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의 친환경 배로 자연의 건강한 기운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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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품질의 친환경 배로 자연의 건강한 기운을 전하고 싶어요”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4.2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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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월곡농원 김진배 대표
경기 평택시 월곡농원 김진배 대표
경기 평택시 월곡농원 김진배 대표

경기도 평택에서 1만9834㎡(6000평) 규모의 친환경 배를 생산하고 있는 월곡농원의 김진배 대표. 35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김 대표는 ‘자연을 닮은 건강 배’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경기도우수농산물 G마크 인증을 획득하고 신고와 원황 배를 재배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배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김진배 대표를 만나보았다.

김진배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1만9834㎡(6000평) 규모의 월곡농원을 운영하며 친환경 배를 생산하고 있다.
김진배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1만9834㎡(6000평) 규모의 월곡농원을 운영하며 친환경 배를 생산하고 있다.

백운산과 돌암산, 반제저수지 인근의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월곡농원은 수정 작업이 한창이다. 월곡농원 안으로 들어서자 지난해보다 포근한 기온에 일주일 가량 일찍 핀 배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연간 40t의 배를 생산하고 있는 김진배 대표는 올해부터 전량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약 9917㎡(3000평)은 일반 농법으로, 나머지 절반은 친환경으로 배를 생산했지만 올해부터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생산량의 100%를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했다.

자부심과 정성으로 걸어온 농부의 길 
고향인 평택에서 대를 이어 35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김 대표는 ‘천생 농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휴일도 없이 반복되는 일이지만 알차게 열매 맺을 준비를 하는 배나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가득 설렘과 행복이 차오른다. 하지만 농사꾼으로서 보낸 세월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진배 대표가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
김진배 대표가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친환경 배를 생산하다 
평택 지역은 점질 토양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는 세포조직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며 아삭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갖춰진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품질 좋은 배를 생산할 수 없다. 김 대표는 한 달에 한 번 토양 시료를 채취해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 토양 분석을 의뢰한다. 친환경 배를 생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토양이기 때문이다. 토양 분석을 위해선 우선 표토를 1cm 정도를 걷어낸다. 첫 삽의 흙을 파내 버린 후 가장자리의 흙을 채취해 전용 봉투에 담아 친환경농업관리실에 보낸다. 분석 결과에 따라 부족한 요소를 보완하는 비료를 선정해 밭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특히 월곡농원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신고는 질소 흡수성이 좋은 품종이지만 매년 많은 양을 사용하면 생리장해가 나타나므로 질소 과용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과수 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해 석회와 유황을 배합해 직접 살포해 주고 있다. 일손이 모자라도 그는 매일 이른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수정은 잘 되었는지, 배꽃이 얼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450주의 배나무를 세심히 살핀다.
또, 생산량보다는 배의 품질을 우선해 밀식 재배를 하지않고 배나무들이 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생산 과정 중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솎아내기 작업이에요. 결실이 과다하면 발육이 나쁘고 떫은 맛을 내기 때문에 5월부터 부지런히 솎아내기 작업을 해 튼실한 과실로 자라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월곡농원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신고 배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월곡농원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배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김 대표는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더라도 유기농 퇴비를 주고 최소한의 방제 작업으로 친환경 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인식과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배는 주로 선물용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과일의 크기와 형태, 색깔이 우수하고 맛이 좋아야 한다. 친환경으로 생산을 하면 일반 농법으로 재배할 때보다 과실 크기와 형태, 색깔이 고르지 않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렵다. 
“화학비료를 충분히 사용해 일반 농법으로 재배할 때가 과실의 크기와 형태, 색깔과 맛이 좋아요. 최소한의 방제로 재배되는 친환경 배는 일반 배에 비해 모양과 빛깔이 고르지 않고 식감도 부드럽지 않은 편이죠. 소비자들이 친환경 배를 구입하려다가 외형을 보고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어 친환경 배의 우수성을 알리는 팜플렛을 만들어 홍보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 인식과 신뢰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친환경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는 자연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일념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지난 2017년 농어민대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끊임없는 배움과 활발한 교류로 성장하다 
현재 월곡농원에서는 신고와 원황 두 가지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8월에 수확하는 조생종 원황은 과육이 부드러우며 단맛이 강해 주로 급식용으로 많이 나간다. 9월부터 수확하는 밝은 황갈색의 신고는 표면이 매끄럽고 과즙이 풍부하며 식감이 우수해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월곡농원에서 생산되는 배는 품질 좋기로 입소문이 나 있다. 현재까지 이곳에서는 급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직거래 방식으로만 출하하고 있다. 판로가 한정적이지만 소비자들의 주문 전화와 택배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과 설 연휴 무렵에는 하루에 15kg짜리 40여 박스가 직거래 방식으로 출하된다. 4년 전부터는 급식으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급식이 중단된 이후에는 매출의 40%가 줄어들 정도로 어려웠지만 올해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월까지 급식으로 소진되지 못한 물량은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평택두레생협 등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로 나가고 있어 걱정을 덜었다.

한창 수정작업이 진행 중인 월곡농원에 배꽃이 활짝 피어 있는 장면.
한창 수정작업이 진행 중인 월곡농원에 배꽃이 활짝 피어 있는 장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연매출 1억 5000만원을 달성했지만 지난해는 매출이 줄어 1억 2000만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1억원의 연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35년간 쌓은 내공과 노하우가 있지만 김 대표는 새로운 농법이 있다면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강의를 빠짐없이 듣고, 작목반 ‘동심회’ 총무로 활동하며 배 농사 정보를 나누고 교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나누며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배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수은 차장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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