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당도에 안정적 생산 가능한 신품종 복숭아 ‘사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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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당도에 안정적 생산 가능한 신품종 복숭아 ‘사비나’
  • 서형우
  • 승인 2021.07.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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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 이희송 대표

20년이 넘는 농사 경력을 지닌 이희송 대표는 경상북도 김천에서 1만9835㎡(6000평) 규모로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 등 12종류의 복숭아를 12년 전부터 생산해왔다. 그중 4년 전 정식 품종 보호 출원한 신품종 ‘사비나’를 이 대표는 주력 품종으로 재배하고 있다. 사비나는 당도가 높고, 관리가 쉬워 복숭아 생산 농가들이 선호하는 품종 중 하나다. 요엘수목원 김경종 대표의 조언을 받아 사비나를 국내 최초로 재배해 시장에 출하한 이희송 대표는 사비나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남달랐다.

 

경북 김천시 이희송 대표

 

이희송 대표의 농장이 위치한 김천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우수한 품질의 복숭아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매년 6월 중순부터 7월 상순쯤 이희송 대표는 조생종 복숭아 사비나를 수확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는 과수묘목 전문 개발업체 요엘수목원 김경종 대표의 권유로 사비나 품종을 8년 전 자신의 밭에 기르기 시작했다. 정식 출하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아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한 인내심을 발휘해 이제는 40주의 묘목에서 연간 18t의 사비나를 생산한다. 


“요즘 시대가 변하다 보니 좋은 품종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사비나는 우수 품종에 속하죠. 당도는 16~17Brix까지 나오고, 후숙 과일이 아니어서 단단할 때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시장성도 좋아 한번 맛본 사람들은 자꾸 이것만 찾아요. 아직까지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품종은 아니지만, 점차 재배면적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희송 대표는 경상북도 김천에서 1만9835㎡(6000평) 규모로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 등 12종류의 복숭아를 12년 전부터 생산해왔다.

 

봉지 씌우지 않는 것이 당도가 더 높아


사비나는 다른 복숭아에 비해 수확 시기가 다소 이른 조생종이기 때문에 장마나 태풍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또한 과육은 단단해 동해나 병충해 피해도 적다. 아름다운 빛깔을 내기 위해 봉지를 씌우기도 하는데 보통 5월 한 달간 봉지를 씌워 과실이 햇빛을 받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봉지 재배를 할 경우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조언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비나의 모습.


“시장성을 고려한다면 복숭아에 봉지를 씌우는 것이 맞아요. 사람들은 뽀얀 빛깔의 복숭아를 예쁘다고 좋아하거든요. 그러나 복숭아에 봉지를 씌우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해 당도가 떨어집니다.”


이 대표는 얼마전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테스트를 했다고 밝혔다. 한쪽은 봉지를 씌웠고 다른 쪽은 봉지를 씌우지 않았다. 결과는 봉지를 안 씌운 게 훨씬 맛있고 당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일부 소비자를 겨냥해 부분적으로 봉지를 씌우고 있지만, 앞으로는 점차 씌우지 않을 예정이다.  

 

사비나는 봉지를 씌우면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봉지를 씌우지 않는 게 낫다.

 

바닷물과 복숭아 액비로 ‘고품질’ 사비나 생산


이 대표는 김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복숭아 전문대학을 두 번이나 다녔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하지만 그는 배운 것을 아는 것과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듯이, 토양이나 나무 역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배운 것들을 맹목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나무마다, 토양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수세가 약한 나무에는 비료를 많이 주고, 그렇지 않은 나무에는 비료를 조금 주는 식입니다. 하나하나 보살펴 가며 관리해야 품질 좋은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품질별로 진열된 사비나.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

 

토양관리, 퇴비 활용법 등 기본을 충실히 공부한 그는 점차 자신만의 농사법을 발전시켰다. 바닷물이나 복숭아 액비를 활용한 농사법은 이 대표가 농사를 지으며 스스로 터득한 그만의 노하우다.  


“바닷물에는 다량의 미생물이 함유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바닷물을 물에 희석해 엽면시비를 하면 병충해가 줄어들고 당도는 올라가죠. 이때 바닷물은 염도가 높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안 됩니다. 저는 1:50(바닷물:물)의 비율로 사용합니다.”


또한 이 대표는 여러 액비를 사용해봤지만 복숭아에는 ‘복숭아 액비’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복숭아에는 복숭아나무가 원하는 대부분의 양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통에 복숭아를 담고 뚜껑만 닫고 3개월 정도 숙성시켜 놓으면 저절로 물이 나와 복숭아 액비가 완성된다.  

 

40주의 묘목에서 연간 18t의 사비나가 생산된다.

 

큰 욕심 없이 함께 나누는 즐거움


이 대표의 농장에서 생산된 사비나는 주로 공판장으로 출하된다. 택배 거래도 하지만 일손이 부족해 수량을 정해 놓는 편이다. 보통은 하루에 20~30개 정도만 택배로 거래된다. 


“수익이 많지는 않아요. 나무에 복숭아가 한가득 열리지만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따고 나머지는 다 나눠먹습니다. 물론 인력을 투입해 소득을 높일 수 있지만 아직 그럴 여건은 안돼요. 택배 보내 달라고 연락이 항상 오는데 다 못 해주는 게 미안할 따름이죠.”

 

당도는 16~17Brix로 높은 편이다.


사비나를 수확하는 시기인 6월에서 7월. 이 대표의 농장에는 견학생들이 끊이질 않는다. 사비나 품종의 우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온 농부들이다. 요엘수목원 김경종 대표의 추천을 받아 농장을 방문한 그들은 사비나에 대한 이 대표의 설명을 듣고 농장을 견학한 뒤 묘목을 구매할지를 결정한다.


“사비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뿐만 아니라 농부들의 관심도 늘고 있어요. 병충해·내한성이 강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당도도 높아 고정적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죠. 저 역시 밭에 있는 모든 품종을 차차 사비나로 바꿔 나갈 예정입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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