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신뢰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은 예산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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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신뢰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은 예산 수박
  • 이설희
  • 승인 2020.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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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구복회 대표

충남 예산군에는 총 373 농가가 387ha(110만평)면적에서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2017년 열린 제1회 전국 수박품평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며 지역 특산물로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예산 수박. 귀농 후 부모님이 계시던 이곳, 고향 예산에 자리 잡아 22년째 수박을 재배 중인 구복회 대표를 만났다.

 

꿀벌을 이용한 친환경 수정
GAP 인증으로 신뢰도 높여

예산수박영농조합법인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구복회 대표는 부모님이 농사를 짓던 땅에 시설을 짓고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총 9900㎡(3000평)의 면적에 2중 비닐하우스, 2중 터널을 설치해 수박 생육적정온도인 25℃를 유지한다.
“수박은 호온성 작물로 고온 기간을 길게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2월 10일에 정식을 했는데, 정식 전 지온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땅 온도가 12℃ 아래로 내려가면 뿌리 활착이 불량해지고 양분 흡수가 떨어져 이중터널 작업 또한 필수죠.”
현재 순 작업 및 벌 수정 단계를 지나고 있다는 구 대표는 GAP 인증을 받은 수박인 만큼 인공수정이 아닌 꿀벌을 이용한 자연수정을 고집하며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재배를 해 나가고 있다.
“예산수박영농조합법인에 가입된 회원의 수박은 모두 GAP 인증을 받았습니다. 병충해가 극도로 심하면 최대 두 번까지 약을 사용하고, 되도록 영양제 시비와 토양관리에 힘쓰는 쪽으로 수박 품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도 pH 5.5~6.8의 토양에서 잘 자라는 수박은 연작을 싫어하는 기지성이 강한 작물로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구 대표는 반드시 윤작을 하고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된 복합 비료부터 토양개량제 등을 시비하며 땅 손질에 열심이다.
“봄에 수박을 심고 5월부터 수확을 시작합니다. 8월까지 이어지는 수확이 끝나면 토양 개량을 위해 채소나 국화 등을 심습니다. 몇몇 농가가 가을 수박을 재배하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이고, 저를 비롯해 우리 조합에 소속된 회원들은 여름 수박을 목표로 봄에 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30명의 회원이 소속되어 있는 예산수박영농조합법인의 수박은
11~13브릭스의 당도를 자랑하며 평균 총 20억의 매출을 낸다.  
 

품질 상향평준화를 위한 연구와 노력
힘을 합쳐 다 함께 재배하는 수박

구복회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예산수박영농조합법인은 수박을 재배하던 농업인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정부에서 일정의 지원을 받아 법인을 설립한 경우이다. 상생과 협동의 정신으로 물품 공동 구매부터, 공동생산, 공동판매의 약속을 약 16년 동안 지켜오고 있다.
“수확한 수박을 공동선별장으로 가져옵니다. 자동 선별기에 수박을 넣어 수박의 크기를 선별하고 당도를 측정하는 작업을 하죠. 납품은 가락시장을 통해 구리, 인천, 대전, 농협공판장에서 서울, 인천, 수원, 대전으로 보내집니다.”

출하 시기가 당겨진다고 해서 가격이 크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구복회 대표. 그는 다가오는 5월 20일경 수박 수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주는 것입니다. 시장형성이 중요해요. 공동출하를 하고 있지만, 평균 시세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모양과 당도 등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와 토론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평균 11브릭스, 최대 13브릭스의 당도를 자랑하며 하우스 한 동에 600만 원의 매출을 낸다는 구복회 대표. 30명의 회원이 소속되어 있는 예산수박영농조합법인은 평균 총 20억의 매출을 내며 오랜 시간 소비자에게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센터는 물론 다른 작물 작목반과도 연계해 다양한 재배정보를 공유합니다. 하지만 우리 회원 자체적으로 품질을 상향평준화 시키면서 모든 과정을 더욱 더 까다롭게 해 나가고 있어요. 매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제품만을 납품하려고 노력합니다.”

 

2중 비닐하우스로 수박 생육적정온도인 25℃를 유지하는 비닐하우스 내부. 
 

자체 육묘장 운영하며 철저한 관리
온도와 물 관리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농사의 반은 육묘라고 말하는 구복회 대표는 직접 육묘장을 운영하며 건강한 모종을 위한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튼튼한 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온도, 습도는 물론 관주 및 관수까지 꼼꼼하게 살펴야 해요. 종자는 침지 작업을 통해 발아율을 향상시켜 줍니다. 모종 단계에서는 영양제의 엽면 시비가 중요한데, 이것은 병충해 저항성을 강화하고, 굵고 건강한 뿌리의 발달에 도움을 주죠. 정식 전 포기 관주도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자체 육묘장 운영으로 높아지는 기후로 인한 병해충도 초기부터 철저하게 방지할 수 있었다는 구 대표. 이렇게 처음부터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니, 작물에 대한 믿음도 커질 수 있었다 전하며, 정식 후 온도와 습도관리에 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수정 전부터 수정기, 수정 후까지의 온도와 습도 관리도 중요합니다. 낮은 습도를 유지하며 주간 고온과 야간 저온 관리, 일교차에 따른 온도를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해요. 주간은 습도 30%, 35~40℃로, 야간은 습도 60%, 15~18℃를 유지해야 합니다. 착과기에는 햇빛을 충분히 쐬게 하고 평소보다 건조하게 관리하며 관수도 조금 억제해 주는 것도 비법이죠.”

수박의 경우 물관리가 품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정식 3~4일 전에는 충분한 관수로 지온 상승을 유도해야 한다. 개화기에는 수정과 화분의 발달을 위해 조금 건조하게, 착과 후 초기는 많은 관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착과 후 30일 이후인 후기로 접어들면 적은 양으로 자주 관수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개화 후 15일이 지나면서부터 당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개화 후 35일 전부터 급격히 상승합니다. 성숙기에는 주간과 야간에 온도 차이를 주는 것이 중요한데, 야간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곧 바빠지는 시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농사의 고단함보다는 수확의 즐거움을 예찬하는 구복회 대표. 본인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책임감과 노력이 맛 좋은 수박으로 결실을 보길 바란다며, 이번 수박 농사에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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