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분으로 결실량 확보해 개화기 늦서리 피해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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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분으로 결실량 확보해 개화기 늦서리 피해 예방해야
  • 허선희 기자
  • 승인 2021.03.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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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헌중 농업연구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3월이 되면 사과나무는 뿌리가 활동이 활발하게 되어 나무의 생장도 활발하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전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영농이 시작된다. 
최근 많은 농가에서 신품종이나 노목의 갱신을 하는데 새로 조성하는 과원의 기반 조성을 이미 끝나고 3월 말에는 새로운 나무를 심게 된다. 나무를 심을 때는 관수시설을 미리 해두고 해동 후 바로 묘목을 심는 것이 좋다. 4월에 개화가 시작되면 매년 발생되는 저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물론이고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한 약제 방제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나무 심기
사과나무를 심을 때는 반드시 배수시설이 된 과원에 나무를 심도록 한다. 나무는 빨리 심을수록 활착이 빨라 생육도 좋게 되므로 심는 시기는 해동 후 물을 줄 수 있으면 빠를수록 좋다. 나무를 심을 때는 넓고 깊게 파서 뿌리가 충분히 펴지도록 심어야 하며 뿌리가 한곳으로 몰리지 않도록 잘 펴면서 흙을 채워 넣고 뿌리 주변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심는 과정에서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재식 깊이는 토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재식 구덩이 깊이의 약 20~30%가 침하하므로 이 점을 고려하여 지면이 안정된 다음 사과나무의 접목부위가 지면 위에 15~20㎝ 정도 노출되게 해야 한다. 대목의 노출 길이는 일정하게 하여야 나무 간 생육이 균일하다. 재식열의 방향은 원칙적으로 남북으로 심어야 나무가 햇볕을 많이 받는다. 심한 경사지는 등고선 식으로 심는 것이 좋으나 고속분무기(SS기)가 사면으로 다닐 수 있는 정도의 경사라면 평탄지와 마찬가지로 남북으로 재식토록 한다. 지형에 따라서 바람이 심한 곳에서는 바람이 지나기는 방향으로 재식열을 정하고 봄철에 늦서리 피해가 많은 발생하는 곳에서는 냉기류가 흘러가는 방향으로 열을 두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열의 가장자리는 트랙터가 작업기를 부착한 상태로 마음대로 회전할 수 있도록 4∼5m의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재식열은 바르게 하고 나무 간의 거리를 일정하게 해야 제반 관리 작업이 용이하다.

과수화상병 예방
과수화상병이 발병되면 3년간은 사과를 재배할 수 없으므로 발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은 일반 병해와 달리 조기 발견도 어려워 예방위주의 관리가 필요한데 동계 가지치기와 개화기에 발병 위험도가 가장 높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지치기할 때 의심되는 궤양은 신고하여 진단받고 일반 궤양일 경우 병반 부위를 충분히 제거하여 나무가 병 발생 없이 건전한 생육이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이 감염되면 사과 꽃이 물에 적신 듯이 보이다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잎은 엽맥을 따라 검게 변한다. 착과된 과실과 신초는 진액이 흘러 나와 건전 부위와 구별이 된다.


일반적으로 봄이 되어 관수를 빨리하게 되면 나무의 생육이 빨라져 좋지만 과수화상병이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개화기에 습하게 되면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게 되므로 관수 시기를 너무 일찍 하지 않은 것이 좋다. 과수화상병은 개화기에 방화곤충에 의해 전염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분을 위해 방화곤충을 옮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따라서 너무 일찍 핀 꽃이나 늦게 핀 꽃은 제거하여 잠재적 위험요소를 없애고 개화가 되었을 때 일시에 수정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공수분시에도 출처가 확실한 검증된 꽃가루를 사용해야 한다.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한 약제 살포는 미발생 지역에서는 개화전 1회 살포하지만 발생지역과 특별관리 구역에서는 등록된 약제를 3회(개화전 1회, 개화기 2회) 살포해야 한다. 약제 살포시기는 1차는 개화전(신초 발아 시)이며 2차와 3차는 만개 후부터 5일±1, 15일±1 이다.

저온 피해 예방 및 대책
봄철 개화 기간의 저온에 의한 피해는 겨울철 동해와는 달리 개화기에 서리가 내리거나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 꽃눈이나 꽃이 피해를 입게 된다. 사과나무는 휴면기에는 –30℃의 온도에서도 견디지만 발아 후 꽃눈 상태에서는 –1.7℃ 정도의 저온으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저온에 의한 피해 양상은 잎은 위축되고 심하면 갈변되며 꽃의 외형은 정상이나 잘라보면 씨방은 흑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피해를 받은 과실은 과실 꼭지 부위에 동록이 발생된다. 저온피해는 같은 과원 내에서도 품종 간 차이를 보이는데 썸머킹과 아리수는 후지 품종에 비해 저온에 약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발생하는 동해는 겨울 가뭄이 심하거나 기온의 변화가 심했던 해에 많이 나타나는데 증상은 대목 부위가 갈라 터져 나무의 자람이 급격히 약해지거나 심하면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일단 동해로 피해가 발생된 나무는 건전한 나무에 비해 수량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수량성을 보고 피해 나무를 새로이 갱신할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피해가 경미하여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나무는 수피가 갈라진 부분을 끈 등으로 감아주고 부란병 방지를 위해 전용 약제를 도포한다. 이후 피해 정도에 따라 지상부 가지를 적당히 솎아 잎수와 과실수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 수세 회복을 위하여 요소 등 영양제를 2~3회 엽면시비 한다. 


개화기에 발생하는 영하의 온도나 서리는 전정이 끝난 상태에서 꽃눈을 고사시켜 적정 착과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거나, 결실이 되어도 과실의 모양이 기형이 되거나 품질을 떨어뜨리게 하여 경제적 피해가 더 크다. 개화기에 영하의 온도나 늦서리에 의한 피해를 입은 사과원은 병해충 방제, 비배관리, 전정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결실량 확보를 위하여 인공수분을 실시한다. 중심화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는 빠른 시일에 측화에 인공수분을 실시한다. 서리 상습지 과수원에서 적과는 동록, 기형과 등 피해가 확인되는 시기에 하고 상품성이 없는 과실이라도 수세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과실은 남겨둬야 한다. 


개화기 저온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살수법, 연소법, 송풍법이 있는데 각 방법별로 장단점이 있다. 
살수법은 미세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살수하는 방법으로 물이 얼음으로 될 때 방출하는 잠열(80cal/물g)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가동 중에 살수를 중단하면 조직을 싸고 있는 얼음의 온도가 급격히 저하하여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물양이 충분한 과원에 적합하다. 연소법은 왕겨나 톱밥, 땔나무 등을 태워서 사과원내 기온을 높여주는 방법이다. 발열점의 배치는 과원 주위에는 많이 그리고 안쪽에는 드물게 배치하여 과원 내부 온도가 고루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소법은 화재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상 주의가 필요하다.

송풍법은 과수원 상부에 방상팬을 이용하여 바람을 일으켜 위쪽의 따뜻한 공기를 아래쪽의 찬공기로 대체하는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방상팬의 설치 방향은 냉기류가 흘러가는 방향(바람이 없는 날 기온이 낮은 오전 5~6시경 연기를 피웠을 때 연기가 흐르는 방향)으로 설치하며 작동온도는 발아 직전에는 2℃ 전후, 개화기 이후에는 3℃ 정도에서 설정한다. 송풍법은 온도가 아주 낮은 저온으로 내려갈 경우는 다른 방법에 비해 효과가 적다. 이처럼 각 방법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농가의 여건에 맞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한편 과수화상병이 우려되는 지역에서 미세살수는 과수원이 과습하게 되어 병 발생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송풍법이나 연소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무좀 대책
동해가 발생한 나무는 3월 하순부터 나무좀이 가해하여 2차 피해를 주게 되므로 사전에 예찰을 하여 대비해야 한다. 나무좀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3월 하순경 나무좀 유인트랩을 설치하여 예찰하고 트랩에 20∼30마리가 유인될 경우 전용 약제를 사용하여 방제를 한다. 방제는 사과나무 주간부위를 잘 관찰하여 침입이 많은 시간대에 살포한다. 주간부에 침입하여 구멍이 확인된 경우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살충제를 피해 구멍에 주입한다. 나무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나무좀 피해 나무는 소각하는 것이 좋다. 

결실관리
사과나무는 개화한 꽃에 수분이 되면 과실이 달리게 되는데 꽃눈에 5개의 꽃이 피면 이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중심화에 착과된 과실만 두고 따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꽃이나 착과된 과실을 따내는 작업은 사과 생산과정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이 소용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적화·적과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연수분에 의해 결실을 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형과를 생산이나 기상이 좋지 않을 경우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인공수분이나 방화곤충을 방사할 필요가 있다. 방화곤충을 방사할 경우는 만개 전에 방사하고 인공수분은 대체로 중심화가 40~50% 정도 피었을 때와 만개시의 2회로 한다.

사과가 착과되면 필요한 과실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실은 따내야 한다. 적과 작업은 단기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꽃이 피었을 때 일부 꽃을 따내게 되면 투입 노력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꽃따기를 실시하는 것이 노력절감과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는데 유리하다. 꽃따기는 사람이 직접 하는 방법과 약제로 하는 방법이 있는데 노동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약제를 이용한 방법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약제 적화제로는 결정석회황 합제가 있다. 적화제(摘花劑) 살포는 개화량이 많고 개화 중에 기상이 좋아 결실이 확실할 때 실시한다. 적과제로는 카바릴수화제(세단, 세빈)가 등록되어 있는데 카바릴수화제는 방화곤충에 치명적이므로 살포 전에 이웃의 양봉농가에 연락하여 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 후 살포해야 한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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