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고수익 사과의 비결은? 착과량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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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고수익 사과의 비결은? 착과량 줄이기
  • 이지우 기자
  • 승인 2019.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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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원예농협 박한규 이사

 

충북원예농협 박한규 이사

사과농사에만 35년 공을 들인 박한규 대표. 현재 동생과 3ha(1만평)을 반으로 나눠 홀로 1.6ha(5000평)의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데 한해 매출이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의 내실 있는 농법 때문에 경매 시장에서도 늘 특상으로 대우 받는다고. 사과의 고장 충주에서 그를 만나 고수익 사과의 비결에 대해 들어보았다.

 

건설업을 하다 사과 농사에 뛰어든 박한규 이사. 어느새 지난 35년을 오직 사과만 보며 살아왔다. 과수원을 하던 처가에서 사과 나무를 보고 흥미를 느꼈다는 그는 이제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한 농사꾼이 되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한길만 판 것이 지금에 와서는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과를 재배하면서 좋은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 결 같이 사과만 보고 살아오니 이제는 길이 좀 보이거든요. 제 나이 올해 71살이니 시작할 때 이미 중년이었죠. 어찌 보면 늦깎이 농사를 시작한 셈인데 지금에 와서는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박한규 이사의 과수원에서 출하를 앞두고 조금씩 색이 물들고 있는 부사. 그는 현재 1.6ha(5000평)의 과수원에서 약 1000주의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홍로 20% 내외를 제외하곤 전 면적에 부사를 재배하고 있다.

 

박한규 이사의 사과 과수원은 대부분 부사를 재배하고 있다. 추석사과인 홍로가 약 20%를 차지하고 그 외엔 전부 부사다. 예전엔 아오리 사과도 재배했으나 수익률이 낮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특성상 사과 농사는 명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오리 사과의 경우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요. 물론 재배가 쉽기는 하지만 그 면적에 홍로, 부사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죠. 저는 저장성이 낮은 홍로도 딱 추석에 내보낼 만큼만 재배하고 부사에 집중합니다. 부사의 경우 저장성이 좋아 이듬해 5~6월까지 꾸준히 출하가 가능하니까요.”
박한규 이사는 올해 많은 사과 농가가 홍로를 제 때 출하하지 못해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하했다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홍로는 재배하는 사람의 기술력에 따라 출하시기 정해집니다. 우리 과수원의 경우 추석 전에 중소과 제외한 대부분 물량 출하했어요. 그러나 추석 지나면 생산 원가도 안 되게 출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올해는 추석이 워낙 빨라서 많은 농가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하한 형편입니다. 특히 소비자의 먹거리가 다양해지다보니 사과를 평상시에 즐기는 일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출하는 경매시장으로
고품질 평가 받기 위한 길

박한규 이사는 충주APC를 통한 수매시스템보다 농협 계통출하를 통해 사과를 전량 경매시장으로 보낸다. 시장에서 고품질을 인정받고 고수익을 올리기 위한 선택이다. 그는 농사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내실 있는 재배로 매출을 알뜰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매 시스템은 출하에 대한 걱정이 없지만, 일단 지역APC에서 충주 내 모든 사과를 수매할 수 있는 여력은 안 됩니다. 수매 시스템을 활용하는 농가도 있는 반면, 저는 시장에 나가 직접 평가받기를 원합니다. 수매 시스템에는 ABC 등급이 있지만 특상에 대한 평가는 따로 있지가 않거든요. 올해 홍로의 경우 추석 전에 5kg에 평균 35000원 이상을 기록했어요. 일반적인 농가의 경우 경매시장에 나가 경매가를 받으면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실익이 크지 않아 수매 시스템이 안정적이지만 고품질 사과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농가라면 특상을 따로 쳐주는 경매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충주의 부사는 보통 11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해 12월 20일 이전에 수확이 끝난다. 수확한 사과는 저온창고에 저장 후 시장 상황을 보고 출하한다. 상시 출하를 하긴 하지만 부사 역시 80% 이상을 구정에 출하한다고. 구정에 내고 남은 사과는 6월까지도 출하가 가능해 부사는 사과 농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특히 부사는 홍로 대비 산미가 있고, 당도가 홍로 대비 훨씬 높은데 홍로의 경우 약 14브릭스 내외, 부사는 16~17브릭스 내외라고 하니 진짜 사과의 맛은 부사가 1순위라 할 수 있다.

 

박한규 이사는 APC 수매시스템보다 농협 계통출하를 통해 사과를 전량 경매시장으로 보낸다. 시장에서 고품질을 인정받고 고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APC를 통한 수매가 효율적이긴 하지만 A등급 이상의 특상품을 따로 취급하진 않기에 경매시장으로 나가 고품질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이다.
박한규 이사는 APC 수매시스템보다 농협 계통출하를 통해 사과를 전량 경매시장으로 보낸다. 시장에서 고품질을 인정받고 고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APC를 통한 수매가 효율적이긴 하지만 A등급 이상의 특상품을 따로 취급하진 않기에 경매시장으로 나가 고품질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이다.

 

사과 재배면적 조절 필요
풍선효과 피해 극심

박한규 이사는 영농조합법인 충주명품사과연구회를 통해 지역 10여 농가와 공동선별을 하기도 하고, 물량이 부족할 때는 함께 출하하기도 한다. 충북원예농협 이사를 맡아 지역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해야 하는 그의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과 산업의 현실은 개선해야할 부분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사과 재배 지역은 날로 넓어지는데 이에 대한 사후 대처가 늦어요. 사과 재배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기후가 온난화로 가다보니 산간 지역에서 사과 재배가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지자체에서 농가에 사과 재배를 권하거나, 지원책을 줘서 무분별하게 농가를 늘리고 있어요.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재배 후에 벌어지는 물량 과다는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이죠. 한쪽을 누르면 한쪽에서 튀어나오는 풍선효과가 극심한 상황입니다.”
그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지원책은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있지 않는 이상 반드시 큰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숭아 과잉이라고 폐원시키니 사과 심고, 포도 폐원하니 다른 과수 심도록 하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앞날을 보지 못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소비량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러한 정부의 개입은 시장가를 폭락시키는 주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역 단위로 과다 생산된 농산물을 수매해서 가공용으로 활용하거나, 재배면적을 철저하게 관리해서 예상 출하 물량을 미리 짐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수 경쟁력이 정체되다보니 과수원 임대업을 하던 이들이 임대 면적을 점차 줄이고 있다며, 이는 임대농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산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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