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지역의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파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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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지역의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파프리카
  • 김수은 차장
  • 승인 2021.05.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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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철원군 늘싱 신현찬 대표
늘싱 신현찬 대표.
늘싱 신현찬 대표.

 

강원도 철원에서 약 2만4000㎡(726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파프리카와 송이토마토, 유럽종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는 신현찬 대표. 철원 지역에 스마트팜 시설과 농법을 처음 도입해 파프리카 주산단지로 이끈 신 대표는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농업회사법인 늘싱을 경영하고 있다. 철원의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재배한 농산물의 우수성을 전하고 있는 신현찬 대표를 만나보았다. 

 

민통선 지역에 위치한 늘싱 파프리카 농장 내부 전경.
민통선 지역에 위치한 늘싱 파프리카 농장 내부 전경.

 

민통선 인근의 김화읍은 오대쌀이 유명한 철원과 마찬가지로 물을 대어 농사를 짓는 수도작 중심의 농사가 이뤄지는 지역이었다. 이곳에 1990년대부터 과채류 농사를 도입해 주산단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구자 역할을 한 신현찬 대표는 20여년 전 철원에서 처음으로 양액재배법으로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 
40년간 농사를 지어온 신 대표는 주변 농가에 양액재배 기술을 보급하며 철원 김화지역을 파프리카와 토마토 주산단지로 육성했다. 이곳 농민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는 김화농협 산지유통센터 설립에도 기여한 신 대표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시설 불모지인 철원을 양액재배시스템 선도지역으로 육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현찬 대표가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신현찬 대표가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신선한 파프리카 생산 비결은 복합환경제어시스템
철원 지역에 본격적으로 시설이 도입되기 전 신 대표는 노지에서 토마토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아무리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도 연작 장해와 병충해 발생으로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어려웠다. 
“파프리카가 토마토보다 재배하기가 수월하고 시장가격의 변동이 덜한 편이에요.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 파프리카 재배를 시작했어요. 두 품목을 같이 재배한 지 이제 20년 가까이 되었죠. 품종 선택과 재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매년 네덜란드를 방문하는데, 그곳에서 모양과 색깔이 예쁘고 식감과 맛이 좋은 파프리카 신품종 3~5가지를 선정해 농장에서 직접 시험 재배를 해본 후 품종을 결정합니다.”

늘싱에서 생산되고 있는 파프리카. ‘늘싱’의 이름이 붙은 파프리카는 가락시장 등으로 출하하면 높은 가격을 받는다.
늘싱에서 생산되고 있는 파프리카. ‘늘싱’의 이름이 붙은 파프리카는 가락시장 등으로 출하하면 높은 가격을 받는다.

 

신 대표는 온도와 습도, 물 등 재배환경은 복합환경제어시스템으로 통제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또 화학비료를 최소화하고 지중해이리응애 등 천적을 투입해 친환경적으로 병충해를 예방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발된 종자를 균일하게 재배하기 위해선 기후의 영향과 제한을 크게 받지 않는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다. 양액재배 기계를 설치하는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이 있는 그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소득 증가를 위해선 스마트팜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팜이란 용어조차 낯설었던 2000년대 초반 신 대표는 철원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팜 시스템과 농법을 도입했다. 스마트팜의 핵심인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은 온도와 습도, 비료, 물, 광량 등을 일정한 시간에 정확한 양만큼 제공해 작물의 생육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사람이 제어하지 못하는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이 시스템은 품질이 우수하고 균일한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신현찬 대표가 잎을 다듬고 있는 모습.
신현찬 대표가 잎을 다듬고 있는 모습.

 

위기를 넘어 지역 농민들과 상생하다 
신 대표가 생산하는 파프리카는 모양과 색이 예쁘고 식감과 맛도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신 대표가 운영하는 ‘늘싱’의 이름이 붙은 파프리카는 가락시장 등으로 출하하면 높은 가격을 받는다. 
특히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과채류를 선호하는 일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9억원을 달성하며 매년 성장하고 있는 신 대표는 철원에 대한 애정으로 주변 농가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상생하고 있다. 또, 타 지역과 국가에서 파프리카 재배법이나 설비에 조언을 구하러 방문하면 흔쾌히 멘토가 되어준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어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양액재배기를 설치하는 엔지니어로 15년 정도 일을 했었는데 그 사업을 하며 위기를 극복했어요.”
그때의 어려움이 있었기에 위기에 직면한 농가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는 신 대표는 파프리카나 토마토 재배법을 비롯해 농장 운영의 노하우 등을 지역 농민들과 아낌없이 나눈다.

신현찬 대표가 잎을 다듬고 있는 모습.
늘싱에서 재배되고 있는 파프리카.
늘싱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
늘싱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

 

철원의 우수 농가로 지속 성장하는 것이 꿈 
신 대표는 더 큰 성장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늘싱(https://smartstore.naver.com/jihoo1052)을 운영하고 있다. 늘싱은 민통선 내에 있는 파프리카 농장을 포함해 총 4개의 농장으로 구성돼 있다. 신 대표가 이 농장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홍보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큰 딸 신민경 씨가 담당하고 있다. 전기를 전공한 큰 아들, 농업을 전공한 작은 아들도 함께 파프리카와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힘을 모으고 있다. 

신현찬 대표와 늘싱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딸 신민경(오른쪽) 씨.
신현찬 대표와 늘싱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딸 신민경(오른쪽) 씨.

 

올해 신 대표를 비롯한 가족들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늘싱’하면 떠올리는 싱싱한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선호도와 인지도가 있어 고품질을 계속 유지해나간다면 브랜드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버지 신 대표를 이어 농장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강원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2년간 교육을 받은 작은 아들 신유철 씨는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산부터 출하, 농장 운영의 전반적인 것을 배우고 있다.  

“각자가 가진 전문성과 능력이 조화돼 늘싱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큰 욕심은 없어요. 지금처럼 늘싱이 철원의 우수 농가로 지속 성장해나가길 바랍니다.” 

늘싱에서 생산된 파프리카가 포장된 모습.
늘싱에서 생산된 파프리카가 포장된 모습.

 

신 대표는 앞으로도 가족들과 협력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늘싱의 성장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싶다는 신 대표는 철원의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재배한 농산물의 우수성도 전파해나갈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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