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백합 품종 우수하지만 보완할 점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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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백합 품종 우수하지만 보완할 점도 많아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0.10.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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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군 이형용 대표

강원도 인제에서 30년째 백합 농사를 짓고 있는 이형용 대표. 이 대표는 전체면적 6611㎡(2000평)에 시베리아, 메듀사, 아스트리안, 소르본느, 쉬라 등을 재배하고 있다. 
4년 전부터 국내 백합 품종을 시범 재배한 시설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국산 백합 품종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형용 대표를 찾았다.

 

한때 1만6528㎡(5000평)의 백합 농사를 지었던 이형용 대표는 올해는 재배 면적을 6611㎡(2000평)으로 줄였다. 이 대표는 앞으로 재배 면적을 더 축소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취재를 나간 날에도 양재 꽃시장엔 출하를 앞둔 백합이 포장되어 있었지만, 이 대표는 폐기될 수도 있다며 씁쓸해했다. 실제로 인터뷰 전날 소비자들에게 가야 할 백합이 중도매인들이 구매하지 않아 폐기됐다. 서울 경부선 화훼중도매인들은 아예 이 대표에게 보내지 말라는 연락까지 할 정도로 백합 소비가 얼어붙었다. 예식과 행사로 주로 나가는 백합의 특성상 코로나 19로 모든 행사와 예식 등이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지만, 일본 상황도 좋지 않아 좋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9월은 일본에서도 백합 소비가 가장 많은 춘절이 있어 이 대표는 9월 초부터 1만~1만5000본의 백합을 꾸준히 일본 경매장에 출하하고 있다. 

 

국산 백합 품종 시범 재배 시설 하우스 운영해 


30년째 강원도 인제에서 백합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에서 백합 수출 외 선봉장 역할을 할 정도로 고품질 백합을 생산하는 농가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그는 국산 품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각 도 기술원와 민간 화훼기업에서 개발한 국내 우수 백합 품종을 시범 재배하는 시설 하우스를 운영해 우리나라 백합 품종의 저변 확대에도 아낌없는 노력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국산 구근은 조직을 배양해서 농가에 올 때까지 6년이 걸리지만, 그중에서도 수입산과 비교해 우수한 국산 품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용 대표는 전체면적 6611㎡(2000평)에 시베리아, 메듀사, 아스트리안, 소르본느, 쉬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형용 대표는 전체면적 6611㎡(2000평)에 시베리아, 메듀사, 아스트리안, 소르본느, 쉬라 등을 재배하고 있다.

국산 백합 품종 ‘우리타워’ 품질 우수해   


4년째 백합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 이 대표는 국산 백합 품질의 특성과 재배 기술적인 부분 등을 상세히 관찰하고 있다. 또 그해 좋은 평가를 받은 백합을 선정하고 시장성 등을 두루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수한 품종은 주변의 백합 농가들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실제로 그의 시범 재배로 인해 국산 품종을 재배하는 주변 농가도 생겼을 정도이다. 이 대표는 특히 국내 화훼업체가 개발한 ‘우리타워’는 국산 품종의 자부심을 느껴도 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귀띔했다.


“전에는 귀둔화훼수출단지에 300여 농가가 백합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는 80 농가로 줄었습니다. 내년에는 50여 농가로 줄어들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귀둔화훼수출단지는 한때 국내 백합 수출 300만 달러를 달성할 정도로 국내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한 대규모 수출단지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수출하는 농가도 많이 줄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김영진(좌), 홍성유(우) 농업연구사와 함께 백합 시범 재배 품종을 살펴보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김영진(좌), 홍성유(우) 농업연구사와 함께 백합 시범 재배 품종을 살펴보고 있다.

장마로 인해 백합 품질 떨어져  


현재 이 대표는 시베리아, 메듀사, 아스트리안, 소르본느, 쉬라 등을 재배하고 있다. 그의 백합은 양재동 꽃시장에서 최고의 품질로 중도매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그 역시 장기간 장마로 인해 백합의 품질이 많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일조량이 적어 백합 꽃봉오리가 다른 때보다 작은 편이다. 또한, 습해서 병해충도 많아져 올해 유난히 백합 농사를 짓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 대표는 올해 가장 골칫거리인 병해충으로는 곰팡이병을 꼽았다. 푸른곰팡이병은 주로 구근에서 발생한다. 특히 구근의 저장 중이나 수송 중에 발생하기 쉬우므로 일명 저장 병해라고 하기도 한다. 잎에 갈색 점무늬가 생기고 차츰 병반 중심부터 푸른곰팡이가 생긴다. 초기에는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차츰 빨라지며 심하면 구근 전체가 썩는다. 특히 수입되는 구근에 많이 발견된다. 곰팡이병은 15~23℃에 다습하고 통풍이 불량할 때 그 피해가 심하다.


방제법으로는 상처 부위로 침입하므로 구근 수확할 때나 그 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건전한 구근을 사용하고 재배 포장에서 곰팡이병이 옮긴 구근은 발견되면 즉시 뽑아서 소각해야 한다. 이 대표는 저장은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게 관리하고 발병된 구근은 수시로 조사하여 제거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근 소독은 수확하여 저장하기 전에 철저하게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진딧물은 잎이나 어린 꽃봉오리 등에 많이 발생하며 즙액을 빨아 먹는다. 심하게 발생하면 잎이 정상적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기형이 되거나 황변하며 낙엽이 되기도 한다. 이 진딧물은 백합에 가장 피해가 심한 바이러스병을 매개하므로 조기에 방제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대표는 백합이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전염을 방제하기 위해서도 발생 초기부터 정기적으로 약제를 살포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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