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으로 유명한 ‘쿠바의 옥상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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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으로 유명한 ‘쿠바의 옥상농장’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2.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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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점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부 교수
쿠바의 옥상 농원
쿠바의 옥상 농원

 

쿠바는 카리브 해 최대의 섬나라이다. 북으로는 미국 플로리다 반도, 서쪽에는 멕시코 본토, 동쪽에는 아이티, 남쪽으로는 자메이카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 국토 면적은 약 109,884㎢로 대한민국보다 조금 더 넓고 북한보다 조금 좁다. 수도는 라 아바나(La Habana)인데 줄여서 아바나라고도 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는 1992년에 옛 소련의 붕괴와 미국의 경제 봉쇄로 심각한 에너지와 식량 위기에 몰리게 되자 도시민들도 자급자족 측면에서 주택주변, 공터 등에 농사를 짓게 되었다. 쿠바 정부는 이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이 되어 유기농업과 도시농업이 자리를 잡게 되었었다. 쿠바는 오늘날 도시농업 및 유기농업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층 식당입구에서 옥상농원으로 올라 가는곳
1층 식당입구에서 옥상농원으로 올라 가는곳

 

곳곳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농업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가면 곳곳에서 도시농업을 만날 수가 있다. 도시주변, 주택 내의 빈 공터, 옥상 등에 개인이 농사를 짓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 쿠바 정부가 식량난 해결 차원에서 빈터 등에 농사를 짓는 것에 대해 허락한 것에서 발달된 것이다. 쿠바는 과거에 비해 경제와 식량난이 크게 나아 졌지만 현재도 여전히 곳곳의 빈 공간에서 채소 등을 가꿔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옥상이 있는 가정집들은 옥상에서 도시농업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


필자가 방문한 곳은 2건물로 1층은 가정집 겸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여 평의 옥상에는 다양한 원예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옥상 공간은 입체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철재로 2~3단의 재배상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었다. 높낮이를 달리한 재배상에는 다양한 식물을 식재 및 재배하고 있었다.
옥상의 공간은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난관에는 철조망을 친 다음 철재 식물배드를 만들고, 이것에 식물을 심어 두고 있다.

 

변기를 이용해서 식물을 가꾸는 모습
변기를 이용해서 식물을 가꾸는 모습

 

재배용기와 식물

 

식물의 재배는 철제로 만든 배드 외에 다양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방의 싱크대, 욕조, 변기 등 흙을 담을만한 것은 모두 용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넓지도 않은 옥상 공간에서 식물의 종류에 따라 빛 이용을 달리 했는데 그늘진 조건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은 덩굴식물을 올려서 그늘을 만들어 주거나 차광망을 친 다음 반음지 조건에서 재배하고 있었다.


재배 식물은 배추, 케일, 양배추, 상추 등의 엽채류와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등의 식용꽃채소류, 가지, 고추, 토마토, 오이 등의 과채류, 비트, 무 등의 근채류, 민트, 고수, 바질, 차이브, 로즈마리 등의 허브류가 식재되어 있었다. 특히 모히토의 재료가 되는 민트는 곳곳에 많이 식재되어 있었다.

 

싱크대 수조를 이용해서 채소를 가구는 모습
싱크대 수조를 이용해서 채소를 가구는 모습

 

육묘와 재배 관리

 

쿠바 아바나에서 도시농업을 하고 있는 곳들을 둘러보면서 시민과 인터뷰도 했다. 육묘는 옥상 도시농업에 이용되는 식물들은 모두 자가 육묘하여 이용한다고 했다. 육묘 방법은 스티로폼으로 만든 트레이에 파종해서 육묘하고 있었다. 이때 용토는 지렁이 분변토와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 외에 원예산물 부산물을 발효시킨 퇴비를 혼합한 흙을 사용하고 있었다. 관수는 대형 물탱크와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서 점적 관수를 하고 있었다.


해충방제는 매리골드 같은 해충 기피식물을 함께 심어 두는 등 친환경적인 방법을 이용하고 있었다.

 

허브를 이용한 음식과 음료
허브를 이용한 음식과 음료

 

음식점 재료로도 이용

 

방문한 식당에서는 식재료 90% 이상을 옥상에서 재배한 작물들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식당에서도 옥상 등에서 자가 재배한 채소를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가정용은 물론 식당용으로 이용되는 채소, 허브 등을 재배하는 옥상은 대부분 한 사람이 겨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플랜트 박스들로 가득했다.
옥상에는 먹거리 재료만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 용기 틈바구니에 야자나무, 디펜바키아, 아글라오네마 등의 관상식물을 심은 화분, 네플로네피스, 박쥐란 등을 이용한 행잉바스켓을 곳곳에 장식해 두었다. 그사이에 차를 마실 수 있는 티 테이블을 두는 여유로움까지 볼 수 있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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