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열정으로 지켜온 과수원 시아버지와 며느리, 구부간 호흡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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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열정으로 지켜온 과수원 시아버지와 며느리, 구부간 호흡 환상입니다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9.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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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 화평농원 최종환 대표

해마다 과수농사에 있어서 중요한 작업이 ‘열매솎기’다. 적과(摘果)라고도 불리는 열매솎기는 어린 열매 과일을 솎아내는 작업으로 너무 많은 과일이 착생되면 과실크기나 질 좋은 과일을 얻기가 힘들어서 일정량만 남기고 솎아주어야 한다. 경기 여주의 열매솎기 작업 중인 화평농원을 찾아 최종환 대표의 농사스토리와 그의 농사철학을 들어봤다.

 

경기 여주시 화평농원 최종환 대표
경기 여주시 화평농원 최종환 대표

 

30년간 배 농사에 집중하다
날씨가 매우 화창한 어느 날 화평농원 최종환 대표의 과수원을 찾았을 때 한창 열매솎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 중간 쉬는 시간 틈을 이용해 최 대표의 그동안 배 농사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종환 대표는 현재 여주배연구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지역 32개 농가 여주배연구회 회원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나이가 70대가 다 됐지만 그는 여전히 40대 못지않은 청년농업인 같은 패기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올해 작업도중 미끄러져 팔 기브스를 한 불편한 몸 상태에서도 그는 여전히 현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외국인 인력들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네 군데에 걸쳐 과수원 밭 약 66115㎡(2만 평)에 달하는 과수원 땅을 운영하기까지 그는 1년 365일을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 자식 둘을 남부럽지 않게 훌륭히 키웠고, 어느덧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선도농가로 자리 잡았다. 멀리 아산에서도 150명씩 농가탐방을 오기도 하고, 진흥청에서는 농가 성공사례 발표도 했다. 30년 전 사료사업과 벼농사만 짓던 최 대표를 배 농사의 길로 들어서게 했던 인근 농가대표도 이제는 오히려 최 대표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고 활짝 웃는다.

 

과수원 전경. 그물망과 관수시설이 되어있고, 병충해는 친환경 농법으로 보드도액과 유황혼합 약재로 흑성병 (黑星病)등을 예방한다. 선녀벌레 같은 다소 까다로운 해충이 골칫거리다.
과수원 전경. 그물망과 관수시설이 되어있고, 병충해는 친환경 농법으로 보드도액과 유황혼합 약재로 흑성병 (黑星病)등을 예방한다. 선녀벌레 같은 다소 까다로운 해충이 골칫거리다.

 

가족농의 꿈 이뤄, 큰아들 귀농교육
큰 아들 최승현씨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최종환 대표를 보좌해 가족농을 꿈꾸고 있다. 어릴 적부터 주말마다 아버지 일을 돕긴 했지만 이제는 프로농부의 삶을 택한 만큼 착실히 배연구회 교육과 귀농교육을 받으며 후계농 경영수업에 돌입했다.
며느리도 틈틈이 과수원에 나와 초보농부지만 나름 시아버지인 최 대표를 열심히 돕고 있다. 그들에게서 구부간의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 시아버지 최종환 대표는 도시의 삶을 버리고 정직한 흙의 예술인 농부의 삶을 택해 성실히 임하는 아들내외 부부가 한없이 예뻐 보인다. 그리고, 함께 20년 이상 변함없이 과수원을 지켜 온 직원들도 최 대표에게는 이제 큰 재산이 됐다.

 

중소과 위주정책, 농가와는 안 맞아
최 대표는 농사를 하면서 요즘 트렌드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작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중소과 위주로 농가지도를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농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의견을 말했다.
명절에는 소비자들이 대과를 찾기 때문에 대과를 팔고, 평상시 소비는 작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중소과로 구분 생산해 출하하고 있다. 
품종은 신고 배로 거의 생산하고 있고, 내년 정도 즈음에는 농촌진흥청 신품종인 ‘신화’ 품종으로 고접해 일부 생산물량을 출하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화 품종도 숙기가 9월 20일~25일 정도이기 때문에 추석기간이 9월 전후에 명절이 들면 숙기가 안 맞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일본의 경우에는 중소과를 생산해도 정부수매로 인해 별 어려움 없이 농가가 생산에 전념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중소과를 생산해 15kg 한 상자에 25개~30개를 넣게 되는데 가락시장에 가면 3만 원 밖에 안 나와 생산비, 포장비, 인건비, 유통비를 빼면 20개짜리 대과 5만 원에 비해 농가 경영비가 나오지 않아 농가에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한다.
중도매인 역시 중소 작은 과들은 쳐다보지도 않아 그러한 인식들도 변화되어야 전체적인 시스템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는 핵가족이 더 심화돼 소비자 선호 방향으로 가야 하긴 하지만 농가소득과 연관해서 좀 더 균형적인 정책을 펼쳐 주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신고 배 어린열매. 적과기준은 벌레 먹은 것, 냉해 입은 것, 모양이 비뚤어 진 것, 흠집 난 것,  결국 8개~10여개 중에서  가장 예쁘고 길이가 긴것 하나만 남기고 모두 솎아낸다.
신고 배 어린열매. 적과기준은 벌레 먹은 것, 냉해 입은 것, 모양이 비뚤어 진 것, 흠집 난 것, 결국 8개~10여개 중에서 가장 예쁘고 길이가 긴것 하나만 남기고 모두 솎아낸다.

기술센터 지원, 견학도 많이 해
가장 어려운 점은 노동 인력문제

최 대표는 농사하면서 여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도 많이 받았다. 베테랑 농부이지만 철저한 교육과 함께 1년에 2~3번씩 다른 우수농장 견학도 많이 다니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들을 습득해 나가고 있다. 
병충해는 PLS 등록 약재 위주로 시기적으로 철저히 하고 있다. 친환경 약재도 직접 유황 혼합 약재를 만들어 살포하고 있다. 화평농원에서는 트랙터와 과수작업 이동 차량 등을 이용해 작업시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최 대표는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인력 문제를 꼽았다.
갈수록 농업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는 있지만 급할 때는 간혹 인력 충원이 어려워 애를 먹기도 했다고 밝혔다. 
인건비 상승과 근로기준법에 따른 국내 노동자와 동등하게 대우하다보니 인력수급 문제와 경영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번 작업에 보통 15명 정도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고 일당 7만 5천 원에 식사와 간식과 음료 등 9만 원 가까이 인건비가 지출되고 있다.

 

여주 친환경과수연구회 공동 브랜드 ‘해미찬’ 박스
여주 친환경과수연구회 공동 브랜드 ‘해미찬’ 박스

 

EM농법 여주 ‘해미찬’ 배
최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여주배연구회 회원농가들은 '해미찬'이라는 브랜드로 출하한다.
GAP와 저탄소인증은 물론 항산화 EM 농법으로 생산된 배 박스에는 ENS친환경과수연구회 타이틀도 붙어있다. EM농법 (Effective Microorganisms 유용미생물)은 일본 오끼나와의 류큐대 히가 교수가 개발한 농법으로 EM농법을 실시하면, 흙이 생명력이 살아나 지렁이는 물론 미꾸라지까지 논바닥에 살아나고 유기물 분해와 항균 작용이 되어 생리활성물질 생성과 세표의 활성화와 뿌리의 분화를 촉진하는 호르몬, 효소 등을 생산해 작물의 성장을 돕는다.
이렇게 생산된 해미찬 배 출하는 일부는 가락시장으로 일부는 일반 주문 택배로 출하한다. 기업이나 회사에서도 선물용으로 주문이 들어온다. 앞으로는 아들이 합류한 만큼 인터넷 판매 쪽으로도 좀 더 활성화 시켜 판로를 다변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조부 때부터 고향인 이곳 여주에서 벼농사와 사료사업, 과수원까지 농사지으며 열정적으로 살아 온 최 대표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주변에서 이제 그만 내려놓으라는 말도 하지만 저는 이 과수농사일이 즐겁습니다. 삶의 낙이고 보람입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즐겁게 농사일을 즐기며 아들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맛좋은 배를 공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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