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의 아름다움, 무름병에 강한 칼라 ‘퓨어러브’
상태바
백색의 아름다움, 무름병에 강한 칼라 ‘퓨어러브’
  • 이지우
  • 승인 2020.03.31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 익산시 베스트칼라 김동규 대표

구근류인 칼라는 현재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고가의 꽃으로 분류되고 있고, 시장성도 고급 꽃 시장 쪽으로 형성돼 농가에서는 고소득 품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백색 칼라를 주로 재배해온 우리 화훼 농가에서 칼라의 고질적인 무름병으로 인해 재배 위험성이 커 현재는 재배 농가에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기존 백색칼라의 단점을 보완해 무름병에 강한 ‘퓨어러브’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칼라의 국내 재배는 대부분 백색 칼라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구근 구입비가 비싸고 여름에 무름병 발생이 심해 심은 구근의 대부분이 썩어버리는 등 불리한 점이 많아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 익산시는 칼라의 재배 주산지로 손꼽혔지만, 무름병의 유행으로 많은 농가가 작목을 전환하면서 현재는 베스트칼라의 김동규 대표만이 칼라를 재배하고 있다.
“25년 넘게 이곳에서 칼라를 재배했어요. 칼라는 일단 화훼류 대비 단가가 높아서 수익성은 괜찮은 편이에요. 그런데 무름병이 한번 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어서 위험이 큰 편이죠. 특히 연작을 하기 때문에 무름병이 오면 복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일대가 전부 칼라를 재배했었는데 현재는 저 혼자만 남았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무름병 유행으로 주변 칼라 농가가 작목을 전환할 때 유일하게 명맥을 이으며 이곳을 지켜온 김동규 대표. 그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의 교류를 통해 국산 신품종 칼라를 적극적으로 재배하고, 통상실시권 확보로 구근까지 증식 판매하고 있다. 기존 대표 국산 품종인 ‘몽블랑’부터 새롭게 선보인 ‘퓨어러브’까지 이곳 베스트카라에서 현장 실증 및 재배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베스트카라 농원에는 기존의 몽블랑을 비롯해 퓨어러브, 실키바이트, 화이트링(분화) 등 원예원 품목의 통상실시권 확보를 통해 구를 다른 농가에 판매하는 것을 주업으로 한다. 베스트카라 농원에서 재배되고 있는 퓨어러브.

무름병 강한 국산 칼라
“퓨어러브”로 재배리스크 줄여

베스트카라의 칼라 꽃을 시장 출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수품종의 구근을 다른 농가에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몽블랑을 비롯해 퓨어러브, 실키바이트, 화이트링(분화) 등 원예원 품목의 통상실시권 확보를 통해 구를 다른 농가에 판매하는 것을 주업으로 한다.
“현재 3305㎡(1000평) 면적에 전부 칼라만을 재배합니다. 아버지가 칼라를 재배하셨는데 학교 다니며 도와주다 96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죠. 칼라를 3년 정도 키워서 구를 다른 농가에 파는데 아직 국산 품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부분도 있으니 홍보가 더욱 필요하지 않아 생각해요. 구근은 수입용이 평균적으로 3500원 정도인데, 국산의 경우 3년 정도 키워서 나가기 때문에 4000~5000원 정도에 판매됩니다.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높기 때문에 상품성은 좋으나 아직 보급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

베스트카라 농원은 국산품종과 해외품종을 5:5 비율로 재배하고 있다. 김동규 대표는 국산 품종이 해외품종 대비 부족하지 않다며, 아직 홍보가 덜 된 상황이기 때문에 농가에서 더 많은 재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국산 품종은 무름병에 강점이 있어 재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구근류는 로열티를 주고 구입해서 증식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칼라는 병해를 입으면 모두 폐기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름병, 뿌리혹병이 발생해서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으로 이 일대 농가 전체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화훼 농가에서 쉽게 재배를 시작하기 힘든 작목 중 하나다. 특히 연작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코로나19로 출하저조
경기 활성화 시급

이곳 베스트카라 농원은 현재 가온은 멈추고 있다. 지난해 8월 정식한 칼라꽃을 겨우내 재배해 한창 시장에 출하돼야 할 시기이지만 코로나19로 화훼산업의 급격히 경색되면서 출하량이 평년 대비 1/3 정도로 줄어들었다. 베스트카라 농원은 평년 기준 평당 10만 원 정도 수익을 내는데 올해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처서 기준 2~3일 앞뒤로 정식을 해서 8개월 정도 키워요. 2~4월이 겨우내 키운 칼라가 시장에 들어가야 할 시기인데 모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국민 외부활동도 줄면서 꽃 소비량이 말도 못 하게 줄었죠. 2월 명절 지나면서 출하가 확연히 줄더니 현재는 지난해 대비 1/3도 안 나가고 있습니다. 원래 일주일에 900~1000단 정도 내보내는데 일주일에 3회 보내는데 100단 정도 겨우 출하하고 있어요.”
김동규 대표는 본인 농원뿐만 아니라 어떤 농가든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언제나 나라가 큰일을 당하면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 화훼농가였다며,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야 농가도 활기가 돋고, 직접 지원도 좋지만 어쨌든 빠른 시일내에 코로나19가 안정 국면에 들어서 경기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윤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미니인터뷰

백색 중소형 칼라 품종 ‘퓨어러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최윤정 

칼라(Zanthedeschia spp)는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천남성과 작물로 절화와 분화로 이용되고 있다. 꽃잎처럼 생긴 화포가 꽃을 보호하고 있으며, 꽃 아랫부분에 암꽃과 수꽃이 혼재되어 있다. 뉴질랜드, 네덜란드, 이스라엘, 일본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강원도 진부·원주, 경기도 여주, 전북 익산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칼라는 절화 형태로 결혼식과 졸업시즌에 많이 소비되며, 고급화로 취급되어 가격도 다른 꽃에 비해 비싼 편이다.

칼라는 국내 재배 시 지하부 괴경과 식물 전체가 녹아내리는 세균성 무름병이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외국산 품종에 의존하던 칼라 종구 국산화를 위해 연구를 시작하여 2008년 ‘몽블랑’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1품종을 개발하였으며, 국산 품종은 기존 재배품종보다 무름병에 강해 농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최윤정 농업연구사는 “2013년 개발한 백색칼라 ‘퓨어러브’는 백색의 타원형으로 중소형 절화용으로 화폭 약 8.3cm의 중소형화이며, 자연 재배 시 개화소요일이 약 90일이면 되는 조생종 품종입니다. 초세(자람새)가 반직립으로 초형이 작으며, 화경장은 63cm, 주당 화수는 약 3개 정도, 절화수명은 약 24일로 기존 품종보다 일주일 정도 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퓨어러브’는 꽃모양뿐만 아니라 무름병에도 강해 농가 시범재배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절화수명도 길어 시장에서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