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빛 애플망고 가득한 성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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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빛 애플망고 가득한 성지를 꿈꾸다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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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해남애플망고영농조합법인 이상학 대표

애플망고 재배 1세대인 이상학 대표. 1990년대부터 제주에서 애플망고를 재배하다 5년 전 고향 해남에 정착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땅끝마을 해남을 ‘애플망고 성지’로 조성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는 이상학 대표를 만나보았다. 

 

전남 해남군 해남애플망고영농조합법인 이상학 대표

 

고소득 애플망고로 전환점 마련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환경이 바뀌어 최근 해남에서도 애플망고가 수확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지역특화작목 육성을 위해 2016년부터 아열대 과수인 망고재배 시범사업을 실시해 현재 관내 6농가가 1.4ha 면적에서 재배 중이다. 제주에서 애플망고 재배를 하던 이 대표가 고향 해남에 돌아와 애플망고를 재배하기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애플망고 농사를 짓기보다 애정이 있는 고향 해남을 애플망고로 유명한 지역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제주와 달리 해남은 육지에 있어 수확 후 출하와 판로 확대에도 유리해요. 제주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어 빛깔이 예쁘고 당도가 높은 고품질 애플망고 생산이 가능하죠.”

 

전남 해남군 해남애플망고영농조합법인은 약 6611㎡ (2000평) 규모의 농장이다.


애플망고는 사과처럼 붉은색 혹은 자주빛을 띠는 열대 과일로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국내산은 수입산에 비해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생산과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에서 약 6611㎡(2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애플망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상학 대표는 시설재배의 개념이 없던 30여년 전, 열대 작물인 호접란을 재배했다. 수요는 있었지만, 호접란 재배 시 필요한 자재가 수입산이다보니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품목 전환을 고민하던 시기 농장에 화재 사고가 발생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호접란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목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사를 지으며 교류하던 수입상을 통해 아열대 작물인 애플망고를 알게 되었죠. 20여년 전, 망고는 다른 과일이 1㎏에 1달러를 받을 때 1개당 1달러를 받을 정도로 외국에서도 고가에 판매됐어요. 국내에서도 고급 과일로 시장성이 있겠다는 판단으로 애플망고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애플망고의 수익성과 국내 기후 적응력, 난방비 등을 고려해 품종을 선택한 그는 향과 맛이 좋은 고품질 애플망고 생산을 위해 자신만의 재배 기술을 정립해나갔다.

 

애플망고는 사과처럼 붉은색 혹은 자주빛을 띠는 열대 과일로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고품질 생산의 비결은 관수량 조절과 배수 관리


제주에서 애플망고 재배에 성공한 이 대표가 해남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아열대 농장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아열대 작물 시설재배에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망고는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고, 사계절 연중 재배도 가능하지만 안정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애플망고 생산을 위해 일 년에 한 번만 생산하고 있습니다. 평균 15~17℃에서 재배하고 수확기에는 관수량을 줄여 당도(23Brix)를 높이죠. 예전엔 대과로 키웠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과일의 크기도 작고 씨도 작은 것을 선호해요. 앞으로는 밀감처럼 손쉽게 껍질을 까서 먹을 수 있는 품종으로 애플망고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한 가지에 너무 많은 수량의 열매가 열리지 않도록 착과 수를 조절한다.

 

그는 한 가지에 너무 많은 수량의 열매가 열리지 않도록 착과 수를 조절한다. 난방비 등 열대과수 생산비를 생각하면 다수확하는 것이 좋지만 고급 과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크기나 수량을 늘리기보다는 당도가 높은 고품질의 애플망고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배수가 잘되는 약산성 토양에 토심이 너무 깊지 않은 상태로 관리한다. 배수가 잘되지 않으면 애플망고의 당도가 떨어져 품질에도 영향을 주기에 그는 배수 관리를 철저히 한다. 장마철에는 수해 대비와 원활한 배수를 위해 양수기도 구비해둔다. 애플망고는 탄저병과 역병, 총채벌레에 약한 작물이지만 그는 친환경 재배를 고수한다. 또, 전체적으로 열매 가지를 정리하고, 나무 높이를 낮춰 애플망고를 재배한다. 

 

전남 해남군 해남애플망고영농조합법인은 약 6611㎡ (2000평) 규모의 농장이다.

 

식물원 같은 농원 조성이 꿈   


해남애플망고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된 애플망고는 대부분 직거래로 출하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과일은 빛깔과 향, 맛이 우수해 입소문을 타고 매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 대표의 농장에서는 3㎏ 한 상자에 25만원에 판매된다. 대부분의 물량은 직거래로 이뤄지며, 서울청과 등을 통해서도 출하하고 있다. 그는 육종실에서 애플망고 묘목도 키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애플망고 재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에요. 제주의 농장은 관광 사업과 연계돼 식물원처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잘 조성되어 있어요. 이곳에 애플망고를 테마로 다양한 체험을 하고 볼거리도 풍부한 애플망고 성지를 조성하는 것이 꿈이에요. 지금은 애플망고를 재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만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현할 계획입니다.”


애플망고 재배 1세대인 그는 재배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내산 신품종 개발도 진행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애플망고가 해남 특산물이 되고 다양한 디저트로 개발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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