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기운을 담은 블루베리를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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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기운을 담은 블루베리를 드려요”
  • 김민지
  • 승인 2021.07.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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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군 휴이농원 고해식 대표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는 효능이 좋아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다. 지금은 널리 알려졌지만, 고해식 대표는 블루베리가 생소했던 2010년부터 재배에 도전했다. 친환경으로 재배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고 대표를 월간원예가 만나보았다.

 

청정한 기운이 맴도는 산 아래 휴이농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10년 블루베리가 아직 한국에 퍼지기 전,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는 고해식 대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도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퇴직 후 농사를 지어야지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근데 농사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블루베리에 온 힘을 다했죠. 다 뽑아내고 옆의 땅에 다시 재배에 도전했습니다.”

 

고해식 대표의 블루베리는 당도가 15~16Brix 정도 나온다.
고해식 대표의 블루베리는 당도가 15~16Brix 정도 나온다.

 

조생종 위주로 농장 조성


애초에 고 대표는 품종 선택을 잘못했었다고 회상했다. 지인이 추천해준 품종으로 하우스에 식재했는데 알이 작을 뿐만 아니라 금방 물러졌다. 결국 2015년에 새로운 품종을 택하고 농장을 재조성했다.


기후변화로 많은 농가가 시름을 앓고 있다. 최근 장마가 이르게 찾아올 뿐만 아니라 기간도 길어져 블루베리의 품질에 영향이 생기자 고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만생종을 과감히 제외하고 조생종 위주로 품종을 변환한 것이다.


“비를 맞으면 품질에 영향이 갑니다. 장마가 찾아오기 전, 수확을 마치기 위해 조생종 위주로 바꿨습니다. 저희 농장의 조생종은 7월 초가 되면 수확이 끝납니다.”


휴이농원의 대표 품종은 ‘듀크와 선라이즈’다. 듀크는 조생종, 선라이즈는 조중생종으로 둘 다 품질 좋은 열매를 생산하며 재배에 어려움이 적어 농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고 대표의 블루베리는 당도가 15~16Brix로 달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16mm의 크기로 수확한다.

 

고해식 대표는 풀과 블루베리 나무를 경합시키는 초생재배로 고품질의 블루베리를 생산한다.
고해식 대표는 풀과 블루베리 나무를 경합시키는 초생재배로 고품질의 블루베리를 생산한다.

 

땅의 기운이 담긴 블루베리


고해식 대표는 최대한 산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블루베리를 재배한다. 겨울이 되면 고 대표는 솔잎과 낙엽을 모아 비닐에 덮은 뒤, 부숙시킨다. 농장 전체에 부숙시킨 솔잎과 낙엽을 퇴비와 섞어 뿌려준다. 블루베리는 토양이 중요한데 휴이농원은 항상 pH 5.4 정도를 유지한다.


“블루베리는 산성을 띠는 토양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토양에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서 산성인 솔잎을 부숙시켜 뿌려주고 피트모스도 토양에 섞어줍니다.”


땅에 액비를 만들어서 주고 그 외의 물질은 주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땅의 기운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는 고 대표의 마음이 담긴 결정이다.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했지만, 가격이 비싸면 안 팔리는 경우가 생겨 다시 무농약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 대표는 무농약 가격을 받을 뿐이지 여전히 유기농을 고집하고 있다.


“블루베리는 슈퍼푸드로 선정될 정도로 효능이 좋아 병원에서 환자에게 추천을 많이 합니다. 꾸준히 저희 블루베리를 구매해주시는 분 중에도 암을 겪고 계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화학물질은 절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고해식 대표는 과분이 지워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수확한다.
고해식 대표는 과분이 지워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수확한다.

 

품질을 올리는 수확과 전정


블루베리는 후숙이 안 되기 때문에 뒤에 꼭지까지 전부 익었을 때 수확해야 한다. 뒤가 아직 하얀 건 덜 익은 상태로 섭취했을 때 신맛이 강하다.


처음에는 5명의 인부를 구해 함께 수확했지만, 지금은 아내와 단둘이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도 과분이 지워지면 상품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데, 인부를 사용하면 두 손 수확으로 과분이 지워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는 한꺼번에 수확하지 않기 때문에 안 익은 걸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한 손으로 따고 다른 손으로는 받쳐줍니다. 수확은 둘로 충분합니다.”


700주에서 생산하는 연간수확량은 2t 정도며, 내년에는 400주가 늘어난다. 수확량은 되도록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전정을 통해 알의 개수를 줄이는 대신 품질을 올릴 예정이다. 전정에 따라 알의 굵기와 품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정을 잘하면 나무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나무가 노후화되면 알이 안 좋아지니 주축지를 갱신해야 한다. 전정할 때는 바람이 잘 통하고 열매가 햇빛을 잘 받도록 조건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블루베리는 가지가 많이 뻗는 품목이기 때문에 전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열매가 햇빛을 잘 받는 게 관건이며 햇빛 섭취량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휴이농원에 방문하면 방조망과 푸른 풀이 눈에 띈다. 새들이 노리는 블루베리를 지켜내기 위해선 방조망 설치가 필수였고 푸른 풀은 고 대표가 초생재배를 지향한 결과다. 처음엔 부직포 등 다양한 방안으로 풀 한 포기 안 나도록 노력했지만, 풀과 나무를 경합시키는 게 더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초생재배로 변환했다.

 

증평에는 아직 블루베리 연구회가 없어 청주에 청원블루베리협회에 가입되어 있다.
증평에는 아직 블루베리 연구회가 없어 청주 청원블루베리협회에 가입되어 있다.

 

계속 찾아주는 소비자에게 감사한 마음


오전에 수확하면 오후에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보통 2℃로 맞추는 저온 창고와 달리 고 대표는 6℃로 맞춰놓고 있다.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며 입소문이 나 선입금을 걸어놓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고 대표의 블루베리는 인기가 좋다. 고 대표는 맛이 없던 과거부터 지금까지 구매해주는 소비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맛이 오른 상태지만 맛이 없던 때부터 계속 믿고 구매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좋은 블루베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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