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내오이, 온라인 직거래로 소득안정의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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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오이, 온라인 직거래로 소득안정의 길을 열다
  • 이설희
  • 승인 202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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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찬이네 농장 한규섭 대표

천안 우수 농산물로 손꼽히는 하늘그린 아우내 오이. 그중에서도 특히 병천 지역은 약 20여 년 전부터 가락시장 내 최고품질의 오이로 인정을 받으며 타 지역 보다 높은 수취가를 기록하고 있다. 담배에서 오이로 작목을 전환한 후 11년간 병천면에서 오이를 재배 중인 한규섭 대표. 그는 2017년부터 시장 출하와 더불어 온라인 직거래를 시작하며 보다 안정적인 소득에 접어들었다.

 

 

11년째 이어온 오이 재배
알코올 난방으로 특별한 기온관리

천안 아우내오이 병천작목반의 반장직을 맡고 있는 한규섭 대표는 11년째 백다다기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2월 28일 정식일을 시작으로 판매를 마치는 7월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하우스를 돌본다는 한 대표. 이중 보온으로 이루어진 3000㎡(900평), 9동의 하우스는 많은 날 하루 최대 4천 개의 오이를 생산한다.

“하우스 전체는 이중이지만,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정식 후 초반은 모종 보호를 위해서 이중터널 개폐를 통하여 수시로 온도를 조절합니다. 3월이라고 해도 새벽이 되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알코올을 이용한 가열로 내부 온도를 상승시켜 주는 작업도 병행하죠.”

한규섭 대표가 이용하는 알코올 난방은 정식 날짜가 이르지 않아, 실제 난방을 해 주는 날이 최대 5일이 넘지 않는 한 대표에게 안성맞춤인 농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가스발생이 없고, 다른 가온 시설에 비해서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새벽 시간대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코올을 반 정도 채우고 불을 붙이면 화기로 내부 기온이 상승하죠. 알코올 난방은 가스 등의 해로운 이물질의 발생이 없고, 병해도 덜 해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실제 충남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시설하우스의 보조 난방으로 알코올을 이용하면 난방 효과는 물론 잿빛곰팡이병 발생 억제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딸기 시설 하우스를 통해 이루어진 충남농기원의 연구는 메틸알코올을 보조난방제로 이용한 경우 40%의 연료비 절감과 20.9%의 수확량 증대, 잿빛곰팡이병의 발생률을 34.5%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보온으로 이루어진 3000㎡(900평), 9동의 하우스는 2월 28일 정식일을 시작으로 판매를 마치는 7월까지 바쁘지 않은 날이 없다. 

땅 만드는 작업만 한 달
충분한 비료와 최소한의 방제 

우수한 색택과 알맞은 길이로 시장 내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는 병천 아우내오이. 한규섭 대표는 내한성이 강한 농우바이오 스마일백다다기 품종을 주력으로 재배하며 무르지 않고 신선한 여름 오이를 생산한다.

“정식 전 땅을 만들기 위해 퇴비와 비료를 뿌리고 토양 위에 짚도 올립니다. 모종을 심기 전 점적호수도 두둑마다 설치하고요. 정식 전 한 달은 꼬박 땅 작업만 한다고 할 수 있죠. 3월이 되면 터널을 제거하고 올림 작업을 시작하는데,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다섯 마디 이전의 오이 곁순이나 오이꽃을 제거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3월 말이 되면 수확을 시작하죠.”

한 대표는 GAP 인증 마크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약을 사용하며 병해충 방지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뿌리혹선충. 바이러스까지 포함해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병해충 들. 방제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충분한 영양을 주며 건강한 오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규섭 대표다.

“독하지 않은 약으로 최소한의 방제만 합니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뿌리와 대를 만들어 주는 것인데, 식물 또한 사람 몸과 같기 때문에 필요한 영양제를 골고루 주는 것이 중요하죠. 보통 사흘에 한 번 비료를 넣습니다. 과하지 않지만, 충분한 양분으로 식물들이 견딜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해줘야 해요.”
지난해 봄 작기, 오이 바이러스로 인해 수확량이 전무했다던 한 대표. 그는 원예작물의 경우 바이러스 방제 약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발생 시 이병주를 제거하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며, 진단키트 확인 등을 통한 바이러스 조기 방지를 특별히 당부했다.

 

4월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한 대표는 1년 평균 20kg 기준 2600~2700박스의 오이를 생산하며, 시장출하 및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시장출하와 직판매 병행으로 소득안정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 시장 더 커져야 

2017년, 아들의 권유로 온라인 직거래 판매를 시작한 한규섭 대표는 현재 시장 출하와 직거래 두 가지의 판로를 병행하고 있다. 이른 아침 수확을 하고 선별 및 박스 작업을 마친 후, 인터넷 주문량을 제외한 것은 당일 시장 경매에 부친다.
“직거래의 경우 특품으로만 30개, 50개, 100개 단위로 판매를 합니다. 가격은 1만 6천 원, 2만 5천 원, 4만 4천 원입니다. 보통 경매가격과 비슷하게 맞추고, 한여름 생산량이 많아지면 형평성 맞도록 시장가격을 반영해 판매가를 조금 낮추죠.”

경매가가 때에 따라 더 높은 날은 직거래 판매가 손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시장경매보다는 소비자와 1:1로 거래하는 것에 더 큰 보람이 느껴진다는 한 대표. 특히 출하가 어려운 비품의 경우 가격을 낮춰 반짝 판매하기도 하는데, 순식간에 완판이 된다고 한다.

“직판매를 시작한 첫해에는 판매율이 높지 않았는데, 이제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 하루 20~30박스가 꾸준히 나갑니다. 최근엔 포털사이트에 우리 농장 이름으로 온라인 마켓을 오픈해 거래 방식이 조금 더 수월해졌죠. 직거래라고 해도 시장경매와 다름없이 오이 모양과 크기, 선별 및 박스 포장 작업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씁니다. 1:1 거래는 판매 후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굉장한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죠.”

온라인 직거래 판매를 시작한 후 수익이 올라, 오이 농사로만 평균 8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한규섭 대표. 1년간 20kg 기준 2600~2700박스의 오이를 생산하는 한 대표는 신선도가 최우선인 농산물은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직거래로 이루어지는 것이 나음을 강조하며 최근 농산물 유통의 공익적 가치에 관한 바람을 내비쳤다.

“유통과정에서의 폭리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멀게 만들고 있습니다. 100% 경매 출하를 하다 보면 지나친 경쟁과 불안정한 가격으로 인해 농민들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하루빨리 직거래 시장이 더욱 활발해져 소비자와 농민 간 건강한 거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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