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건조 모습을 장소 마케팅에 활용해 성공한 대만 신주현 신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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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건조 모습을 장소 마케팅에 활용해 성공한 대만 신주현 신푸마을
  • 월간원예
  • 승인 2019.11.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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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주현 신푸에서 곶감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건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齊國泰)
대만 신주현 신푸에서 곶감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건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齊國泰)

 

물건이 넘쳐 나는 시대다. 원예상품을 생산해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원예상품의 판매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신주현 신푸마을에서는 곶감의 건조 모습을 장소 마케팅에 할용 해 화제에 오르고 있다. 즉, 장소 마케팅은 장소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지역의 유 · 무형 자산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장소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인데 신푸에서는 곶감 생산지 자체를 상품화에 성공한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예상품의 재배 과정이나 가공 과정 자체를 관광자원화 하고, 이를 장소 마케팅에 활용 필요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이디어 제공 차원에서 대만 곶감마을로 유명한 신푸마을 소개한다.

대만의 유명한 곶감산지인 신주현 신푸마을 입구
대만의 유명한 곶감산지인 신주현 신푸마을 입구

 

1. 대만의 역사와 감
대만은 과거에 우리나라와 함께 대표적인 반공국가였으며, 최근에는 가까운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다. 대만의 공식국호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다. 세계 각국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단교하여 국제적 고립화가 진행되어 있기 때문에 올림픽 대회 또는 국제기구에 참가할 때는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라고 한다.
대만은 대표적인 다문화국 국가이다. 16세기까지 대만 섬에는 오스트로네시아어족 원주민(原主民)들이 섬 전역에 널리 분포하여 거주하였다. 17세기 명나라(明代) 말부터 유럽 상인들이 앞 다투어 대만으로 찾아 들어오면서 한족(漢族)들의 대만 이주도 시작되었다. 이후 1624년부터 38년간 네덜란드의 지배가 끝나고 중국 대륙에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감 재배가 시작된 것은 1800년대부터 이다.

감을 주물러 수분을 배출시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郭金賜)
감 껍질을 벗긴 다음 채반에 올려놓고 바람이 잘 통하면서도 햇볕이 잘 받도록 건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邱顯謙)

 

2. 하카족과 감
하카(Hakka)란 객가(客家)의 광둥음이다. 하카는 중국 남부, 특히 광둥성(廣東省), 장시성(江西省), 푸젠성(福建省) 남서부에 사는 주민이다. 대만에서는 일반의 한족(漢族)을 본지인(本地人)이라 자칭하고, 하카족(客家族)은 외래 이주자로 구분하는 문화가 있었다.
하카는 대부분이 산중의 오지(奧地)에 살고, 주로 농업에 종사했었다. 이들은 중국대륙에서 가져온 감 종자를 이용해 감나무를 재배하고 곶감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만에서 감나무 재배와 곶감을 만들고, 먹는 풍습은 하카만이 갖고 있었다.
3. 신주현 신푸진
신주현(新竹縣)은 타이베이 남쪽으로 약 70km 떨어진 곳에 있다. 지명은 원래 성벽이 날카로운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주첸(竹塹)이라 불렀으나 신주(新竹)로 변했다. 신주현에는 하카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햇볕이 강해 곶감제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어 신주현(新竹縣) 신푸진(新埔鎭)은 대만의 대표적인 곶감 산지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곶감을 시병(柿餠)이라고 부르는데, 10여개의 곶감 제조 농장이 있으며, 190년 정도의 전통이 있다. 
대만에서 곶감은 이처럼 도입 역사가 짧고, 곶감의 식용문화는 대만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하카의 문화여서 13-14년 전까지만 해도 곶감 제조 농장에는 해마다 재고가 쌓였다.

감을 주물러 수분을 배출시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郭金賜)
감을 주물러 수분을 배출시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郭金賜)

 

4. 곶감 건조 사진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진 신푸
재고가 많았던 신주현 신푸진의 곶감이 전국적으로 순식간에 알려진 계기는 신문에 나온 사진 1장 때문이었다. 2005년 경에 곶감 부산물인 감 껍질을 이용해서 염색하는 수업 장면이 신문에 소개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즉, 이 때 전통적인 방법으로 곶감을 건조하는 모습이 사진의 배경에 나타났고, 그것을 본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부터이다. 
전통 곶감을 건조하는 모습이 신문에 실리자 사람들은 곶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아름다운 건조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신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어졌다.
신푸의 곶감산지에서는 재빠르게 전통적인 건조방법을 확대하고, 방문객들을 위한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감을 가공한 아이스크림 제조 등 관련 상품을 만들었고, 방문객들이 체험하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곶감은 방문객들에게 판매하기에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은 원예작물의 재배 과정, 산지모습, 가공과정의 상품화 과정을 엿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곶감을 온돌방 같은 곳에 넣어 두고, 모양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林瑩真)
곶감을 온돌방 같은 곳에 넣어 두고, 모양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林瑩真)

 

5. 대만 신푸진에서 전통적인 곶감의 제조 과정
1단계
감은 9월 하순부터 1월 초순까지 수확한다. 수확한 감을 깨끗하게 씻은 후 도구를 이용해서 껍질을 벗긴다. 껍질을 벗기는 도구는 우리나라에서 감자껍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게 생겼다.
2단계
껍질을 벗긴 감은 약 2시간 반 동안 온도 및 훈연처리를 한다. 이 처리를 하면 감 표피에 보호막이 형성되어 햇빛에 노출되는 동안 파리를 막을 수 있으며 숙성 효과도 좋게 된다.

3단계
채반에 감을 올려놓고, 채반을 햇볕 아래에 놓고 7-9일 정도 건조한다. 건조시간 동안에는 매일 손으로 감 표면을 눌러 수분이 표피 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4단계
햇볕에서 7일 정도 건조한 후 감을 주물러 모양을 예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모양과 품질이 불량한 것은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살균실에 3-4시간 넣어 두고 곰팡이를 제거한다.

곶감을 건조하는 계절에는 사진작가 들이 모여든다(사진제공: 劉家銘)
곶감을 건조하는 계절에는 사진작가 들이 모여든다(사진제공: 劉家銘)

 

6. 곶감의 제조 과정의 자원화와 관리
대만 신푸진의 곶감 마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뭐니 뭐니 해도 태양아래에서 곶감을 건조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상기의 곶감 제조 과정의 일부를 체험상품으로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다. 또 감을 주물러서 맛있게 만들거나 모양이 예쁘도록 하는 방(우리나라 온돌방처럼 되어 있으며, 아궁에서 불을 지핀다)도 관광자원으로 하고 있다.
한편, 곶감이 건조 과정과 주변에 파리가 생겨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외에서는 관광객에게 뜨거운 음식을 공급하지 않는다. 파리가 좋아하는 단백질이나 음식 등이 없으면 살충제 및 방충제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므로 파리가 근본적으로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을 입구와 주변에는 감 조형물을 설치하고, 방문객들 위해 도로와 주차장도 개설 및 정비를 하였다.
대만 신주현 신푸마을은 이처럼 곶감의 건조 모습을 자원삼아 장소를 가치 있게 만들고,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여 곶감의 주산지라는 이미지를 발신함과 동시에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방문객들에게 곶감의 직접 판매는 물론 곶감 외의 체험상품, 가공상품 등의 것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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