에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걸어서 출퇴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성들이 걸어서 출퇴근함에 따라 성폭행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출퇴근 과정에서 강간 피해를 본 사례 건수는 정량화 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공정무역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오스트리아의 꽃집)
오스트리아에서는 공정무역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오스트리아의 꽃집)

 

주목되고 있는 공정무역
동아프리카 절화 생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는 몇 년까지만 해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식품 위생 및 섬유 산업의 공정무역(Fairtrade)에 대한 관심은 높아도 화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또 꽃은 자연스럽고 환경 친화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꽃도 좋은 환경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었다. 화훼 산지에 대해서도 자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 가운데 NGO 단체(비정부기구) 및 시민단체에서 나서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단체가 비정부기구인 Hivos와 Fairfood International이다. 특히 Hivos는 동아프리카 화훼농장 근로자들의 근무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유럽에서 가장 큰 꽃 시장인 네덜란드에서부터 공정무역 꽃 캠페인을 시작했다. Hivos는 동아프리카 농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실정을 알렸고, 소비자들과 꽃집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 꽃을 의식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 유럽에서는 비정부기구 및 시민단체에서 공정무역 인증 화훼 판매처를 온라인상에서 소개하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 유럽에서는 비정부기구 및 시민단체에서 공정무역 인증 화훼 판매처를 온라인상에서 소개하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Hivos는 소비자들이 공정무역으로 거래되고 있는 화훼를 살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서 공정무역 취급 화훼 판매처를 소개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공정무역 제품이 표시된 근처의 꽃집과 슈퍼마켓에서 꽃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에서 화훼 농장을 하는 네덜란드 기업가들은 Hivos의 활동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불만도 많았지만  Hivos의 공정무역 캠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꽃집에서는 공정무역 라벨이 붙은 꽃을 구입해서 판매해도 소비자들은 그것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정무역으로 구매한 꽃을 이용해서 웨딩부케 등을 만들면 공정무역 정체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수의 꽃집에서는 취급 꽃보다는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꽃집으로 브랜드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생산 이력에 대한 라벨이 부착되어 유통되는 화훼가 많다(헝가리의 꽃집에 진열된 화훼)
유럽에서는 생산 이력에 대한 라벨이 부착되어 유통되는 화훼가 많다(헝가리의 꽃집에 진열된 화훼)

 

공정무역에 동참하고 있는 농장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에는 약 170개의 화훼 농장이 있는데, 이 중 28개는 공정무역으로 화훼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무역 인증 농장에서는 공정무역 비인증 농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고정직 고용계약, 작업환경 개선, 보호복 착용 등 비용지출이 많다. 축구장 크기의 여러 개 온실에 살충제를 살포할 때도 독성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농약을 살포하는 동안 작업자들에게는 반드시 보호복을 착용케 하고 있다. 농약살포 후에는 일정시간 동안 온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농장주들은 NGO가 아닌 영리기업으로 수입 창출이 중요시되나 공정무역 인증 농장 상품에 대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식품, 패션에 이어 화훼에 대해서도 공정무역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유럽의 소비자들 중에는 화훼의 구매 시 꽃의 아름다움 이면까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환경과 노동자의 삶을 바꾸고 있는 공정무역
공정무역 인증을 받지 않은 케냐 등 동아프리카의 화훼 농장주들은 종종 자연과 인간에 대한 착취로 비난 받아왔다. 그들은 독성이 강한 농약의 사용으로 꽃뿐만 아니라 토양 및 수질을 오염시켰다. 근로자의 고용이나 안전보장도 되지 않고 있다. 근로자들은 오늘 고용되어 내일 해고 될 수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일하고, 다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중등학교에 다닐 수가 없다. 그럼에도 임금은 매우 낮아 최저 생계비도 안 될 정도이다.  
이에 비해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농장은 환경부하를 줄이고, 근무시간의 준수, 교육을 실시하고, 회사차를 이용한 출퇴근, 식단 관리와 식사 제공, 건강관리, 탁아소 운영 등으로 인해 근로자의 삶을 개선시키고 있다.


공정무역에 적극적인 꽃집과 소비자
독일, 영국, 체코, 헝가리 등 유럽의 꽃집 경영주 중에는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수입되는 화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비판적인 시각은 단순히 수입에 대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산지의 생태 및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즉, 생산지의 수자원 고갈, 화학 오염, 노동자들의 불평등한 고용과 근무조건, 사고, 질병, 종종 일어나는 사망 때문이다.
그래서 꽃집에서는 인증된 공정무역 농장에서 생산된 라벨이 있는 화훼만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수입화훼의 생산 이면의 어두운 면을 알게 된 소비자들 또한 공정무역 농장에서 생산된 라벨이 있는 화훼를 찾고, 이를 소비하고자 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식품, 패션에 이어 화훼에 대해서도 공정무역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유럽에서는 최근 식품, 패션에 이어 화훼에 대해서도 공정무역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헝가리의 꽃집)

 

참고자료
Mirva Lempiainen. 2016. Are Those Fair-Trade Flowers You’re Buying? A Dutch Charity Raises Awareness.
https://www.suedwind-magazin.at/zwei-siegel-fuer-blumen
https://www.deutschlandfunkkultur.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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