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베라, 화방 너무 키우면 저장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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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베라, 화방 너무 키우면 저장성 떨어져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0.01.3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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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심재일 김기자 부부

화훼 소매상들 사이에서 심재일 김기자 부부가 출하하는 거베라는 줄 서서 사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연일 최고 경매단가를 받을 정도로 고품질 거베라를 생산하고 있는 경북 봉화군 심재일 김기자 부부의 농장을 찾았다. 

 

김기자, 김화춘 자매
김기자, 김화춘 자매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6년 전에 경상북도 봉화군으로 귀농한 심재일, 김기자 부부는 현재 5년째 거베라 농사를 짓고 있다. 전체면적 3305㎡(1000평)에 국산 품종과 수입 품종 거베라를 생산하고 있다. 양재동 화훼공판장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에서 ‘김기자’이름으로 출하되는 거베라는 늘 최고 대접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김기자 대표는 우연히 수원에서 거베라 농사를 짓는 친구의 비닐하우스에서 형형색색 아름다운 거베라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녀는 보자마자 거베라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거베라 농장을 보고 너무 예뻐서 거베라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어요. 무조건 거베라 농사를 짓고 싶었지요. 친구는 거베라 농사가 생각보다 힘들다며 쉽게 추천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농사를 짓다 보니 거베라 농사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김기자 대표는 남편보다 1년 먼저 귀농해 서울에서 꽃집을 운영하던 동생 김화춘 씨와 의기투합해 거베라 농사에 매달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 나갔다. 주변 꽃 농장에 무작정 찾아가 무임금으로 일하며 화훼 농사일을 익혔다. “농사를 해 본 적도 없어서 몸으로 때웠습니다. 기계로도 할 수 있는 것을 처음에는 잘 몰라 일일이 손으로 직접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노력 때문일까. 현재는 동네에서 가장 거베라 농사를 잘 짓는 농가로 유명하다. 오히려 지금은 주변 화훼농가에서 김 대표에게 물어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대표의 거베라는 한 송이당 1700원가량 받는 등 몇 년째 양재동 화훼 공판장에서 늘 최고 단가를 받고 있다.  다른 품종에 비해 높은 단가이다. 
우수한 품질의 거베라를 구매하고 하길 원한다면 ‘김기자’ 이름을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심재일 김기자 부부
심재일 김기자 부부

손해나더라도 최상의 품질만 출하  
김 대표는 동생이 김화춘 씨가 꽃집을 경영한 노하우로 어떻게 포장을 하면 소매상들이 좋아할지 그 부분까지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거베라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상의 상태에서 출하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춘 씨는 소매상들 입장으로 생각해서 ‘돈 주고 안 살 것 같은 것은 과감히 버렸다’며 조금 손해 보더라도 최상의 품질만 시장에 출하했다. 
“거베라는 화방을 너무 키우면 저장성이 떨어집니다. 화방이 커야 시장에서 좋은 값을 받지만, 저희는 무조건 키우지 않고 적정한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저장성도 우수한  품질이 생산되도록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꽃 시장에서 김기자 대표의 거베라는 일주일 넘게 싱싱하다며 소매상들이 주문을 많이 하지만 수량이 부족해 맞춰줄 수 없다고. 

국산 거베라, 다양한 색상 많이 나와야 
김 대표는 거베라의 출하 단가가 높은 이유는 그만큼 재배가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절화에 비해 거베라는 색상을 잘 내는 게 중요하다. 
“화훼 시장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수입 품종의 거베라의 경우 색상이 예쁘게 나와야 경매가가 높게 나옵니다. 다른 지역에서 거베라를 농사짓는 사람들이 거베라 색상을 잘 내지 못해서 애먹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 특성상 봉화군은 일교차가 커서 꽃 색상이 최상으로 예쁘게 잘 나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양재동 공판장에서도 봉화꽃은 유명합니다.” 
김 대표는 국산품종과 수입품종의 거베라를 생산하고 있다. 수입품종이 국산보다 로열티가 2배가량 높지만, 국산품종의 거베라 색상이 다양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라며 비싸더라도 수입품종을 함께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국산품종의 거베라를 점차 늘려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응애. 훈증 기법으로 잡아
김 대표는 거베라는 응애, 잿빛 곰팡이병, 흰가루병, 총체벌레, 온실가루이 등의 병해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 트랩을 사용하여 총체벌레 등을 방제하고 있다. 응애의 경우 농약을 끊여서 훈증하는 기법을 사용해 예방하고 있다. 실제로 시설 하우스 내부 곳곳에 훈증할 수 있는 냄비가 설치되어 있다. 훈증을 한 이후로 응애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거베라의 잿빛곰팡이병은 주로 꽃잎과 꽃대에 갈색의 작은 반점으로 시작하여 꽃이 지저분해지고 꽃 전체가 시드는 병이다. 거베라는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채화하기 때문에 꽃잎에 잿빛곰팡이병이 발생하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주 야간의 온도변화가 심한 봄과 가을 또는 장마기에 발생이 심하지만, 시설 하우스 내에서는 연중 발생한다. 비닐하우스 내의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환기를 철저히 시키고 밀식재배나 과다시비 잎이 지나치게 무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잎과 꽃에 분생포자가 심한 것은 뽑아버리는 게 좋다. 
흰가루병은 주로 잎에 발생하여 잎 표면이 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은 증상이다. 흰가루병은 일반적으로 건조한 조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낮에 관수하여 습도를 높여줘야 한다. 겨울철 일조량 부족, 고온, 환기 불량, 밀식재배, 연작 재배, 질소 비료 과용 등으로 발생하기 쉽다. 하우스 내의 환기를 잘 시키기고 배수가 잘되도록 토양 관리를 잘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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