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제적 비상! 피해 막심한 화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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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제적 비상! 피해 막심한 화훼산업
  • 이설희
  • 승인 202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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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겸임교수

코로나19로 세계 화훼 생산과 유통의 피해가 막심하다. 국제 교역액이 85억 달러에 이르는 화훼산업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함에 따라 기존에 구축된 국제 화훼 생산과 유통 시스템이 파괴되어 버릴 정도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는 국지적인 것도, 종식이 예정된 것도 아니어서, 파괴된 세계 화훼 생산과 유통 시스템이 코로나 이후에도 다시 구축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그 상황이 심각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주요국의 화훼 생산, 유통, 소비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이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 19로 세계 각국에서 화훼의 생산, 유통, 소비 부문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꽃시장은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많은 광경이 펼쳐진다.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세계 화훼 교역의 허브로 규모가 큰 만큼 피해액 또한 크다. 네덜란드에 있는 알스미어 경매장(Aalsmeer Flower Auction)은 세계 화훼 교역의 중심지이다. 축구장 75개 이상의 콘크리트 창고인 알스미어(Aalsmeer)의 시설은 유럽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이다. 근로자들은 매일 해가 뜨기 전에 국화, 장미, 튤립 등 화훼로 시장을 가득 채운다. 구매자들은 각 로트(lot) 별로 전시된 컴퓨터 스크린으로 가득 찬 방에 모여 꽃을 구매한다. 꽃들은 전통적인 네덜란드 경매제도에 따라 높은 가격에서부터 낮은 가격으로 이동하면서 팔린다.

① 알스미어의 봄은 밸런타인데이, 어버이날, 결혼시즌 등 많은 행사가 몰려 있어 가장 바쁜 시기이다. 이 봄을 위해 세계의 많은 화훼 생산자들은 꽃을 재배하고, 출하를 준비해 오다가 코로나19의 습격을 받았다. 많은 화훼는 생산지에서 네덜란드로 운송조차 되지 못했다. 이미 운송되어 온 화훼들은 대부분 퇴비화가 되었다. 이에 따라 그 피해도 막심하다. 네덜란드는 국제 화훼유통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수요가 85% 줄어들었다. 연간 화훼 수출액은 67억 달러로 네덜란드 국내 국민 총생산액의 약 5%를 차지하는데, 수출은 멈췄다.
화훼업계 종사자는 15만 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일이 없는 상태이다. 이들은 네덜란드 정부가 코로나19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의 20% 이상 손실이 있는 회사는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 조건에서 3개월 동안 급여의 최대 90%까지 지급함에 따라 당장 일자리를 잃지는 않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종료될지를 모르는 상태이다.

② 네덜란드의 구근 화훼와 관련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구근의 77%는 네덜란드 산이다.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한 구근 화훼는 코로나19로 인해서 판매시기를 놓쳤다. 구근 화훼는 그 자체로서 판매되기도 하지만, 봄이면 튤립 등 구근 화훼를 식재해 꽃 축제 개최 등에 이용해 왔다.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등 각각의 색이 화려한 카펫처럼 연출된 곳에는 세계의 신혼부부와 관광객이 방문하고,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를 끌었다. 그로 인해 여행과 외식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공허하게 끝났다.
③ 네덜란드의 화훼가 코로나19로 이처럼 큰 타격을 받자 전 세계적으로도 연쇄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에서 생산된 화훼의 대부분이 네덜란드 시장에 출하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화훼 업계에서 일하는 백만 명이 현재 실업자가 되거나 해고 위기에 처해 있다.

 

코로나 19로 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행사 장식용에 사용되는 절지, 절엽도 소비처를 잃고 있다.
코로나 19로 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행사 장식용에 사용되는 절지, 절엽도 소비처를 잃고 있다.

미국
미국의 절화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 규모이다(UC Davis Agriculture Issues Center). 이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약 27%인데, 이것은 10년 전의 37%보다 10%가 감소한 것이다. 미국에서 화훼 생산 비율이 감소한 것은 ‘안데스 무역 특례법(Andean Trade preference Act)’에 의한 수입 절화의 관세를 줄인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는 컬럼비아 및 에콰도르 같은 나라에서 마약류 식물의 재배를 줄이기 위해 1991년에 ‘안데스 무역 특례법’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저렴한 남미의 꽃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자 미국 화훼 생산자 큰 타격을 받았다.

① 미국에서 화훼 생산 중 4분의 3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는 특히 큰 타격을 맞고 있다. 전통적인 화훼 생산지였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콜롬비아, 에콰도르에서 국화, 카네이션, 거베라, 장미와 같은 절화를 생산하자 안데스산맥의 서늘한 고지대에서 자랄 수 없는 종으로 품목을 전환했다. 대표적인 것이 양치류, 유칼립투스, 크리스마스트리 등이다. 품목을 전환했지만 비싼 인건비도 문제가 되어 왔다. 캘리포니아의 노동법이 개정되면서 시간당 최소 임금이 10달러에서 15달러로 상승했다. 주당 농업 노동시간도 60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 화훼 생산자들은 저렴한 수입 꽃, 비싼 인건비로 수익성이 더욱 낮아진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하였다.
②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약 225개의 화훼 농장이 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판매량의 85%가 감소했다(California Cut Flower Commission). 화훼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 노동력도 유사한 비율로 감소해 직원들의 90% 정도가 해고된 상태이다. 일부 농장들은 아예 화훼농장 자체를 영원히 폐업한 곳(Santa Barbarn Farms 등)들도 나타나고 있다.

케냐
동아프리카의 절화 생산은 저렴한 인건비, 좋은 기후 조건 등에 의해 크게 증가해 왔다.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절화 생산은 1990년대 이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연간 수출하는 화훼금액은 약 10억 달러이며, 유럽 최대의 공급지역이다. 이 수치는 인프라 투자가 대규모 수출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1990년대 이후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① 동아프리카 국가 중 화훼의 최대 생산국은 케냐이다. 케냐에는 약 170개의 화훼 농장이 있는데, 유럽연합에서 판매되는 절화의 약 40%가 케냐산이다. 케냐에서의 화훼는 관광과 함께 주요 외환을 벌어들이는 산업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매주 화물기 42편이 케냐에서 꽃을 싣고 네덜란드 알스미어에 도착했다. 화훼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15만 명 정도이다. 노동자들은 주로 여성이며, 한 달에 70달러도 정도 받는데, 케냐에서는 적지 않은 월급이다. 그러므로 케냐의 절화 산업은 유럽의 화훼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과 함께 자국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② 케냐에서 절화 수출은 매년 수억 달러가 되는데 코로나19 발생으로 화훼는 수출이 중단되었고, 하루에 3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Kenya Flower Council). 화훼농장에서 일하는 많은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고 있다. 케냐의 화훼농장 중 일부는 구조 조정에 들어갔다. 인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크고 작은 농장 간에 통합 등에 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 화훼 유통 시스템은 크게 손상되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화훼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이다.

에티오피아
동아프리카에서 케냐 다음으로 절화 생산이 많은 에티오피아는 코로나19로 화훼산업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에티오피아는 하루에 160톤 이상의 절화를 유럽, 일본, 미국, 캐나다에 수출해 왔다. 농장은 126개가 넘으며, 원예는 5대 수출 품목에 속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지난 회계 연도에 3억 달러가 넘는 꽃, 과일, 허브 및 채소 수출에 15만 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로 원예 하위 부문에서 약 2천 5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Ethiopian Horticulture Producer-Exporters Association).

일본
세계 최대 화훼 수요국인 일본 역시도 코로나19로 화훼 소비가 크게 줄었다. 일본의 봄은 졸업식, 송별회, 피안(彼岸), 밸런타인데이, 어머니날 등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화훼의 최대 성수기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졸업식이나 각종 이벤트가 중지됨에 따라 소비가 줄고 화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① 화훼 소비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자 일본 농림수산성에서는 자국산 화훼의 소비 촉진을 위해  ‘꽃 가득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 내용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꽃장식과 꽃의 구매 촉진 활동으로 화이트데이에 꽃 선물하기, 생화 코르사주 꽂기,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추진을 하고 있다. 동시 농림수산성에서는  공식 Facebook, Twitter, BUZZ MAFF 등을 통해서 가정, 직장 등에서의 꽃 장식 및 꽃 선물의 사례를 소개하고, 청사 내 등의 꽃 장식을 하고 있다.
② 일본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청사 내 및 직장 등에서의 꽃장식과 공공 공간에서의 꽃 전시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청사 앞에서 화훼를 판매하고 있으며, 유휴공간에 판매대를 설치하고 무인 판매 등을 화훼 통해 농가를 돕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세계의 화훼산업은 생산, 유통, 소비 각 부분에서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해 정상적인 국제 교역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막히고, 상당수의 근로자가 해고되는 상황을 맞이함에 따라, 상황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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