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마이스터가 선택한 우리 단감 ‘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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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마이스터가 선택한 우리 단감 ‘원추’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0.11.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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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현화농장 진일장 단감 마이스터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현화농장을 운영하는 진일장 대표는 2013년부터 원예(단감) 전문농업경영인(농업마이스터) 1기로 현장실습교육장(WPL, Work Place Learning) 현장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감 농사만 지어온 베테랑 농부, 진일장 대표가 선택한 품종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 연구개발한 ‘원추’다. 진일장 대표를 만나 해외로 수출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단감 ‘원추’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일장 대표는 35도로 가지를 기울여 나무의 수형을 잡아주면 모양도 예쁘고 맛있는 감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진일장 대표는 35도로 가지를 기울여 나무의 수형을 잡아주면 모양도 예쁘고 맛있는 감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이스터 1기 현장교수가 선택한 감 품종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현화리에서 30년 넘게 감 농사를 지어온 진일장 대표는 33057㎡ (1만 평) 규모의 현화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진일장 대표는 고접을 통해 신품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10여 종이 넘는 단감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그가 키운 감은 국내유통뿐만 아니라,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로도 수출된다.


“국내 판매만 하는 것보다 해외 시장을 열어두는 게 낫겠다 싶은 마음에 단감을 수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출한 품종인 ‘원추’는 9월 하순에 수확 가능한 대과종입니다. 당도 17브릭스로, 뛰어난 맛과 식감을 자랑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육종한 우리 품종입니다.”

해외로 수출하는 우리 단감 품종 ‘원추’. ‘원추’는 9월 하순에 수확 가능한 대과종이다.
해외로 수출하는 우리 단감 품종 ‘원추’. ‘원추’는 9월 하순에 수확 가능한 대과종이다.


태추, 연수와 함께 단감 시장 선도할 ‘원추’


“원추는 숙기가 빨라 추석에 맞춰 출하할 수 있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 모양이 좋고 큰 과일을 올리는 것을 선호하는데, 원추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줍니다. 소비자들은 추석 이후부터 식감이 좋은 감을 찾습니다. 국산 품종인 연수도 맛과 식감이 빼어나 원추와 연수가 향후 시장에서 더욱 활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일장 대표는 일본 품종인 ‘태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우리 품종이 바로 ‘원추’와 ‘연수’라고 강조한다.


“태추는 껍질이 약한 품종이라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고 키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과피흑변이 발생해 상품성이 떨어져 농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추 재배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재배 기술을 개발해 농민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향후 국내 단감 재배는 태추와 연수, 그리고 원추로 좁혀지리라 생각됩니다.”
 

진일장 대표는 ‘감 마이스터 진일장의 신품종 회원모임’ 밴드를 운영하며 감 재배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진일장 대표는 ‘감 마이스터 진일장의 신품종 회원모임’ 밴드를 운영하며 감 재배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감 농사 성공 비결은 35도 가지 기울임”


단감 ‘원추’는 2015년 통상실시 후 2016년부터 농가에 묘목이 보급되고 있다. 진일장 대표는 시험장에서 ‘원추’를 처음 접했고 연구회를 통해 7개의 원추 접수를 공급받아 도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원추가 좋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고접한 가지에서 원추 열매가 너무나 훌륭하게 열렸습니다. 그때부터 주변에 원추 품종의 우수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일장 대표는 좋은 감 품종을 아낌없이 알려주듯, 성공적인 감 재배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한다. 진 대표가 원추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배경에는 35도로 가지를 기울여 수형을 잡아주는 노하우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정아(줄기나 가지 끝에 생기는 눈)가 측아(줄기 옆쪽에 생기는 눈)에 비해 우세한 성질인 정부우세성을 타파해야 합니다. 정부우세성은 영양성장으로 성장을 위해 생식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영양성장을 적절히 억제해 고품질 과일을 얻을 수 있습니다. 35도 각도로 가지 모양을 잡아 재배하면 감 모양이 예쁘게 나옵니다. 가지가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서버리면 씨와 씨방이 길어져 맛이 없습니다. 씨가 짧고 씨방이 작아야 감이 모양도 예쁘고 맛있습니다.”

진 대표는 가지의 균형을 잘 맞춰줘야 열매가 균일하게달릴 수 있다고 덧붙인다.

현장실습 교육을 할 때에도 맛있고 상품성 있는 감을 재배할 수 있는 방향에 포커스를 맞춰 30년 감 농사 재배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단감 농사에 어려움을 겪다 수업 내용을 농사에 적용해 ‘출하한 단감이 제값을 받게 되었다’는 피드백을 보내오곤 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닮은 스승 진일장 대표는 학생들의 성장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진일장 대표는 현재 ‘감 마이스터 진일장의 신품종 회원모임’이라는 밴드를 운영하며 감 재배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진일장 대표의 강의는 밴드를 통해 신청하면 들을 수 있다.

 

진일장 대표는 일본 품종인 태추와 함께 원추와 연수가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일장 대표는 일본 품종인 태추와 함께 원추와 연수가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땅 살리고 나무 살리는 초생재배


진일장 대표는 단감 재배에 비료를 쓰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비료를 쓰지 않는데 어떻게 감이 열리냐고들 묻는다. 진 대표가 비료를 쓰지 않고도 건강하고 맛있는 감을 생산할 수 있는 비법은 바로 ‘초생재배’다. 초생재배는 토양에서 좋은 미생물을 번성하게 해 토양을 살리고 나무뿌리가 좋은 물을 얻게 해 나무를 살린다.


“예전에는 풀을 없애기 위해 로터리를 치거나 제초제를 사용했습니다. 나무를 잘 키우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오히려 나무에게 해로웠습니다. 지금은 비료와 제초제를 쓰지 않습니다. 풀을 잘 이용해 농사를 지으니 일이 줄어들고 땅이 좋아져 나무와 감이 더 건강해졌습니다.”


베어준 풀이 비료를 대신해 땅에 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비료가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땅에 있는 모든 풀 종류를 진일장 대표의 농장에서 볼 수 있다. 진 대표는 친환경 녹색비료로 잘 알려진 헤어리비치 등 여름 풀과 겨울 풀을 잘 이용해 땅을 살리고 나무도 살리는 건강한 농사를 짓고 있다.

 

조생종 고품질 단감 ‘원추’

마경복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우리 단감 품종 ‘원추’는 조생종 완전단감 품종으로 과실이 크고 식미가 우수하여 추석 즈음 출하용 단감으로 전망이 유망하다. 숙기는 전남 영암지역에서 3년 평균 10월 3일경인 조생종 품종으로 만개기는 상서조생 품종보다 1일 정도 빠르다.


대과종으로 과일 무게가 350g 내외이며, 과형은 편원형, 과피색은 오렌지색으로 외관이 수려하다. 과정부열과(갈라짐) 발생이 거의 없고, 꼭지들림 발생은 소정도로 생리장해 발생이 적은 편이다. 당도는 15.1Brix로 고당도다. 과즙이 풍부하고, 육질이 유연하여 식미가 우수하다.


원추 단감은 종자가 형성되면 과형이 수려하므로 수분수 확보와 함께 개화기 꿀벌방사 등 수분관리가 필요하다. 품질 좋은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서 적뢰(꽃봉오리따기) 및 적과 (열매솎기) 작업 등 결실 관리를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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