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승부하는 나주배의 명성을 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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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승부하는 나주배의 명성을 잇겠습니다”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1.07.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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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원예농협 이동희 조합장
나주배원예농협 이동희 조합장

 

지난 6월 2일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장 재선거에서 조합원 1256명 중 672명의 지지를 얻은 이동희 조합장이 당선됐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이 조합장은 나주배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Q. 지난 6월 조합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3전 4기였습니다.’
1987년부터 27년간 근무한 직장을 그만두고 직원으로 근무할 때와 조합원으로 밖에서 조합을 보았을 때 매우 달랐습니다. 시야가 많이 넓어졌죠. 안에만 있을 때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면 지금은 우리 농협이 가야할 방향이 보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말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나주배 브랜드, 배 재배에 적합한 천혜의 토양과 기후조건, 누적된 노하우를 가진 농업인, 국립 배연구소, 배 품목농협인 나주배원예농협의 농산물공판장과 수출선과장 그리고 전문지도사,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전남도와 나주시, 그야말로 갖출 것은 다 갖춘 나주배가 나아가지 못하고 쇠퇴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임기 동안은 실천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입니다.

 

나주배의 10%는 해외로 수출된다.
나주배의 10%는 해외로 수출된다.

 

Q. 직원 간의 화합을 최일선 과제로 삼고 조합을 이끌고 계신데, 나주배원예농협의 화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소통입니다. 막 처음 취임했을 때 직원들에게 ‘조합장에게 바라는 점’이란 제목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적게 하고 근무 첫날부터 모든 문을 개방했습니다.


서로 대화로 풀어가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이란 생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겠습니다. 물론 인사권은 조합장에게 있지만 저는 직원들이 편하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할 계획입니다.

 

Q. 나주배의 명성을 회복하고 고품질 배 생산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신품종의 집단화입니다. 현재 85%에 달하는 신고품종으로는 소비 저변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10%로 머무는 조생종 추석 품종을 30%까지 늘려 맛으로 소비하는 나주배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나주시 지자체 협력사업의 ‘배 우리 품종 생산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신품종을 신규 식재하는 농가들을 집단화하고 재배 기술 공유는 물론 판매까지 책임지는 농협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나주배의 특징은 과즙이 많고 부드러운 감칠맛에 있습니다. 저장보다는 추석 출하가 훨씬 유리하죠. 따라서 추석이 9월 중순에 들어있을 때는 무리하게 ‘신고’ 품종을 출하하는 것보다는 적숙기의 신품종으로 시장을 선점할 계획입니다.

 

적숙기의 배를 미국에 내보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적숙기의 배를 미국에 내보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Q. 나주배원예농협에서는 나주배의 명성을 잇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명품 나주배의 연중 공급입니다.’
항상 모든 사업을 추진할 때는 부작용도 따릅니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가능합니다. 당장 올해부터 우수한 배를 봉지 단위로 선매입하고 저온 창고를 임대해 추석과 설에만 집중된 출하 시기를 연중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저도 당장 맛있는 배를 구입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선뜻 추천할 만한 배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배 원예농협에서 항상 신선한 배를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Q.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원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흩어져 있는 배 관련 지원 사업을 배 품목농협인 우리 농협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시작점에 와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봄철 저온 피해 경감을 위한 ‘열풍방상팬’ 등 시설지원이 올해 시범사업으로 실시됐고 효과가 증명됐습니다. 또한, 조류피해경감시설, 신품종 포트 묘 육성 등 나주시와 농협중앙회, 우리 농협이 지자체 협력사업으로 추진 중입니다.


저는 지자체와 함께 지원할 수 없는 배 과피얼룩병 방제 지원, 나방류 교미교란제 보조 지원, 폭염피해 예방 약제 지원 등 실질적으로 농가 수입과 직결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배 우리 품종 생산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신품종을 신규 식재하는 농가들을 집단화한다.
‘배 우리 품종 생산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신품종을 신규 식재하는 농가들을 집단화한다.

 

Q. 나주배원예농협의 역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농협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이며,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농협의 존재 의미가 담긴 농협법 제1조입니다. 우선 조합원이 행복해야 하며 돈 버는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나주배는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유통경로가 너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브랜드를 살릴 수 있도록 출구도 단일화가 필요합니다. 올해 나주배의 작황은 현재까지 순조로운 편입니다. 그러나 봄철 냉해로 인한 기형과와 흑성병이 심한 농가는 상품화할 수 없는 배가 20% 이상 나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러한 배가 똑같이 시장에 유통되면 특상품의 가격에 악영향을 줍니다. 저는 올해 시세 동향을 파악해 추석 이후 평년 가격을 밑돌 경우 전량 수매해 가공공장과 직거래 형태로 시장에서 격리할 계획입니다.


나주배의 10% 정도는 해외로 특히 미국시장으로 수출됩니다. 매년 2500t 정도의 물량을 수출해 1000불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수출 품목이나 수년째 정체되고 있습니다. 저는 수출혁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500t 이상을 차지하는 조생종 원황, 화산, 황금부터 타 주산지와 차별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조금 늦게 선적하더라도 맛이 든 적숙기의 배를 내보내 미국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10%로 머무는 조생종 추석 품종을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10%로 머무는 조생종 추석 품종을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Q. 향후 배 산업 활성화 및 경제·유통 사업의 추진 방향과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20년간 판매사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전국 판매망 구축은 물론 공격적 마케팅으로 수출물량을 대폭 늘려나가겠습니다.


현재의 조합 판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본점을 리모델링하고 ‘하나로마트 미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도과와 자재과가 근무하는 영농자재센터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본점 옆으로 이전하고 판매과도 함께해 경제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하여 시너지효과를 내게 하겠습니다.


2000년 2만6000ha였던 전국 배 재배면적은 20년이 지난 현재 60% 이상 감소한 9000ha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주배 재배면적은 2600ha에서 현재 1800ha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전국 배 재배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주산지로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저는 옛 나주배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자연스럽게 성숙된 배의 참맛을 본 소비자는 배를 다시 찾게 되어 있습니다. 제수용, 선물용이 아닌 자가 소비용 배의 확산은 소비자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맛이라고 확신합니다. 여기에 배 산업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봅니다.

 

Q. 나주배원예농협의 조합원을 비롯한 나주시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오랜 기간 흔들렸던 조합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안정 속에서 나주배의 옛 명성을 되찾고 배하면 다시 나주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탈바꿈시키는데 헌신하겠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조합원과 직원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농협, 전국에서 부러워하는 농협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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